▶ 올 캐시 바이어와 경쟁
▶ “있는 그대로 사겠다”매력적인 어필, 셀러의 니즈 파악 그에 맞는 전략 추진
주택구입 경쟁에서 ‘올 캐시’ 바이어를 이기려면 창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올 캐시’(all-cash) 바이어는 셀러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올 캐시란 부동산을 전액 현찰로 산다는 의미로 모기지 등 융자가 없고 렌더도 필요 없는 자유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올 캐시 딜은 부지불식간에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셀러들도 캐시 바이어를 우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셀러 위주의 마켓으로 변질된 현 상황에서 올 캐시 바이어와 경쟁하기 위한 6가지 비책을 소개한다.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라
매물을 잡기 위해 현찰이 실탄처럼 오가는 상황에서 망설일 여유가 없다. 정말 갖고 싶은 집을 찾았다면 가능한 한도에서 최고의 오퍼를 던져야 한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잔 라젠비는 “처음부터 아예 가격 네고를 할 수 없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서 가능한 선에서 던질 수 있는 최상의 오퍼를 협상 테이블에 먼저 꺼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돈이 오가는 거래이니 만큼 감은 잡아야 할 것이다. 이때는 해당 지역의 시세 흐름을 살펴 추세를 파악해야 한다. 지금은 다소 부담스러운 오퍼를 한다고 가정해도 시세가 오르는 상황이라면 시간이 갈수록 고가입찰을 할 더 큰 부담과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좀 더 높게 봐라
최고가 오퍼가 곧 계약 성사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바이어가 내야 할 돈이 조금 늘어날 뿐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경쟁이 극심한 셀러 마켓에서는 어쩔 수 없다.
또 하나 유의할 점은 올 캐시 바이어들 중에는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최소 투자로 최대 수익을 내려는 이들과 경쟁하려면 무엇보다 가격에서 그들을 압도해야 한다.
이때는 부동산 에이전트가 시장을 잘 분석하고 적정 매입가를 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바이어 본인은 좋은 집을 싸게 사겠다는 기대치를 조금 낮춰야 한다.
■셀러의 입장에서 바라보아라
셀러가 자주 쓰는 말을 관찰하면 유리하다. 공급자의 니즈를 파악해 그에 맞는 전략을 짜고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LA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헤더 위트는 “셀러가 살 집을 구할 시간이 더 필요한지, 빨리 집을 팔고 싶어 하는지, 에스크로나 타이틀은 누굴 통해 하는지, 모든 여건이 충족됐고 오퍼만 확인하면 되는지 등등 셀러가 가장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용한 부동산 에이전트가 셀러의 이런 니즈를 빨리 파악해 공급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유리한 고지에 서서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유연하게 접근하라
어느 시장에서든 캐시로 승부하는 바이어와 경쟁하는 경우라면 창의적인 전략을 써야 승리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로 창의적으로 어필하려면 본인의 오퍼가 유연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셀러의 입장에서 보고 니즈를 파악했다면 그 니즈를 해소시켜 줄 유연한 제안들을 하는 것이다. 클로징 날짜를 앞당겨 줄 수 있다고 하고, 새 집을 구할 때까지 렌트를 줘도 좋다고 제안하고, 집 수리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확인해 주는 방법 등이 있다.
■약간의 개성을 보여줘라
셀러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샌디에고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로스 앤서니는 “가격 등이 포함된 오퍼와 함께 얼마나 그 집에 관심이 많은지 진심을 담은 편지를 쓸 것을 바이어들에게 권하고 있다”며 “자녀가 있다면 ‘잘 정돈된 그 집 정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모습에 가슴이 설렌다’와 같은 감성적인 문구를 쓰라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수법에 꿈쩍도 하지 않을 셀러도 있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자본력을 갖춘 올 캐시 경쟁자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앤서니는 “어떤 내용이든 개성을 드러낸 편지는 셀러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있는 그대로’(as is) 이상을 오퍼하라
있는 그대로 사겠다는 바이어보다 셀러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사겠다는 의미는 셀러에게 수리를 요구하거나 기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업그레이드 전반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다만 인스펙션을 한 뒤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인스펙션이 끝난 뒤에도 있는 그대로의 조건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오퍼를 넣는다면 셀러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매력적인 바이어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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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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