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신인 연주자 초청
▶ 베토벤 주제 ‘디토 페스티벌’
’앙상블 디토’의 바이얼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왼쪽부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첼리스트 마이클 니콜라스.
"베토벤은 음악 역사상 최고의 혁명가이자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음악에 몰두한 예술가입니다. 앙상블 디토가 10주년을 맞는 올해, 가장 야심차게 준비한 디토 페스티벌에서 그의 음악에 담긴 위대함과 인간미를 수백년 전과 같은 감동으로 재창조해내고자 합니다."
클래식 음악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가 결성 10주년을 맞는 올해 '디토 페스티벌'에서 베토벤이라는 화두에 도전한다.
UCLA 교수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8)이 2007년 결성한 앙상블 디토는 탄탄한 연주력과 깔끔하고 세련된 감각을 갖춘 젊은 연주자들과 친근한 음악을 앞세워 클래식 대중화에 나선 실내악 그룹이다. 2009년부터 국내외 실력파 젊은 연주자들과 신예들을 초대해 '디토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해마다 좀 더 넓고 깊은 레퍼토리를 더하며 성장해온 앙상블 디토는 결성 10년째인 올해 '디토 페스티벌'의 주제로 '베토벤: 한계를 넘어선 자'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내달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은 과감하고 도전적인 무대로 꾸며진다.
'앙상블 디토'의 리더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가 이끄는 '에네스 콰르텟'과 함께 6차례의 공연을 통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16곡 전곡 연주에 나선다.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앙상블 디토·피아니스트 임동혁의 협연, '혁명가들'이라는 주제로 베토벤 등 혁명적 발자취를 남긴 작곡가들의 곡을 선보이는 앙상블 디토의 공연,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첼리스트 문태국, 바이얼리니스트 신지아와 피아니스트 한지호 등 젊은 연주자들의 리사이틀 등도 눈길을 끈다.
용재 오닐은 "올해 페스티벌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인 베토벤의 음악으로 꾸며진다. 지금까지의 디토 페스티벌 가운데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베토벤을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 그의 음악은 세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으며 세상의 무게가 실려 있다"며 "그는 또한 청력을 잃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예술에 몰두해 놀라운 것들을 표현했다. 베토벤이야말로 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혁명가"라고 설명했다.
용재 오닐은 또 "위대한 음악에는 시효가 없으며 베토벤의 음악도 그렇다. 음악가로서 그의 음악을 시대에 맞게 재창조해 당시 사람들이 받은 것과 같은 감동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쿨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문태국은 "베토벤의 음악은 파고들수록 끝없는 깊이가 느껴진다. 그의 곡을 연습하고 준비할 때마다 항상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퀸엘리자베스 콩쿨 3위와 4위에 올랐던 바이얼리니스트 신지아와 피아니스트 한지호가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퀸엘리자베스 콩쿨에서 4위에 입상한 피아니스트 한지호는 "베토벤은 가장 인간적인 작곡가다. 특히 청력을 잃기 시작한 이후의 곡에서 그런 감정이 더욱 날것 그대로 드러나 감명깊다"며 "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음악이어서 인간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배운다"고 밝혔다.
2012년 퀸엘리자베스 콩쿨 3위에 오르며 실력을 입증한 바이얼리니스트 신지아도 "베토벤은 보통 험악하고 사나운 성격으로 알려졌는데 베토벤의 음악에는 따뜻함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음악을 듣는 사람 모두 행복하길 바랐던 같은데 그런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디토 앙상블' 정규 멤버였던 스테판 피 재키브(바이얼린)와 마이클 니콜라스(첼로)가 마지막으로 함께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재키브와 니콜라스는 피아노 삼중주단을 구성해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하고자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앙상블 디토를 떠난다.
재키브는 "2008년부터 앙상블 디토와 함께했는데 음악가로서 최고의 시기였다. 한인지만 한국에 올 기회가 잘 없었는데 디토 덕에 매년 이곳 관객과 만났고 인생의 친구를 얻었다"며 "새로운 실내악 관객층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어느 정도 달성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니콜라스도 "실내악 연주단체로서 하나의 이정표가 된 디토에서 2009년부터 여러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많은 목표를 달성했다. 새로운 실험을 위해 떠나지만 슬프기도 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함께 연주하는 베토벤의 '대공'은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에 세 연주자 사이의 우정과 화합이 드러나는 작품이어서 디토 친구들과 꾸미는 무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앙상블 디토는 결성 10주년을 회고하면서 클래식 음악을 알리는 전시 '디베르티멘토'를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열고, 지난 2년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 실황을 담은 '디어 아마데우스'와 '슈베르티올로지' 등 정규음반 2장도 발매했다. 전작 '코드네임 바흐'에 이은 2년 만의 신보다.
'디어 아마데우스'에는 모차르트의 '현악 오중주 G단조'와 '현악 삼중주를 위한 디베르티멘토'를, '슈베르티올로지'에는 슈베르트의 '크바르테트자츠 C단조'와 '현악 오중주 C장조'를 각각 수록했다.
이밖에 용재 오닐은 전곡 연주를 앞둔 베토벤 현악 사중주에 대한 에세이집 '나와 당신의 베토벤'(오픈하우스)을 펴냈다.
그는 "베토벤의 개인적인 삶을 다룬 책들은 많지만 나는 그의 음악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들을 나누고 싶었다"며 "예술과는 거리가 먼 작은 시골마을에서 여기 이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 경험을 녹인 책으로 음악 전문 서적이 아니라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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