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숫자놀음을 해보자. 16억의 1%는 얼마인가. 10%가 1억6,000만이니까 1,600만이다.
“극렬 회교 원리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와 이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다.” 파리에서 두 차례, 그리고 넉 달 만에 브뤼셀에서 또 테러가 발생했다. 그 때마다 나온 소리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을 비롯한 서방지도자들로부터.
틀리지 않은 지적 같다. 전 세계의 이슬람 인구는 16억에 이른다. 그 이슬람 인구의 절대다수는 평화를 염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소수의 이슬람 인구가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서방을 증오한다. 대부분이 불신자에다가, 또 기독교라는 사단의 종교를 믿는 서방은 그들이 보기에는 오직 박멸대상일 뿐이다.
그 소수를 얼마로 보아야 할까. 10%. 아니 줄이고 또 줄여 1%로 잡은 것이다. 그 1,600여만이 행동에 나선다. 자살공격도 불사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 벌어지게 될까. 그런 상항이 온다면.
웬 숫자놀음에, 불길한 상상인가. 그건 다름 아니다. 유럽이 뒤집어 져서다.
1,600만에 비하면 말 그대로 극소수다. 400여명으로 추산된다고 하니까. 난민물결과 함께 유럽에 잠입한 ‘훈련된 IS전사’를 말하는 거다. 이와 별도로 5,000명 정도의 유럽태생 이슬람교도들이 IS의 깃발아래 시리아내전에 참전해 경험을 쌓고 유럽으로 귀환했다는 보고다. 이와 함께 유럽이 테러리즘의 전쟁터가 되고 말아서다.
브뤼셀 학살은 무엇을 일깨워주나. 유럽연합(EU)의 수도다. 유럽의 심장인 셈이다. 그 브뤼셀에서 파리에 이어 또 다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했다. 그러자 줄곧 제기되고 있는 질문이다.
“IS로 상징되는 이슬람이스트 지하드세력의 테러전선이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지적이다. 15년 전부터 시작된 그 전쟁은 최근 들어 더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뒤 따르는 우려다.
경제평화연구소(IEP)가 발표한 최근 글로벌 테러리즘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테러로 희생된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3만2,685명이다. 전해의 1만,8,111명에 비해 무려 80%가 늘었고 지난 15년 동안에는 9배가 늘었다.
테러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역은 이라크, 나이제리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시리아 등으로 2014년 테러 희생자의 78%를 이들 나라들이 차지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테러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국가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동, 아프리카 국가 외에도 유럽 국가들의 테러지수도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환점을 이룬 시기는 2015년 5월께로 보인다’-. 프랑스 풍자전문 주간지 ‘샤를리 엡도’의 파리 사무실에 테러리스트들이 난입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130여명의 사망자를 낸 2차 파리 테러가 발생한 것은 같은 해 11월.
이 잇단 테러사건을 수사하던 연계선상에서 유럽의 정보당국은 IS의 점 조직망이 유럽에 침투한 사실을 포착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브뤼셀 테러는 2차 파리 테러에 이어 IS가 배후에서 지휘한 본격적인 동시다발 테러로 지난해 5월 IS는 이미 유럽에서 테러전선을 확대한 사실을 뒤늦게 알 게 된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4개월 사이 잇달아 발생한 파리테러와 브뤼셀테러는 예상되는 IS의 유럽 테러 대공세, 그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자살공격을 마다하지 않는 것인가.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뒤이어 제기되는 질문이다. “그들의 프로젝트를 알리고 이해시키는 것이다.”
어틀랜틱지의 진단이다.
“그들은 결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인류 학살에 목말라 있다. 같은 회교도지만 배교자이므로 2억이 넘는 시아파도 단지 학살대상일 뿐이다. 그들은 그리고 그 같은 대학살을 임박한 세계종말의 전조로 해석하고 있다. 그들의 단 한 가지 목표는 중세형 칼리프제국 건설에 있다.” 계속되는 진단이다.
그 IS가, 또 다른 회교극렬주의 무장집단이 학살을 저지른다. 그럴 때마다 서방지도자들은 그들은 이슬람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회교도의 33%가 IS의 칼리프제국건설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독실한 가톨릭, 복음주의 개신교도, 정통 유대교도들의 입장에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상황이 선명히 보인다. 그런데 정치권을 비롯한 서방의 엘리트들은 실업률을 낮추면 해소될 문제 정도로 인식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페기 누난의 말이다.
대부분이 무신론자 아니면, 회의론자다. 때문에 종교문제를 항상 등한시 하는 것이 서방지도자들이란 지적이다. 종교적 문맹(文盲)이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거다.
날로 확산되고 있는 극렬 이슬람이스트의 테러전선. 꽤나 길고 어려운 전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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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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