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은 각종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어떻게 터마이트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일반인들은 터마이트(Termite)가 집안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은 편이다.
터마이트는 나무를 갉아 먹는 벌레다. 미국의 주택은 거의 다 목조구조물로 되어있기 때문에 주택 소유주가 가장 싫어하는 불청객 터마이트의 출현은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만일 터마이트가 집안에 있다면 이는 마치 우리 몸속에 암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터마이트(보통 흰개미로 칭함)는 땅속과 죽은 나무속에서만 사는 벌레다. 추운 겨울에는 땅속에 숨어 있다가 따스한 봄이 되면 서서히 기어나와 먹이를 찾아 나무속으로 파고든다. 지상에 지어진 집은 터마이트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하여 나무로 만들어진 담, 우체통 나무기둥, 땔감나무 등 지상에 존재하는 죽은 나무는 모두 터마이트가 즐기는 먹잇감이다.
터마이트의 구성가족을 살펴보면 짝을 짓고 다른 곳에 새로운 둥지를 틀기 위해 유일하게 지상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는 날개달린 터마이트(Swarmer : Winged Termites)를 비롯하여 앞서 언급한 일꾼(흰개미), 병정, 생식과 번식을 담당하는 왕과 여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가족 중 일꾼인 흰개미만이 주택 나무구조물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는 해충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평생 다른 식구들의 먹이조달을 담당하고 있다. 병정은 터마이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침입자를 방어하고 공격하는 역할만을 담당할 뿐 터마이트 새끼 부화를 담당하는 왕 그리고 여왕과 더불어 스스로 먹이를 조달하지 못하고 일꾼이 침탈하여 조달해준 먹이를 먹고 살아간다.
평생 나무를 먹고 식구를 먹여 살리는 일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흰개미는 터마이트 가족 구성원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터마이트는 번식과 활동에 필요한 적절한 습기와 화씨 60도 이상의 따스한 곳에서만 존재하는 고로 미국에서는 동토인 알라스카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에서 발견이 되고 있다.
본래 터마이트는 일반 숲속에 살면서 쓰러져 있는 죽은 나무를 먹어치워 흙으로 변화시키는 유익한 곤충이나 우리 인간들이 거주를 위해 나무구조물로 집을 짓고 난방시설까지 설치하는 틈을 타 나무먹이 침탈을 위해 4계절 내내 따스한 집안으로 침투하게 된 것이다.
터마이트는 나무속과 땅속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 나무섬유가 주식이고 항상 어두운 곳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눈이 퇴화되어 있고 만일 밖으로 나왔을 시는 죽어버리고 만다. 따라서 나무구조물표면에서 터마이트 피해가 발견되었을 경우 나무속은 보통 이미 큰 피해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한 나무기둥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나무속만을 파먹고 동시에 나무속을 공동화 시켜버리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겉이 멀쩡한 나무구조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참사로 진행될 수 있다.
터마이트의 흔적은 실상 찾아내기가 무척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터마이트 검사는 항상 긴장이 따르기 마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점의 증거도 남기지 않은 관계로 마치 완전범죄처럼 그 존재와 피해를 찾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터마이트 흔적으로 봄에 짝을 짓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날개달린 터마이트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표면에 만든 진흙관(Mud Tube)을 들 수 있다. 날개달린 터마이트는 가장 쉽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존재이나 진흙관을 통한 확인은 대체로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벽에 먼지(혹은 진흙먼지)와 빗물에 섞여 흘러내린 긴 자국을 터마이트 진흙관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런 경우 송곳이나 드라이버로 긁었을 때 부스러지고 속에 작은 구멍(이동통로)이 보인다면 이동 진흙관으로 의심할 수 없다. 어떤 때는 아예 드러난 이동통로에서 흰개미 떼가 쏟아지듯 기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마치 거미줄에 섞인 먼지가 지하실 천정이나 나무기둥에 매달려 있는 것들이 간혹 눈에 뜨이기도 하는데 역시 송곳이나 드라이버로 긁었을 때 부스러지고 작은 구멍이 보인다면 이 또한 터마이트 진흙관일 가능성이 높다.
드러난 지하실 천정 나무구조물 표면(나무결)이 너덜너덜하고 마치 썩은 듯한 줄무늬를 보이는 경우 송곳으로 나무기둥을 찔렀을 때 별 저항 없이 쑥 들어간다면 터마이트가 이미 나무속을 많이 파먹은 증거이며, 송곳이 쉽게 들어가지 않으나 송곳 손잡이로 나무를 두들겼을 때 속이 빈 소리가 난다면 이 역시 나무속을 터마이트가 파먹어 공동화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하튼 터마이트의 확인작업은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경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주택 수리비를 방지하기위해 즉시 면허소지 터마이트 검사관이나 방제회사에 연락하여 검사의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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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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