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파리에서 카이로로 향하던 이집트 항공기가 지중해 상공 3만7,000피트의 고도에서 급강하 추락하여 66명이 목숨을 잃은 이유가 테러리즘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집트 정부가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이집트에서 러시아로 가던 러시아 항공기가 공중폭발해서 224명이 희생되었던 것도 ISIS 테러그룹에 속한 자들의 폭발물 기내 반입 탓이었기에 모든 정부들과 항공사들이 몹시 긴장한 상태로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에는 탑승객들이 여권과 비행기 표만 있으면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검색대나 전신 X레이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가끔 여객기 납치사건은 발생했다. 한국에서 최초이자 현재까지는 다행히 재연되지 않는 여객기 피랍 사건은 1950년대 중반 당시의 유일한 비행기회사였던 KNA 비행기 납북사건이었다.
그때 만해도 항공기 조종사들이 미국인들이었던 시절이라 두어 명의 공산주의자들이 “기수를 북으로 돌려라”라는 영어로 된 종이쪽지를 기장에게 전달한 결과 비행기는 서울이 아니라 평양공항에 도착한다. 몇 달 후 승무원들과 승객들은 한국으로 올 수 있었지만 납치범들과 비행기는 평양에 남았다.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 여객기들이 쿠바로 납치되는 사건이 때때로 발생되면서부터 무기 검색대가 등장했지만 현재의 공항 보안 검색과정으로 보면 어린아이 장난수준이었다. 그리고 승객들이나 승무원들이 거의 다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다가 2001년 9월11일 사변이 터진다. 그날 19명의 아랍권 테러리스트들이 도합 4대의 여객기를 납치해서 두 대는 미국자본주의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아 폭삭 무너지게 하고 한 대는 미국 국방의 본산인 펜타곤에 추락해 빌딩 일부를 불타게 했으며 또 하나는 백악관 아니면 연방의회를 목표로 날던 중 승객들이 테러리스트들을 제압하려하다가 펜실베니아 한 평원에 추락했다. 희생자들이 도합 3,000여명이나 된 미국 최대의 테러사건이라 한동안 6.25전쟁을 6.25사변이라 부르던 의미로서 사변이라 부르기에 족하다.
사변이었던 만큼 그 전과 후가 확연히 다르다. 9.11사변 발생 직후 상·하 양원의 조사위원회가 역사상 최초로 합동조사를 전개하여 원인규명에 나선 다음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그런데 그 발표 가운데서 28페이지는 예민한 정보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빠지게 되고 아직까지도 빛을 못본 채 하원정보위원회의 밀실에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최근 공동조사위원회의 의장이던 밥 그래함 전 상원의원과 몇 정보전문가들이 문제의 28페이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6월이 되기 전에 오바마가 공개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견된다.
그런데 얼마 전 존 브래넌 CIA 국장이 문제의 28페이지 가운데 9.11사변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관련이 있다는 ‘입증되지 않아 부정확한 정보’가 들어있어 그것이 발표될 때 미 국민들이 이를 정확히 분석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공개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에 대해 그래함 전 상원의원은 “우리가 9.11에 대한 삭제되지 않은 진실을 발표할 때가 되었다”는 제목의 글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했다. 그래함은 그 28페이지가 미국인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들을 평가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 영어도 잘 못하고 교육도 별로 없으며 미국을 전혀 방문한 적 없었던 19명의 납치범들이 치밀하게 계획된 9.11 사건을 감행하는데 누구의 도움도 없이 독자적 범행을 한 것으로 우리는 믿어야 하는가? 납치범들은 외국의 지원을 받았는가? 받았다면 누가 지원을 했던가? 브래넌 CIA 국장은 28페이지에 ‘확인되지 않은’ 그리고 ‘부정확한’ 정보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런 결론의 근거는 무엇인가?
일설에 의하면 정권의 정통성을 이슬람의 와하비 종파에 의존하는 사우디왕가에서 와하비 교직자들을 미국을 포함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의 문화 직원들로 고용하도록 한바 있었는데 그들이 9.11 범행자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9.11 사변 배후의 진실은 무엇인가? 오바마는 28페이지의 공개를 명할 것인가? 자못 궁금해진다.
<
남선우/ 변호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