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평식(아주투어대표)의 세계일주 길잡이
▶ 북유럽(2) 러시아
갖가지 색깔로 소용돌이치는 양파 모양의 돔으로 유명한 성 바실리 대성당. 우리에게는 게임‘테트리스’ 의 시작 화면으로 친숙한 건물이기도 하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이자,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머릿속에 헝클어져 있는 복잡한 역사들이 하나씩 제자리를 잡고, 나아가 가지를 더해가는 즐거움이야말로 여행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닐까. 러시아(Russia)는 역사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흥미로운 여행지다. 역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명소들과 문화·건축·음악·오페라·발레 등 세계 일류 문화가 러시아에 있다.
안데르센의 동화 같은 나라 덴마크(Denmark), 바이킹과 빙하의 땅노르웨이(Norway), 북유럽 예술의진수 스웨덴(Sweden, Kingdom of Sweden), 산타클로스의 고향 핀란드(Finland)를 잇는 북유럽 여행의 최종종착지는 러시아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초고속 열차를 타고 4시간여를 내 달리면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에 당도하게 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운하가 흐르는 ‘북방의 베니스’
1701년, 서른살의 표트르 대제는 유럽 순방을 끝내자마자 러시아 북방네바 강이 흐르는 늪지대에 ‘유럽으로 열린 창’이 될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표트르 대제의 새로운 도시건설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1712년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옮겨 왔고, 1918년 수도를 다시 모스크바로 옮기기 전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다. 또 이 시기에 화려한 문화와 예술이 꽃을 피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문호와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 등 위대한 문학가와 예술가가 탄생했다.
모스크바를 ‘러시아의 머리’라고 한다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심장’ 격이다. 유럽에 비해 유명세가 덜할 뿐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의 향기가 가득한 이 도시에는 일년 내내 다양한 공연이 끊이지 않으며, 역사의 여러 페이지를 장식한명소들을 순례하는 재미는 상상 그이상이다.
단,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노후시설이 많기 때문에 호텔 선정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수돗물이나 샤워물에서 녹물이 나오는 불쾌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아주투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특급 새 호텔인 크라운 플라자, 모스크바에서는 소피텔 등에 머물며 가장 쾌적하고 안락한 러시아 여행을선사한다.
도시는 네바강을 중심으로 101개의 섬이 580여 개의 다리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걸어서 감상하기 좋다.
운하 위 유람선을 타고 유유자적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북방의 베니스’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틱해에서 내륙으로 30㎞ 들어간 지점에 위치해 운하를 통해 핀란드 헬싱키, 스웨덴 스톡홀름, 에스토니아 탈린 등과도 연결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는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에르미타주 박물관’ (The StateHermitage Museum)이다. 프랑스어인 에르미타주는 우리 말로 ‘은자의 휴식처’ 정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다소 소박한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에르미타주를 만나게 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규모나 가치면에서 대영제국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러시아 회화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화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고대 유물, 보석류와 장식품 등 총300만여 점의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작품당 1분씩 감상한다면 무려 5년이 넘게 걸린다니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재까지도 명작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작품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리타의 성모, 렘브란트의 다나에, 고갱의 과일을 쥐고 있는 여자등 미술 교과서에서나 보던 걸작들은언제나 인기가 높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에 위치한 ‘여름궁전’ (Summer Palace)은 러시아 제국의 위엄과 황제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베르사유 궁전을 본떠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표트르 대제를 위한 여름궁전(페테르고프)과 그의왕비 예카테리나를 위한 여름궁전(차르스코예 셀로)으로 나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핀란드만이 보이는 터에 자리잡은 페테르고프는‘ 분수궁전’으로도 유명하다.
무려 1천 헥타르(약 3백만 평)의 광대한 면적에는 7층으로 이뤄진 폭포와 금빛 조각상이 즐비하다. 최고의볼거리는 64개의 다양한 분수로 삼손 분수, 이브의 분수, 피라미드 분수, 나무 분수, 체스 분수 등 표트르 대제의 재기넘치는 아이디어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서도 130여개의 물줄기를 내뿜는 대폭포분수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춰 분수궁전의 진수를 보여준다. 지하수에서 나오는 압력으로 분수가 작동하니, 새삼 선조들의 과학 지식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이외에도 명작 발레들이 상연되는 150여년 전통의 ‘마린스키 극장’ (Mariinsky Theater), 모자이크로 유명한‘ 그리스도 부활 대성당’ (Cathedral of the Resurrection of Christ), 네오클래식 양식의 건물인 ‘카잔 대성당’(Kazan Cathedral),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황금빛 돔을 가진 ‘성이삭 성당’ 등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풍성한 볼거리다. 특히, 데카브리스트 광장에 우뚝 서 있는 성이삭 성당 전망대에 오르면 황금으로 도금된 돔과 거대한 조각을 볼 수있다.
