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前 동료 “항상 분노에 차 있어”…前부인 “수시로 폭력행사”
▶ “부친 세디크 마틴, 탈레반 지지 프로그램 진행”
미국 플로리다 주(州)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29)이 범행 전 항상 살인을 언급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12일 마틴과 함께 보안업체 G4S에서 일했던 전(前) 직장동료 대니얼 길로이의 증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길로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사건이 충격적이지 않았다. 곧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마틴은 항상 사람을 죽이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길로이는 미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의 PGA빌리지에서 마틴과 함께 G4S의 경호원으로 일했다.
그는 마틴의 품행에 대해 회사에 계속해서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길로이는 마틴이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비방을 일삼았다며 “그는 문제가 있었고, 끊임없이 분노에 차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는 모든 것을 불안해했고, 항상 흔들리고, 동요돼 있었다”며 마틴이 자신에게 하루에 20~30개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둘의 관계도 악화했다고 전했다.
전직 경찰관인 길로이는 결국 G4S를 떠났지만, 회사에 마틴에 대한 조처를 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NYT 등도 마틴의 전(前) 부인의 증언을 인용해 마틴이 수시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우즈베키스탄 이민자인 전 부인 시토라 유수피는 약 8년 전 온라인상에서 마틴을 만나 2009년 3월 결혼했으나, 몇 개월 만에 헤어졌다.
유수피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만났을 때, 마틴은 농담도 즐기고 ‘괜찮은’ 직업을 갖고 있었으며 경찰관이 되고 싶어했다면서 “그가 불안정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혼 후 6주일 정도가 지난 후부터 ‘이상행동’이 나타났으며, 때로는 돌발적으로 그런 행동이 터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마틴이 신체와 언어 폭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는 정상적인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면서 “(같이 살 때) 나를 때렸다. 집에 들어와 그냥 빨래가 다 되지 않았다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자신이 부모에게 전화하지 못하도록 하고, 시간제 교사로 일하는 자신의 외출을 출근 때에만 허용했으며, 월급으로 받은 수표를 빼앗기도 했다면서 “완전히 다른 두 얼굴을 가진 사람 같았다”고 주장했다.
마틴은 당시 종교가 있었지만, 테러 단체나 급진 이슬람주의에 동조를 보인 적은 없었다고 그녀는 전했다.
다만, 화가 나 있을 때면 게이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면서 “동성애자들을 견딜 수 없다고 말한 적이 몇 번 있었다”고 증언했다.
마틴은 집에서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고, 가끔 수사기관에서 일하는 친구들과 사격연습장에 가 표적사격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총으로 자신을 위협한 적은 없었지만, 총 때문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유수피는 말했다.
마틴의 가정폭력 사실을 뒤늦게 안 유수피의 부모는 딸을 강제로 구출한 뒤 연락을 끊으면서 두 사람은 사실상 별거에 들어갔으며 2011년에 공식으로 이혼했다.
유수피는 1년 전쯤 마틴으로부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으나, 다시는 자신을 만날 생각을 하지 말라면서 그를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마틴의 가족들이 이슬람 종교와 관계된 정황들도 속속들이 전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틴과 마틴의 가족들은 플로리다 주 포트피어스에 있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다녔다고 이 지역 이슬람 센터가 밝혔다.
이 사원은 2014년 시리아 내전서 자살폭탄테러를 저지른 미국인 모너 모하마드 아부살라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틴의 부친인 세디크 마틴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15년째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을 지지하고 있다고 WP가 이날 보도했다.세디크는 캘리포니아에서 방송되는 ‘파얌-이-아프간’(Payam-e-Afghan) 채널에서 ‘듀랜드 지르가 쇼’(Durand Jirga Show)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탈레반에게 감사를 표하고,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총기난사사건 몇 시간 전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라는 동영상에서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처럼 행동하며 군대와 경찰에 유력 정치인들을 체포하라고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또 유튜브에 올라온 한 동영상에는 자신이 아프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NBC방송 인터뷰에서는 이번 사건을 사과하면서 “이 사건은 종교와 무관하다”며 “아들이 몇 달 전 마이애미 도심에서 남자 2명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매우 격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외신들은 마틴이 재직했던 G4S가 이날 성명을 통해 마틴이 2007년 10월부터 G4S의 사설경호원으로 일했다고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G4S는 마틴이 무장 보안요원으로 근무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프간에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86년 뉴욕에서 출생한 마틴은 이날 새벽 올랜드의 인기 게이 클럽 ‘펄스’에서 인질들을 붙잡고 총기를 난사했으며 이 사건으로 지금까지 최소한 49명이 희생되고 53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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