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013년에 공연되어 호평 받은 발레 ‘오네긴’이 SF 발레의 2016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4월30일부터 5월8일까지 공연되는 ‘오네긴’은 John Cranko안무의 푸시킨의 소설 ‘유진 오네긴’을 바탕으로, 차이코스키가 남긴 피아노곡을 Kurt-Heinz Stolze가 오케스트라화했다.

1965년에 Stuttgart Ballet 가 초연했으며 SF 발레는 2012년에 처음으로 선보여 큰 성공을 본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발레의 83시즌(2016)은 1월 21일 개막 공연을 필두로 총 7편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William Forsythe의 현대무용Pas/Parts를 비롯 스토리 발레(풀렝스)로서는 ‘백조의 호수’, ‘코펠리아’등이 절찬 속에 공연됐다.

‘오네긴’은 마지막 프로그램의 풀렝스 발레로서 Cranko의 아름다운 안무, 토니상에 빛나는 Santo Loquasto 의 의상, James F. Ingalls의 조명과 함께 아름다운 이야기가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유진 오네긴’은 러시아의 문호 푸슈킨의 운문소설이다. 지성과 개성을 갖춘 오네긴은 사교계의 스타로서, 유산상속을 위해 백부의 시골 저택에 잠시 머물게 되는데, 이때 만나는 타티아나와의 운명적 사랑이야기. 거만하고 냉소적이었던 오네긴은 시골 생활이 지루하던 차에 친구 렌스키(시인)에 의해 동네 지주의 딸 두 명을 소개받게 된다.

한 명은 수수하고 사색적인 타티아나, 다른 한 명은 렌스키의 애인 올가였다.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던 타티아나는 오네긴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그러나 타티아나를 촌스럽게 생각한 오네긴은 오히려 렌스키의 애인 올가에 접근하며 춤을 추며 유혹한다. 질투심에 눈이면 렌스키는 오네긴에 결투를 신청하고, 결국 오네긴은 결투에서 렌스키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세월이 지난 뒤 방랑 생활에 지친 오네긴은 퇴역한 그레민 공작의 파티에 초대된다. 오네긴은 그곳에서 운명의 장난처럼 성숙하고 아름다워진 타티아나와 재회, 그녀에게 삶의 구원을 발견하다.

불타는 사랑으로 오네긴은 타티아나에게 구애의 편지를 보내지만 타티아나는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이고 그 삶에 충실하고 싶다며 그의 구애를 거절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원작소설을 쓴 푸슈킨은 작품이 발표된 뒤 6년 후, 실제로 자신의 아내를 연모하던 상대와 결투 끝에 서른여덟이라는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발레 ‘오네긴’은 드라마 안무의 거장 존 크랑코(John Cranko)에 의해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의해 초연됐다. 차이코프스키의 오페라 유진 오네긴과는 다소 차별화된 매력을 강조한 이 작품은 오페라와의 차별을 위해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28곡을 편곡하서 사용했다.

단순한 발레를 뛰어넘어 드마적인 전개가 관객들을 공감시키는 매력이 있는 작품으로, 오네긴과 타타니아가 만나는 1막, 몇 달이 지나 오네긴이 타티니아의 편지를 찢으며 오만하게 그녀를 거절하는 순간, 15년이 지나 공작부인이 된 타타니아와 오네긴이 재회하는 장면 등 풍성했던 나무기둥이 희망이 잎을 떨군 절망의 돌기둥으로 변해간다.

거울 속에 비치는 상대가 미래의 결혼상대자가 된다는 러시아 미신은 처음부터 이 작품을 관통하는 모티브로서, 타타니아는 거울 속에 비친 오네긴과 훗날 그레민공작을 거울 속에서 바라보며 남편에게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첫 사랑 오네긴을 향한 갈망 사이에서 고뇌한다.

처음 오네긴을 짝사랑 하던 시절, 그에게 편지를 쓰다 잠시 잠에 빠져드는 동안 거울에서 걸어나온 오네긴과 둘이서 춤을 추는 꿈은 매우 환상적이며 15년 후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온 오네긴이 다시 그녀 앞에서 나타나 춤을 권하지만, 이제 현실이 된 그 춤의 결말은 비극이었다.

▶공연 시간 : (Sat) April 30, 8:00 PM , (Sun) May 1, 2:00 PM, (Tue) May 3, 7:30 PM, (Wed) May 4, 2016, 7:30 PM, (Thu) May 5, 7:30 PM , (Fri) May 6, 8:00 PM , (Sat) May 7, 2:00 PM, (Sat) May 7, 8:00 PM, (Sun) May 8, 2:00 PM

▶장소 : SF 워 메모리얼 오페라 하우스(401 Van Ness Ave. S.F.,)

▶티켓 : www.sfballet.org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