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교포 2세 밴드’ 런 리버 노스, 8월 12일 ‘펜타포트’서 공연
미국의 록 밴드 ‘런 리버 노스’는 메인 보컬 알렉스 황을 주축으로 존 정(드럼), 샐리 강(키보드), 조 전(베이스), 제니퍼 임(바이올린), 다니엘 채(바이올린)로 구성된 재미 교포 2세 밴드다.
런 리버 노스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핏줄을 나눈 동포라서만은 아니다. 런 리버 노스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으로 신인을 대상으로 한 빌보드의 ‘히트시커스 앨범 차트’ 3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으며 최근 정규 2집 '드링킹 프롬 어 솔트 폰드'(Drinking From A Salt Pond)로 한층 성숙해진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다.
또 올여름 런 리버 노스는 데뷔 후 첫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오는 8월 1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런 리버 노스를 21일 이메일 인터뷰했다.
“굉장히 기대돼요. 한국 팬들과 케미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교포밴드’라는 데 편견을 가질 수도 있는데 미국 록을 하는 한국계 밴드라는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다니엘 채)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한국에서, 한국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게 꿈이었어요. 한국 팬들에게 라이브로 노래를 들려줄 수 있게 돼서 굉장히 기쁩니다.”(알렉스 황)
리더인 알렉스 황은 밴드 멤버가 모두 한국계로 이뤄진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 ‘몬스터스 콜링 홈’(Monsters Calling Home)이란 곡을 썼을 때 당시 주위에 알고 지내던 뮤지션들에게 들려줬다. 어쩌다 보니 모두 한국계였고 다들 이 곡에 공감했다”며 “그렇게 작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밴드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몬스터스 콜링 홈’은 미국 이민자로서 살아온 부모님의 고된 삶을 다룬 노래로, 런 리버 노스는 지금의 밴드 이름을 가지기 전에 몬스터즈 콜링 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알렉스 황은 “정말 많은 실력파 밴드, 뮤지션들이 있어서 가끔 실력만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할 때가 있다”며 “한국계 미국인들로 이뤄진 밴드라는 특징 때문에 사람들이 한 번 더 관심을 둘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을 먼저 들어본 사람들은 우리가 이렇게 생겼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섯 명의 한국계로 이뤄진 밴드란 사실을 알았을 때 굉장히 놀라곤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 활동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런 리버 노스는 낮에는 학교와 직장을 다니고, 밤에는 한인 교회에 모여 연습하며 공연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샐리 강은 “몇몇 멤버들의 부모님들은 우리가 음악을 취미 이상으로 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셨다”며 “특히 제니퍼와 나는 당시 미성년자여서 출입할 수 없었던 LA 클럽들을 공연 때문에 밤늦게 오가는 일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부모님들이 이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샐리 강은 이어 “몇 년 뒤에 투어를 가기 전 부모님과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정말 감동이었다”고 부모님께 고마움을 전했다.
알렉스 황은 “부모님들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처음 미국에 이민 왔을 때 부모님들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궂은일을 하시면서 우리를 위해 희생하셨죠. 그런데 여섯 명의 아이들이 성공사례가 없는 불안정한 길을 걸으려고 하는데, 어떤 부모라도 쉽게 받아드리기는 어려웠을 거에요.”
런 리버 노스는 정규 2집에서 파격적인 음악적 변화를 시도했다. 인디 감성을 담은 포크록 사운드와 이민자의 삶을 다룬 스토리로 밴드의 정체성을 확립했던 데뷔 앨범과는 달리 2집에서는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수록곡 ‘런 오어 하이드’(Run or Hide)는 절규에 가까운 보컬과 강력한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다니엘 채는 “2집 앨범을 작업하면서 밴드로서도, 개인적으로도 많은 갈등을 겪고 있었고, 멤버 모두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멤버들이 한 방에 모여서 한마디도 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스튜디오에 들어가 그 갈등을 음악에 쏟아 부었다”며 “결과물들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뿌듯해했다.
알렉스 황은 “밴드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멤버 모두가 개인적으로 성장을 해나가야 했다”며 “이번 앨범 작업은 밴드의 정체성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또 새 앨범 수록곡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로 ‘29’를 꼽았다. “이제 서른이 되면서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챕터를 여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29’는 보컬 알렉스 황이 29살이 되던 날 새벽에 쓴 곡으로, 피아노와 드럼이 빠른 비트로 어우러졌다. 새로운 음악적 영토에 깃발을 꽂은 런 리버 노스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제니퍼 임은 이런 밴드의 음악적 정체성을 “갱스터 포크 오리엔탈(Gangster Folk Oriental)”이라고 정의했다.
시적 감수성이 물씬 풍기는 런 리버 노스(Run River Noth)라는 밴드명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런, 리버, 노스를 각각의 단어를 하나로 뭉쳤을 때 어감이 좋았어요. 가끔은 거침없이 가끔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강의 모습이 우리의 음악을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존 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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