거대한 돔은 금으로 도금되어 있는데, 돔을 도금하는 데 자그마치 3만 3천kg의 금이 쓰였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홀한 전경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모스크바… 러시아인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뒤로 하고 모스크바(Moskva)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는 동시베리아와 같이 끝없이 펼쳐지는 평원과 울창한 자작나무 숲이 스쳐 간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 러시아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스크바를어머니처럼 느낀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수도 모스크바는 러시아의 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간직한 도시다.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여행했던 날의 기억이 필자에게는 선명하게 남아 있다. 크렘린 궁 근처에서 ‘삼성’·LG’· 현대’ 등 한국 기업들의 광고를 보고 필자는 반가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 구소련이 해체되고 러시아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국가부도 사태가 났는데 이무렵 삼성은 볼쇼이 악단을, LG 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유명 악단을 20년 넘게 지원했다. 또 ‘초코파이’부터 ‘신라면’ 등 한국 상품이 러시아에 그토록 많을지 미처몰았고, 러시아인들이 한국 사랑도 상상 이상이었다.
모스크바는 ‘크레믈(크렘린^Kremlin)궁’을 기점으로 원형 순환로 외곽에 직선도로 여러 개가 뻗어 있다. 크레믈은 성벽 둘레가 무려 2.4㎞로 그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크레믈 궁전은 러시아 역사를 고스란히 함축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수도를 이전하기 전까지 크레믈 궁전은 러시아 권력의 중심지였다. 러시아정권이 다시 모스크바로 귀환한 시기는 옛 소련 정부가 이곳을 청사로 활용하면서다.
크레믈궁이 다갈색 높은 벽 너머로 어깨를 쫙 펴고 있는 모습은 매우 남성적인 이미지를 자아낸다.
이 궁전은 특이하게도 러시아 건축가가 아닌 이탈리아 건축가가 설계했다. 내부에는 15세기 장대한 교회에서부터 현대적인 의회까지 다양한 건물이 들어서 있다. 대 크레믈 궁전을 비롯해 망루, 대회 궁전, 바로크 양식궁전 병기고, 원로원, 이반 대제 종루,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12사도 사원,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인 황제의 종, 황제 개인 예배 사원이었던 블라고베시첸스키 사원 등 많은 건물들과 보물들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크레믈과 함께 모스크바를 상징하는 붉은광장은 크레믈궁 동편에 자리 잡고 있다. 본래 ‘아름다운 광장’을 의미했지만 메이데이와 혁명기념일에 붉은 깃발을 손에 든 사람들이 광장으로 모이면서 지금과 같이 불리게 됐다. 광장 주변에는 상크트바실리 대성당과 러시아 국립역사박물관, 레닌의 묘 그리고 모스크바 최대 백화점인 굼백화점 등이 위치해 항상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모스크바에서는 또한 러시아 예술의 향기도 느낄수 있다. 걸출한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배출된만큼 이들을기념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톨스토이 박물관에는 그의 원고와 친필 편지, 톨스토이가 찍은 영화 필름과 육성을 녹음한 레코드판 등 귀중한 자료가 많이 전시 돼 있다. 유럽 예술품을 모아놓은 푸시킨 미술관, 1971년 개관한 도스토옙스키 박물관 등도 문화적 가치가 높다.
페테르고프는 ‘분수궁전’으로도 불린다. 800만㎡의 광대한 면적에 7계단 64개 분수가 향연을 펼친다.
에르미타주는 영국 대영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이 도시의 보물창고다.
<여행팁>
아주투어는 올여름, ‘북유럽·러시아 12박 13일’ 여행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 러시아의 보석같은 명소들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코스다. 6월 9일(목), 7월 6일(수), 8월3일(수) 세 차례 출발한다. 6월과 7월 여행에는 여행 멘토인 필자가 동행해 전 일정에 참여한다.
(213)388-4000 tourmentor@usaju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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