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Devil’s Slider Trail에서 본 Suicide Rock
오늘 찾아가고자 하는 산은 ‘Suicide Rock’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자살바위’ 또는 ‘자살암’이라는 이름이될텐데‘, 자살’이라는 말에서 오는 느낌이 스산하여 산행지로 썩 그렇게 매력적으로 생각되어지진 않을 수 있겠다. 그러나 사실은 이곳을 올라가는 등산로도 대단히 아름답고, 또 이 정상의 바위위에 올라섰을때 보게되는 전망은 실로 아찔한 느낌이 들면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되는 아주 매력적인 산행지이다.
옛날 Cahuilla 인디안들이 이 땅의 주인으로 살고 있을 때, 이 부족의 젊은 남녀 한쌍이 서로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그 부족의 추장인 처녀의 아버지가 이들의 결혼을 허락치 않는다. 이를 비관한 두 젊은 연인이 이바위에 올라 함께 아래로 몸을 던진다. 그래서 Suicide Rock이라고 부른단다.
이 바위가 있는 곳은, 크게 보자면 ‘Mt. San Jacinto’ (10,834’)의 주변 줄기가 되는데, 주봉인 San Jacinto Peak을 오르는 여러 개의 등산루트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루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편도 9.5마일거리의 Deer Springs Trail의 초반 2.3마일 구간을 간 다음에 Spur Trail인 SuicideRock Trail로 1마일을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왕복 6.6마일이 되고 순등반고도는 1,900’로 전혀 어렵지 않다. 왕복 4~5시간이 소요된다.
<등산코스>
주차한 곳의 뒷쪽 언덕에 올라서면 바로 왼쪽으로 나아가는 널찍한 등산로가 되는데, 고도가 이미 5,639'에이르는 고지대이기 때문에 공기가 청량하고 소나무와 Manzanita가 뒤섞인 숲이 마냥 푸르다.
길목의 구비마다 커다란 바위들이, 어느 예술가가 인위적으로 꾸며놓은 것 같은 조형미를 선보이며, 군데 군데 포개져 있거나, 따로 따로 놓여있는 채, 주변의 수목들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그 둘이다.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남가주의 산록에 아주 흔한 수종의 하나가 Manzanita이긴 하지만, 이렇듯 아름다운 거목으로 숲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는 아마도 이곳이 으뜸이 아닐까 싶다. 하나를 더 꼽으란다면 이인근지역에 있는 Tahquitz Peak을 오르는 등산로의 하나인 ‘South Ridge Trail’을 들겠다. 우리 한인들이 많이찾는Wilson Mountain 언저리의 Zion Mountain 정상부에도 잘 자란 Manzanita숲이있지만, 이곳과는 그 서식 면적이나 개체들의 크기와 수형면에서 결코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마침 5월인 지금에는 숲속의 온 Manzanita Tree들이 작은 종 모양의 연분홍 꽃들을 모든 가지들에 다닥다닥 뭉터기로 피워냄으로써 바야흐로 한바탕의 몽환적 황홀경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숲길을 1시간 정도를 걸어 2.3마일 지점에 이르면 San Jacinto Summit을 가는 주된 등산로가 왼쪽으로 꺾이는데,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다. 우리의 목표지인Suicide Rock은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등산로를 따라 동쪽으로1마일을 가면 된다.
동쪽으로 갈라져 들어가는 Suicide Rock Trail은 이제까지의 Deer Springs Trail보다 더욱 아름답다는느낌을 준다. 소나무 전나무 참나무 Manzanita 등이 바위들과 잘 어우러져 있는 사이로 걷기 편한 등산로가이어진다. 여기저기 땅에 쓰러진채 세월따라 서서히 흙으로 돌아가고있는 고목들도 나름대로 향기와 운치가 있다. 한가한 마음으로 풍정을 즐기며 가다보면 곧 오른쪽 앞으로 Suicide Rock의 정상부가 눈에 들어온다. 큰바위들 사이로 소나무들이 무성해 보인다.
조금 더 나아가면 오른쪽의 바위계곡을 타고 내려와 등산길을 횡단해 가는 작은 물줄기를 만난다. MarionCreek이다. 걸음을 잠시 멈추고 흐르는 물에 손을 담가보는 것도 좋겠다.
