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드 인터뷰
▶ 연극 ‘어머니’ 주연배우 손 숙
큰 사랑을 가슴에 품어 푸근하고 모진 시절을 다 겪어내 강한 어머니를 연기할 연극배우 손숙씨.
우리 시대의 어머니상을 보여주는 연극 '손숙의 어머니'가 오는 6일 오후 2시와 7시 LA윌셔이벨극장에서 2회 공연으로 한인들을 만난다. 마더스 데이를 앞두고 에이콤과 문화공방이 기획한 LA공연 '어머니'는 국민배우 손숙씨의 연기 인생 53주년 기념하는 무대다. 1999년 정동극장 초연부터 주연을 맡았던 손숙씨는 앞으로 20년간 이 작품에 출연할 것을 약속해 화제가 됐고 올해 17주년을 맞아 LA초청공연까지 매년 쉼 없이 어머니를 연기하고 있다.
칠순이 지난 나이에도 한결 같은 연기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휘어잡는 손숙씨가 지난 9일 본보를 방문, 수년 간 호흡을 맞춰온 연희단거리패 배우들과 함께 하는 연극 '어머니'에 한인들을 초대했다.
- 3년 만의 LA공연인데
▲작가 박완서의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이란 모노드라마로 지난 2013년 11월 LA에서 첫 공연을 했으니 2년 반 전이다. 당시 보여준 한인들의 따뜻한 사랑에 힘입어 오래전부터 보여주고 싶었던 '어머니'로 찾아왔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연희단거리패를 이끌고 있는 이윤택 연출가와 배우, 스탭 등 20명이 함께 왔다.
- '손숙'이라는 배우를 내세운 연극이다
▲무대에서 노인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무렵, 연극 '어머니'를 만났다. 1999년이니 50대 중반에 맡은 역할이다. 극 중 어머니가 69세로 설정돼있는데 어느 덧 세월이 흘러 내 나이가 더 많아졌다.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17년째 접어들었고 지금은 칠순이 넘어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따름이다.
- 손숙의 어머니는 어떤 어머니인가
▲그냥 우리들의 어머니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6·25를 지나 현대까지 이어지는, 지금보다 훨씬 나쁜 환경에서 자식들을 키운 어머니 이야기다. 그런 어머니의 희생이 나라를 이만큼 만들었다. LA한인들이라고 어머니가 다르지는 않을 거다. 오히려 더 그 시절 어머니를 닮았을 것 같다. 미국에 이민 와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자식을 키운 어머니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번 공연을 가족이 함께 꼭 보았으면 좋겠다.
-고생을 짊어진 이야기라 슬플 것 같다
▲시대가 힘들었다고 연극이 슬프게 전개되진 않는다. 노래도 부르고 춤, 놀이가 있어 재미있고 유쾌하다. 연극을 하게 되는 동력이 관객의 힘인데 '어머니'라는 연극이 17년을 이어오는 걸 보면 관객들이 좋아해준다는 이야기다. 관객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연극도 내려야하지 않나. 관객이 늘 호응해주고 함께 울어주고 함께 웃어주어 그 힘으로 무대에 선다.
- 연극인생 53년에 접어들었다
▲지난 주 신구(80)씨와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라는 연극을 했는데 둘이서 농담으로 "우리가 연극계 제일 어른이야. 조상인 거지"라고 했다. 연극은 연습할 때가 제일 즐겁다. 내 인생의 반이 '연습장' 생활이었는데 나를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1963년 대학 시절 연극을 시작했는데 연극배우에 대한 자극이 늦었다. 자라온 배경이 좀 달라 연극을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어려운 시절도 겪게 되고 그 와중에 연극이 내게 준 힘은 정말 크다.
- 아침방송 진행자로도 친숙하다
▲25년을 계속해온 방송을 지난해 그만두었다. 매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준비하고 방송하는 생활을 이 나이까지 해오니 체력에 한계가 느껴지더라. 내 직업이 연극 배우이다보니 아침방송 진행자보다는 무대에 서는 걸 택했다. 연극배우는 정년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고. 연극을 하면 살맛이 난다. 연극이 가난하고 대접을 못 받아 회의를 느낀 적도 있었는데 박정자 선생님이 곁에서 굳건히 잡아주셨다. 돌아갈 곳은 연극뿐이라고 그래서 다시 연극과 사랑에 빠졌다.
-앞으로의 계획은
▲좋은 연극으로 관객들을 찾아뵙고 싶다. 올해 들어 LA공연에 이어 한국에서도 연극공연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다. 연극이라는 직업이 몸을 많이 움직여하는 일이니까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싶다. 별다른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규칙적인 생활과 소식, 잠을 잘 자는 것뿐이지만. 그리고 한 가지 연극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연극을 하지 않아서 불행하다면 해야 한다. 그리고 이왕 하는 거면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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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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