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베이지역의 (프로)농구팀 Warriors가 연전연승, 그 이름값을 하고 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Warriors는 勇士는커녕 오합지졸이 뭉친 구단이었다. 어쩌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도 기지개 한번 펴보지 못하고 탈락, 농구팬들에게 실망만 안겼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름 값을 할 날이 오기 마련, Warriors는 작년에 우승컵을 거머쥐며 드디어 숙원을 풀었다. 올해도 이름에 걸맞는 연전연승의 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勇士팀이 또다시 우승하길 바라는 마음, (베이지역 주민이면)누구나 한결같을 것이다.
勇士… 참으로 글자의 모양(새)만보고있어도 용기가 불끈 솟아나는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속의 DNA 때문일까? 수많은 전투… 전쟁으로 얼룩진 인류의 역사 속에서 그 누군들 勇士의 DNA없는 자가 있으리요. 勇士… 한문에서는 날랠 勇자, 군사士를 썼다. 영어로는 warriors. 그러나 영어의 warriors… 즉 전쟁군사라는 뜻과 달리 한문에서는 전투나 전쟁의 뜻보다는 문자 앞에 勇, 즉 용맹할 勇자를 먼저 썼다. 鬪士, 軍士도 있지만 전쟁에 임하는 군사의 이미지로서 勇士란 단어가 더욱 강렬한 이유는 전쟁의 승패에서 먼저 선행되어야하는 것이 바로 군사들의 사기, 勇士들이 모인 집단이어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용기란 무엇일까? 다소 심리적인 상태를 내포하고 있지만 용기란 객기, 패기와도 다르다. 무조건 행동한다고해서 그것이 모두 용기인 것은 아닐 것이다.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죽음의 현장… 바로 그 생사가 갈리는 순간에 비로소 알 수 있는 차이일는지도 모른다. 이미 죽음을 초월하여… 생사가 하나되어 전장을 누비는 용사들의 용기는 참으로 감동적이다. 그것은 작전참모나 죽음 밖에 숨어있는 후방의 군사들과도 또 다르다. 참으로 죽음을 싸우고 죽음을 죽을 수 있는 용기야말로 더 이상 죽음도 삶도 없는 무의식의 니르바나…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또다른 야성, 제 3의 지성일지도 모른다.
용기를 주는 음악… 위대한 전쟁음악으로서, 인류는 많은 작품들을 남겼지만 베를리오즈의 작품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파가니니는 베토벤이 무덤에서 살아나왔다고 극찬했지만 베를리오즈만큼 걸출했던 관현악 수법의 달인도 없었다. 특히 ‘트로이’ 4막 ‘Royal hunt & storm’을 듣고 있으면 과연 인간으로 태어나서… 아니 인간에게 이러한 예술을 쓸 수 있는 재능을 선사한 神에게 경이감을 갖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음악이 음악이 되어야하는 목적… 즉 광장의 예술로서 베를리오즈의 작품만큼 들어줘야하고, 꼭 연주되어야 할 작품도 드물 것이다.
헥터 베를리오즈(1803-1869). 파가니니를 비롯하여 낭만주의 모든 자들이 그를 지목하여 극찬했지만, 그는 자신의 위치에 안주하기 보다는 늘 도전적인 삶을 살았다. 극음악 ‘파우스트의 겁벌’, ‘로미오와 줄리엣’ , ‘트로이 사람들’ 이 그것으로, 특히 ‘트로이 사람들’은 오페라 단편으로서는 가장 길고, 스케일이 컸다.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던 베를리오즈는 (호머의)일리어드를 읽고 열광한 나머지 오페라화 하기로 결심, 수년간 심혈을 기울인 끝에 (1858년)완성을 보았지만 워낙 규모가 방대하여 무대에 올려 보지도 못하고 1869년 세상을 떠나고 만다.
로마인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아스(Aeneis)’를 토대로 작곡가가 대본을 썼는데, 이 작품에 주목하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객기… 허풍으로밖에는 볼수 없었던 이 작품은 1863년 간신히 3막으로 줄여져 파리에서 초연됐지만, 그나마 이해하는 청중들은 거의 없었다. 그리스군의 트로이의 목마 기습으로 트로이의 함락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영웅 아이네이아스의 처소에 죽은 헥토르의 망령이 나타나 트로이 멸망과 로마의 건국을 예언한다. 트로이의 패전 영웅 아이네이아스는 긴 방랑 끝에 카르타고의 디도 여왕을 만나 사랑하지만, 결국 로마 건국의 사명 때문에 디도를 버리고 떠난다는 이야기.
5막이 모두 공연된 것은 작곡가 사후인1890년 독일 칼스루에에서였고, 오리지널의 초연이 이루어진 것은 작곡가 사후 1백주기를 맞은 1969년이었다. 오늘날에는 勇士의 음악… 베를리오즈 예술의 ‘최고 결정판’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휘자 콜린 데이비스에 의해 발굴된 오페라는, SF 오페라가 지난해 공연하는 등 점차 세계적으로 연주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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