Suicide Rock Trail로 들어와 약 0.8 마일을 온 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잘 균형잡힌 한그루의 Manzanita가있고 그 바로 뒤로 자그마한 초가집 만한 크기로 바위들이 모여있는 지점에 이른다. 잘 살펴보면 왼쪽으로 갈라지는 희미한 등산로를 볼 수 있다.
또 등산길임을 알려주는 Ducks라고 부르는, 두세개의 돌을 쌓아올린 작은 돌탑도 보게 된다. Climber’ s Trail인데, Idyllwild의 Humber Park밑으로 연결되는 1마일짜리 등산길이다.
주로 Rock Climber들이 이용하는 코스인데, 약간 경사가 급한 구간이 두세군데 있을 뿐 위태로운 구간은 전혀없다. 짧은 거리에 짧은 시간으로 Suicide Rock을 오르고 내리기에는 적합한 선택이 되겠는데, 등산로의 아름다움으로는 Deer Springs Trail루트를 따를 수 없다.
이제 정상까지는 불과 0.2마일쯤이 남았다. 키가 큰 전나무 소나무들이 빽빽히 서있고 바위들도 많아진다.
정상부에 다가갈수록 소나무들이 주종이 된다. 정상은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있고, SuicideRock이라고 부르는 바위 절벽은 왼쪽 끝으로 있다. 단애의 형세를 이루고 있는 바위들의 가장자리에 서서아래를 보면 정말 아찔한 현기증이 일어난다. 무섭다. 몇걸음 뒤로 물러서서 차분히 전망을 보도록 한다.
바로 건너편 Strawberry Valley 쪽에 Tahquitz Rock(=Lily Rock; 8,000’ )과 화재감시대가 있는TahquitzPeak(8,846’ )이 우뚝하다. 이곳 Suicide Rock(7,528’)은 고도가 다소 낮고 정상부위가 저쪽의 TahquitzRock에 비해 평평하다. 저쪽의 암봉 Tahquitz Rock은 고도도 높고 정상부가 뾰쪽한 편이다. 여기가 한국이었다면 ‘견우봉과 직녀봉’ 또는 ‘총각봉과 처녀봉’ 이라는 식으로 이름을 붙였음직하다.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내려가면 산행이 종료된다. 그러나 이‘ 낙과암'의 산행은, LA에서 갈 경우에 100마일이 넘는 거리를 운전해서 가야하기에, 이 코스만을 등산하고 다시 LA로 돌아가기에는 뭔가 다소 아쉬울만큼 너무 짧은 산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2대의 차로 이곳에 와서, 하나를 미리Humber Park에 주차를 해놓고, 다시 Deer Springs Trailhead로 가서 그곳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Suicide Rock에 오른 후, Climber's Trail로 하산을 하면(왕복 4.5마일), 곧 Humber Park에 닿게 되므로, 여기서 다시Tahquitz Rock (=Lily Rock)을 올랐다가 내려오면(왕복 2~3마일), 하루에 이곳의 아름다운 2개 암봉을 다 오르는, 더욱 만족스러울 산행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Climber’ s Trail을 포함하는 변형된 산행을 하더라도, 아름다운 Deer Springs Trail 루트를 한번은 꼭 포함시키길 권한다.
Suicide Rock Trail 구간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310)259-6022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10번 FreewayEast를 타고가다 Downtown부근에서 60번 Freeway East로 진입하여 약 76마일을 달리면 다시 10번 East에합쳐지는데, 이 지점에서부터 5.8마일을 더 가면 ‘8th St / CA- 243' 출구가 나온다. 여기서 내린다.
8th St.에서 우회전하여 0.1마일을 가고, Lincoln St.에서 좌회전하여 0.5 마일을 가면, CA-243 / San GorgonioAve 가 된다. 우회전하여 243번 도로를 따라 구불 구불 약 23마일을 가면 길 왼쪽으로 주차공간이 있고 Deer Springs Trailhead 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등산허가를 받기위하여 이곳을 지나쳐, Idyllwild의 초입에 있는 Ranger Station까지 가야한다. 이곳의 주소는 다음과 같다.
San Jacinto Ranger District, 54270 Pinecrest, Idyllwild, CA 92549 Phone: 909-382-2921, Fax: 951-659-2107무료로 받을 수 있는 등산허가를 받고나서, 다시 조금 전에 지나쳤던 Trailhead로 돌아가서 그 곳에 주차한다. 등산허가는 미리 우편이나 Fax로 신청하여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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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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