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쟁 불씨 아파트부지 팔고 소송도 매듭
▶ 박형은 담임목사 생활속 믿음생활 강조
박형은 담임목사가 세례식에서 어린이를 안은 채 부흥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성경에서 선지자 이사야는 그루터기를 강조한다. 나무를 베고 남은 밑동인 그루터기에서 싹이 돋듯이 멸망한 이스라엘 백성도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소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독교는 가난하고 연약할 때 정수가 된다. 교회도 고난과 핍박의 와중에서 비로소 본연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때 성령의 도움 가운데 교회는 부활의 파도에 다시 올라탄다.
신년예배에서 교회 지도급 어른들이 성가를 부르며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동양선교교회(OMC) 박형은 담임목사는 오는 9월 임동선 원로목사와 남미 선교여행을 함께 떠난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을 돌며 복음을 나누고 선교사를 지원하는 일정이다. 여기에 원로장로들과 시무장로들까지 가세해 선교에 동참할 계획이다.
올해 93세인 임 원로목사와 박 목사가 함께 선교에 나선다는 자체가 상징성이 크다. 동양선교교회를 개척하고 대표적인 이민교회로 이끈 원로목사와 1.5세 출신 현역 담임목사가 선교지에서 동고동락하는 모습은 교회가 정상 괘도를 되찾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원조와 미래가 손을 잡고 교회의 본질에 집중하는 장면은 이 교회의 교인은 물론 동양선교교회를 바라보는 많은 기독교인에게 흐뭇한 안도감과 소망을 갖게 한다.
한인교회의 맏형 격이던 동양선교교회는 내분으로 인해 한때 교인이 400명 선까지 줄어들었다. 지금은 출석 성도만 1,300명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전에 교회를 떠났던 교인보다는 아예 새로 등록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또 자녀를 동반한 30~40대가 급증하는 것도 교회의 앞날을 밝게 바라보게 하는 부분이다.
“교인들의 분별력이 아주 높아졌어요. 교회가 해야 할 본질적인 일에만 충실하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제 법정 소송도 모두 끝났고 어느 교회보다 편안해졌어요. 900만달러에 달하는 빚도 모두 갚았습니다. 싸움만 안했어도 진작에 성장 가능성이 아주 큰 교회였어요. 이제는 앞을 바라보고 나아갈 뿐입니다. 오히려 아픈 경험이 값진 힘이 되고 있죠.”
박형은 담임목사는 원래 영어권 사역자였다. 나성영락교회의 영어교회(EM) 성장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그가 1세 목회의 현장에 뛰어들어 지난 5년 동안 온갖 풍상을 겪은 셈이다. 그런 만큼 배우고 다짐하는 게 적지 않다. 목회의 핵심이 단단한 열매로 영글어졌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결국 돈 때문입니다. 부해져서 문제인 거죠. 부동산이 늘어나고 가격이 높아지면서 욕심도 파생되는 겁니다. 돈과 권력의 싸움이에요. 어디 선교 더 하자고 싸우는 교회 보셨습니까?”
동양선교교회는 분쟁의 단초이던 주차장 옆 아파트를 아예 팔아버리고 매각 대금으로 은행 부채를 털어버렸다. 박 목사는 이후로 싸움 거리가 없어져 화평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의 모토인 선교, 교육, 봉사에 대해서도 새롭게 접근하는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습니다. 1세의 신앙이 살아야 2세 교육이 바로 섭니다. 2세를 선교 대상으로 봐야 합니다. 1세의 기준과 시각을 요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포용하며 복음을 이어가야 합니다. 대를 잇는 교회가 중요하죠.”
자녀의 눈에 주중과 주일에 보이는 부모의 모습이 이중인격자로 보이지 않고, 부모도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온 가족이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가정사역이 시급하다고 박 목사는 말했다. 신앙생활과 이민생활의 고난도 부모와 자녀가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기독교 교육은 가정교육이 우선이고 교회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세상은 기독교인들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보고 예수님을 알게 됩니다. 어느 때보다 성경이나 예수님에 대한 지식은 넘쳐납니다. 몰라서 못 믿는 시대가 아닙니다. 하지만 말씀이 삶에서 나타나야죠. 위선자니, 예수쟁이니 하는 손가락질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박 목사는 봉사의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에서 일하는 건 신앙의 훈련이며, 진짜 봉사는 교회 밖 지역사회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직히 대형교회는 성경적 교회가 아닙니다. 마켓에서 성도를 만나도 목사가 몰라봅니다. ‘능력의 종’ 운운하는 건 목회자를 죽이는 쥐약이에요. 교회의 부흥은 숫자가 아니라 망가진 걸 고치고, 죽은 걸 살리는 거 아닙니까? 진정한 교회 부흥은 안 믿는 사람이 세례 받는 거죠. 성도는 느는데 세례가 없다면 어느 교회는 작아지고 있다는 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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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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