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의 운항스케줄 변경으로 승객들이 골탕을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전 11시 출발예정이었던 비행편이 갑자기 새벽 4시로 앞당겨져 잠을 설친다거나 중간 경유지 도착시간이 예정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최종목적지로 향하는 연결편(connecting flight) 비행기 탑승구까지 숨이 턱에 닿도록 뛰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노련한 여행자들은 비행 스케줄이 1시간 이상 변경될 경우 수백 달러에 달하는 추가 수수료를 낼 필요 없이 여행일정(itinerary)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항공사들은 보통 11개월 전에 스케줄을 발표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대체로 스케줄을 충실히 지키는 편이나 아메리칸, 델타와 유나이티드 등 국내 3대 항공사는 종종 운항시간을 변경한다.

일부는 불과 1~2분 차이의 조정에 그치지만 여행일정이 대폭 변경되기도 한다.

비행스케줄의 극적인 변경은 여행자들의 짜증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승객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숨어 있다.

올랜도발 보스턴행 비행기 좌석을 예약한 가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들은 올랜도 체류시간을 몇 시간이라도 늘리고 싶어 오후 4시30분발 여객기의 좌석을 원했지만 경비를 줄이기 위해 오전 9시 비행편을 예매했다. 오후 4시30분에 출발하는 여객기는 오전 9시발에 비해 1인당 60달러의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개월 뒤 오전 9시발 항공편의 출발 예정시간이 오전 7시15분으로 두 시간 가까이 앞당겨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투덜대면서도 변경된 스케줄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일방적인 출발시간 변경을 그대로 용인해줄 필요가 없다.

이 경우 출발시간이 1시간45분이나 앞당겨졌기 때문에 예약승객들은 규정에 따라 해당 항공시의 다른 비행편으로 예약을 바꿀 수 있다.

원래의 출발 예정시간으로부터 앞뒤로 24시간 이내에 떠나는 항공편이면 추가 수수료를 낼 필요 없이 예약변경이 가능하다. 위에서 예로 든 가족의 경우 비싼 항공료 탓에 포기했던 오후 4시30분발 비행기로 예약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정상적인 경우 예약을 변경하려면 1인당 200달러의 페널티와 함께 원래의 항공편과 새로 바꾼 항공편의 요금을 비교해 차액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사들은 스케줄 변경시 고객이 다른 항공편으로 예약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비교적 분명하게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크랭키 컨시어즈라는 여행안내업체를 운영하는 브렛 스나이더는 “운항스케줄 변경과 관련된 항공사 규정은 복잡하고 까다롭기 그지없다”며 “좌석을 예약한 여객기의 출발시간이 앞뒤로 한 시간 이상 변경됐다면 먼저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본인이 원하는 다른 비행편으로 예약을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운항스케줄 변경으로 인해 경유지에서 연결 비행편(connecting flight)으로 바꾸어 타는 환승객들을 위해 각 항공사가 보장해야 하는 최저 접속시간(minimum connection times)이 줄어드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최저 접속시간은 항공사와 환승공항에 따라 다르다. 심지어 공항 터미널별로 최저 환승시간에 차이가 날 수 있다.

델타는 애틀랜타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바꾸어 타는데 필요한 최소 접속시간으로 35분을 준다.

유나이티드 국내선 여행자들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30분 이내에 환승해야하며 아메리칸 항공은 피닉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승객에게 미니멈 접속시간으로 25분을 허용한다.

스나이더는 “일반적으로 비행스케줄 변경으로 말미암아 환승시간이 45분 이하로 줄어들면 해당 항공사에 전화를 걸라”고 권했다. 항공사들은 환승시간이 너무 짧다고 판단될 경우 예약변경을 허용한다.

예약을 바꾸는 것 이외의 다른 대안이 있는지도 알아두어야 한다.

먼저 항공사의 웹사이트로 들어가 스케줄별 비행편을 검색한다.

예약을 바꾸기 위해 항공사에 전화를 걸 때에는 원하는 비행편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예약을 변경하는 대신 아예 리펀드를 받아 다른 항공사에서 새로운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항공권은 보통 출발일에 가까울수록 비싸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국 3대 항공사의 스케줄 변경 관련 규정>
▲아메리칸항공
변경된 스케줄이 예정시간에서 90분을 초과할 경우 항공사 측은 원래의 출발시간을 기준으로 전후 24시간 이내에 이륙하는 모든 자사 항공편 가운데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 바꿔 탈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한 논스탑 플라이트가 연결편으로 바뀌었다면 승객들은 원래 예약한 항공편과 출발시간이 가장 가까운 다른 직항편으로 예약변경이 가능하다. 또한 운항스케줄에 1시간 이상 차질이 빚어지거나 직항편이 연결편으로 바뀌는 경우 전액 리펀드를 요구할 수 있다.

▲델타항공
3대 항공사들 가운데 가장 너그러운 규정을 두고 있다.

당초 예정보다 60분 일찍 출발, 혹은 30분 늦게 도착하게끔 스케줄이 바뀌면 무료 예약변경을 허용한다.

예약 변경한 여객기가 당초 예정시간에서 90분 이내에 도착하지 않거나 직항편이 연결편으로 변할 경우 원하는 고객에게 항공료를 전액 환불해준다.

▲유나이티드 항공
이 항공사의 규정은 도착시간에만 적용된다. 만약 도착시간이 최소한 1시간 연기되거나 직항편이 연결편으로 바뀌는 경우 승객들은 대부분의 다른 유나이티드의 항공편으로 추가 수수료 없이 예약을 돌릴 수 있다.

도착시간에 2시간 이상의 차이가 생기면 승객들에게 예약을 취소하거나 리펀드를 받는 옵션이 주어진다.

만약 출발시간에 변화가 생긴다 해도 도착시간이 바뀌지 않으면 예약변경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출발시간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한 경우 고객들이 추가 수수료 없이 예약을 변경한 전례가 많기 때문에 항공사에 전화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미국내 파트너항공사가 개입된 국제선 여행에는 훨씬 제한적인 룰이 적용된다.

<AP 본보특약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