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 대학생의 부모들이 할 일, 주요 이슈에 대해 건강한 가치관 정립 중요
▶ 상시 연락 가능하게 룸메이트도 미리 파악
대학생활을 하는 자녀들이 미리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가이드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이 막을 고하고 예비 대학생들은 이젠 합격통보를 받은 대학에 진학해서 적응해야하는 일이 남았다. 그런데 캠퍼스라고 안전한 곳은 아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총기사고와 성폭력 등 부모들의 근심 걱정을 자아내는 요소가 한 두 개가 아니다. 이젠 부모 노릇하기가 점점 더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번에 합격통보를 받은 대학에 진학해서 자녀들이 겪어야 할 세계에는 또 다른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진학 후 경쟁, 졸업 후 취업난이 연결되면서 그만큼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명문대에 합격했다고 들뜬 기분에 학교생활을 내실 있게 해나갈지 미리 고민하고 계획하지 않으면 대학 4년은 의외로 빨리 지나갈 수 있다. 대학은 신입생들에게 도전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학업도 고등학교에 비해 수준이 훨씬 높고 시간을 제대로 관리 못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낭비할 수 있는 요인이 얼마든지 있다. 가을학기에 대학생이 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알아본다.
■ 독립심을 키워준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성인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기숙사가 있기 때문에 근교에서 커뮤니티 칼리지 등을 다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녀들이 부모 곁을 떠나게 마련이다. 사실상 ‘홀로 서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에 늦을까봐 깨워주고 또한 식사를 챙겨주는 부모가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대학생은 자유로워서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이것이 더 힘들 수도 있다. 고교졸업 후 처음 부모 곁을 떠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유를 즐길 것이라는 생각에 지레 기대만 잔뜩 높여 놓았다가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 현실에 놓이면 의외로 당황할 수도 있다.
이런 자유 속에는 깊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는 옆에서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고 귀가시간을 엄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부모가 너무 엄격했다고 생각이 들 경우 집안 분위기를 조금 풀어주면서 귀가시간도 없애고 아이가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면 바로 칭찬해 주거나 용돈을 조금 더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즉 자녀가 너무 억압적인 환경에 놓여 있다가 자유로운 환경에 노출되면서 방종하지 않도록 서서히 자유를 향유하면서 홀로 서게 도와주는 방법이다.
요즘은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 부모와 함께 하는 자녀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녀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웬만한 것은 관여하지 않고 본인이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울 수 있도록 해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 자녀와 양질의 시간을 보낸다
그동안 자녀들의 과외활동을 돕기 위해 픽업은 많이 했을지 모르지만 함께 여행을 간다든가 취미생활을 하면서 가족 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시간은 부족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방학이 절호의 기회이다. 자녀들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앞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될 것이다. 그것이 학업에 따른 스트레스가 될지 아니면 이성교제에 따른 어려움이 될 지 현재로서는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학생활이 그리 만만치 않을 것만은 확실하다.
어려운 시간에 가장 힘이 되는 것은 ‘가족’이다. 자신이 처한 모든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이야기를 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을 만큼 평소에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끈끈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추억을 쌓을 필요가 있다. 추억은 학생이 어려운 시간을 헤쳐나갈 때 보이지 않는 힘이 된다.
■ 중요한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
대학생들이 기숙사 방이나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집을 떠나면 유혹이 많아지는 법이다. 이성문제, 마약, 섹스, 알콜, 흡연, 컴퓨터, 인터넷, 비디오게임 중독 등 대학에는 의외로 문제점들이 많다.
10대들에게 해당되는 각종 문제점들을 하나씩 짚어보며 자녀의 의견을 듣고 부모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자녀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특히 동성애 문제는 미국사회에서도 심각한 이슈로 연일 부각이 되고 있다. 대학교의 분위기 자체가 대체적으로 리버럴하기 때문에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용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성에 대한 자녀의 생각은 어떤지 넌지시 물어보기도 하고 서로 토의할 필요도 있다.
특히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가능하면 같은 민족 간에 결혼하기를 원하지만 자녀가 처한 환경은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이슈에 대해서도 서로 마음 문을 열고 이야기하면서 이견을 좁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 다른 민족 간에 결혼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놓고 생활하는 것이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 정신건강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자녀의 대학생활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 떨어져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적응이 잘 안 돼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의욕도 상실할 수 있다. 특히 남가주에서 성장한 자녀들의 경우 미 동부의 춥고 눈이 많은 날씨에 잘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고 일년에 많아야 2~3번 정도밖에 가족을 만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서투른 인간관계, 학업 때문에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이 겹쳐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
멀리 떨어진 자녀가 어떤 심리적·육체적 변화를 겪고 있는지 부모는 알 방도가 없다. 현명한 부모라면 최대한 빨리 자녀의 룸메이트 연락처를 입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할 때나 안전 및 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수시로 연락해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만약에 자녀가 학업성적이 계속 떨어져서 비관 자살을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학업 성적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한 비상사태에 대비한 ‘플랜 B’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여유 있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 필요한 것들을 미리 준비한다
자녀를 떠나보내기에 앞서 아이가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방학 중에 준비해 두도록 한다. 이래저래 미루다가 개학 직전이 되어서야 이것저것 사려고 나서면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캠퍼스에 도착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생긴다.
룸메이트와도 사전 접촉이 된다면 학교생활에 필요한 비품들을 겹치지 않게 미리 살 수도 있다. 특히 학교에서 제공하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자녀와 함께 참석해서 학교의 정책 등에 대해 미리 친숙해진다면 자녀가 재학하게 되는 학교에 대한 이해심도 한결 높아질 것이다.
■ 학교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파악한다
모든 대학들은 재학생들을 위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신건강 상담에서부터 학점 관리를 위한 카운슬링 등 각종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진학할 대학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어떤 시설과 프로그램이 운영되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만약에 자녀가 몸이 아팠을 때 어떤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대학병원이나 인근 병원도 한번 들러보고 또한 정서적으로 위축되거나 학업 부진에 따른 우울증 등으로 고민할 때 어떻게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도 세세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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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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