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세 퇴직 맥커리…부부소득 최고 14만달러 주거비·교통비·식비 절약 순재산 140만달러 ‘여유’
▶ 38세 퇴직 제이콥슨…조기은퇴 결심 아파트 이사 70% 저축 200만달러 모아 비용 적은 해외여행 소일
서른세 살에 은퇴한 사람이 누리는 삶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2년 전 33세의 나이로 일찌감치일손을 놓은 저스틴 맥커리는 “하루하루가 해야 할 일이 전혀 없는 일요일 같다”고 떠벌렸다.
“세상의 모든 시간이 다 내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지낸다”는부연설명도 내놓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에 거주하는 맥커리는 “가진 것이라곤 시간밖에 없는배고픈 무직자와 조기은퇴자를 혼동해선 곤란하다”며 “나는 열심히 돈을 모아 자유를 샀다”고 강조했다.
2년 전까지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그는 은퇴 후 매일 5성급 호텔에서나 맛볼 수 있는 ‘특식’을 하고, 정기적으로 가족단위 휴가여행을 떠나며 평소에도 하이킹과 수영 등 야외활동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렇다면 그가 40이 되기 훨씬 전에 고단하고 살벌한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고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즐기게 된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아마도 그의 출신성분이 ‘금수저’일 것이라 지레짐작 할 지 모른다. 그러나 맥커리는 자신이 운영하는 개인 재정블로그(www.RootOfGood.com)에 올린 글에서 “나와 아내의 소득과 직업은 남들보다 유달리 높지도 않았고 좋지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대신 맥커리와 그의 뒤를 이어 최근 조기 은퇴한 아내는 평소 소득의 절반을 저축하고 라이프스타일이 부풀려지는 것을 막으려 노력했다. 한마디로 ‘짠돌이와 짠순이’로 검소하게 살면서 은퇴자금을 비축했다는 얘기다.
맞벌이 시절 부부 합산소득이 14만1,000달러 위로 올라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다람쥐가 도토리 모으듯 은퇴자금을 적립한 결과 현재 총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재산액만 140만달러에 달한다.
현재의 위치에 도달할 때까지 맥컬리 부부는 주거비, 교통비와 식비 등 이른바 3대 경비를 악착같이 줄였다.
이들 부부는 지금도 로스쿨 재학시절에 마련한 조그만 하우스에서 생활한다. 대학졸업 이후 단 한 번도 새 차를 구입한 적이 없고 외식은 거의 하지 않는다. 매일 먹는다는 5성급 호텔 수준의 특식은 100% 집에서 만든 가정식이다. 이처럼 근검절약이 몸에 밴 라이프스타일이지만 매년 휴가여행만은 빼먹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온 가족이 멕시코를 다녀왔다. 이때에도 여행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크레딧카드 보상 포인트를 사용했고, 그 덕분에 다섯 식구가 일주일간의 여행에 들인 경비를 4,500달러로 막아냈다.
조기 은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맥커리가 주는 도움말은 “라이프스타일을 부풀리지 말고 절약하고, 절약하며 또 절약하라”로 요약된다.
그는 “무엇보다 은퇴경비로 얼마가 필요한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은퇴를 심각하게 고려중이라면 소득 가운데 많은 부분을 저축하라”고 권했다. 맥커리는 전체 가계소득의 50%를 “가장 이상적인 저축률”로 제시했다.
제레미 제이콥슨도 맥커리와 마찬가지로 30대에 직장생활을 접었다.
전기기사였던 그는 필리핀의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조기은퇴를 결심했다고 한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신나게 휴가를 즐기다가 쉬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뜬금없는 생각에 사로잡혔다”는 것.
그는 휴가에서 돌아온 즉시 차와 집과 모터사이클을 처분한 후 회사근처의 조그만 아파트로 이사해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다.
이렇게 경비절감에 열을 올리다보니 38세에 조기은퇴를 할 만한 형편에 도달했다.
과거 아내의 벌이까지 보탠 부부합산소득이 연 13만5,000달러를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나 현재 제이콥슨 내외의 순재산액은 200만달러를 웃돈다.
그는 “일찌감치 일손을 털고 싶다면 최소한 전체 소득의 절반을 꼬박꼬박 저축하고 세금을 극소화하라고 권했다. 제이콥슨은 자신의 경우 조기은퇴를 결심한 후 세후소득의 70%를 꾸준히 적립했다고 털어놓았다.
소득에서 생활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 전형적인 ‘짠돌이’ 전략이다.
그는 조기은퇴를 했기 때문에 소셜시큐리티 연금액이 줄어들겠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계산을 해보니 은퇴적령까지 일을 해봤자 소셜시큐리티 연금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이콥슨과 그의 가족은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만든 식사를 하며 교제를 나누는 등 많은 돈이 필요치 않은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전체적으로 제이콥슨의 은퇴경비는 연 4만달러 가량으로 지난해 그가 블로그를 통해 벌어들인 것과 거의 비슷한 액수다.
이들은 은퇴생활의 대부분을 가족여행으로 보낸다. 물론 생활비가 적게 드는 국가를 중심으로 여행 목적지를 선택한다.
예를 들어 태국의 경우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이 딸린 1베드룸 아파트에서 메이드 서비스를 받아가며 어린 아들을 포함한 세 식구가 호사스런 휴가를 즐기는데 월 400달러면 족하다. 인피니티 풀은 바다와 이어진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수영장을 뜻한다.
제이콥슨과 그의 아내는 은퇴 후 지금까지 대략 20여개 국가를 ‘저가 방문’했다.
조기은퇴를 “대체불가능한 독특한 경험”으로 표현한 제이콥슨은 “나인-투-파이브로 묘사되는 직장생활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고 싶다면 미국이 제공하는 엄청난 부와 기회를 물건을 구입하는 따위의 단기적인 경험에 소모하지 말고 자유를 사는데 사용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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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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