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칼럼니스트 에이미 줄리아의 ‘소형교회 예찬’
▶ 번듯한 건물도 행사도 없지만 모든 이들을 가족처럼 묶어줘
뉴욕에 위치한 한인교회 CMC 처치 교회학교에서 교사와 어린이가 어울리고 있다.
개척교회나 소형교회 목회자가 호소하는 문제 가운데 주일학교 사역의 어려움이 빠지지 않는다.
프로그램과 전임 사역자, 교사 등을 얼마나 잘 갖추고 트렌드에 맞춰 운영하는 가에 따라 학부모 교인의 교회 정착 여부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과연 어린이와 청소년 자녀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함께 나누는데 교회 사이즈가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일까.
교회에 흥미를 갖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길은 영적인 과정이다. 부모나 자녀나 다를 게 없다. 영어를 말하고 문화적 친밀감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적인 바탕은 어린 영혼에게도 영적 충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크리스티애너티 투데이(CT)는 최근 칼럼니스트인 에이미 줄리아의 글을 소개했다. 신앙과 가족, 장애인 등의 이슈를 갖고 그녀가 쓰는 글은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ABC, 허핑턴포스트 등 일반 언론을 비롯해 CT와 크리스천 센추리 등 기독교 매체에 게재되고 있다. 다음은‘당신의 자녀는 대형교회가 필요 없다’라는 제목의 칼럼 내용이다.
“그날도 아주 평범한 주일 아침이었다. 우리는 열 살짜리 페니, 일곱 살 윌리엄의 성경공부를 위해 일찍 교회에 도착했다. 다섯 살난 매릴리는 도착하자마자 아래층 놀이방으로 달려갔다. 45분 후에 아이들은 교인들을 맞는 안내봉사를 위해 돌아왔다. 누가 악수를 하고, 누가 주보를 전해줄 지를 놓고 약간의 갈등이 있었지만 이내 아이들은 오는 사람마다 악수를 하고 포옹을 나눴다. 그 중에는 일흔 살 먹은 페니의 ‘기도 친구’도 있었다. 그는 페니의 베이비시터이자 성경공부반 친구였는데 현재 소방서 자원봉사자 팀장을 맡고 있다.
예배시간에 윌리엄은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아빠와 함께 성경을 봉독했다. 윌리엄은 강대상 뒤 빨간색 작은 의자에 앉았다가 순서가 되자 일어나 성경 구절을 큰 목소리로 읽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윌리엄이 말했다. “엄마, 아까는 수만 번 엄마한테 고맙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잘 읽었다고 윌리엄을 칭찬해 줬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주일학교가 하나뿐이다.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 모두 한 군데 모인다. 주일 아침이면 6~8명의 아이들과 약 60명의 어른이 2층에서 예배를 드린다. 우리 교회가 작아서 아이들의 영적 성장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전에 다니던 교회는 초교파로 400명 이상이 출석했다. 주일에는 2부 예배까지 열렸고 교회학교 교실은 발 디딜 틈도 없이 만원이었다.
작은 타운으로 이사 오면서, 지금 다니는 소형교회는 우리가 바라는 걸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어느 정도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치거나 아이들을 커뮤니티 봉사에 동원하고 흥미롭게 예배를 드리게 할 수는 있겠지만, 다들 하는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도 없이 그런 것들이 과연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심지어 나 자신도 이런 작은 교회에서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요즘은 출석교인이 500명이 넘는 소위 대형교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돈다. 또 많은 성도가 이런 교회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하트포드 종교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개신교회 성도의 60%가 다니는 17만7,000개 교회는 여전히 주일에 100명 이하가 출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주일 출석교인은 중간 숫자 기준으로 75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보면 우리 교회도 아주 정상적이다. 교회에 프로그램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거나, 예산이 모자라고 스피커에서 잡음이 난다는 등 한탄하는 건 쉽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새 점점 더 작은 교회의 축복에 감사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 교회의 부족함이 진짜 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우리 가족과 친하게 지내던 교인이 자동차 사고로 갑자기 죽었다. 이제 59세 밖에 안 된 사람으로 주일마다 우리 바로 뒤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또 윌리엄의 ‘기도 친구’로 봉사해 왔다. 페니와 윌리엄은 그를 정말 좋아했다. 장례 예배에서도 무려 두 시간 동안 내 옆에 앉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작은 교회에서는 사랑이 세대를 넘어 돌고 돈다. 싱글이나 가족 또는 노인을 위해 별도로 사역을 벌이기에는 사람이 부족하다. 그런데 바로 이런 점이 살거나 죽거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교회 안의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어 준다.
다른 곳에서 소형교회에 다니는 친구 한 명이 지난해 교회를 옮길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동네에 있는 다른 교회에는 게임 테이블이랑 락밴드도 있는데, 우리는 건물도 없어.” 그녀의 말이었다.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교회에 재미를 붙이길 바란다. 하지만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나서, 작은 교회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준비시켜 주는지 알게 됐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교회는 예배와 기도, 성경 봉독에 애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그리고 교인들은 아이들을 사랑해 준다. 그게 전부다. 특별한 과정도 훈련도 없다. 퍼포먼스나 행사도 없다. 그저 그리스도의 치유 능력 안에서 약하고 상처받은 육신과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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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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