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도시서도 2,580~1만3,800달러 제각각
▶ “장의업체 가격정보 제공 꺼려 불편” 사이트 구축, 어떤 종류 장례식 할 것인지와 예산 먼저 정해야
● ‘마지막 가는 길’ 바가지 피하려면
사람들은 자신의 장례식 비용을 알아보는 ‘마지막 가격샤핑’을 뒤로 미루려든다하지만 이 세상에 지불하는 마지막 경비인 장례비는 지역별 격차가 클 뿐 아니라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장의서비스의 종류와 질에 따라 가격편차가 대단히 심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비교샤핑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난 10월 장례소비자연합(FCA)과 미국소비자연맹(CFA)이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풀서비스 장례비용은 2,580달러에서 1만3,800달러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FCA와 CFA의 공동서베이는 같은 도시에서도 장례비 최고가와 최저가 사이의 격차가 200%를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장례비 관련 규정에 따라 장의사들은 전화로 비용을 문의를 해온 소비자들에게 가격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장의업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자체 웹사이트에 가격정보를 올려놓은 장의사도 전체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FCA의 전무이사로 활동하는 조슈아 스로컴은 “장의업계가 필요 이상으로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의사들이 가격정보 공개를 유난히 꺼리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비교샤핑 사이트 파팅닷컴(Parting.com)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었다.
파팅닷컴의 공동창업주인 타일러 야마사키오와 윌 창은 수개월간의 작업을 거쳐 미국 내 전체 장의사들의 상세한 개별 가격정보를 모아 무료 사이트에 담아 놓았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파팅닷컴 사이트로 들어가 검색창에 거주지 ZIP코드와 원하는 타입의 장례식을 입력하면 해당지역 장의업체들이 제시하는 견적가격을 볼 수 있다.
장례식 종류는 전통 장례(traditional)와 뷰잉과 예식을 거친 화장(cremation memorial), 즉시 매장(immediate burial)과 즉시 화장(direct cremation)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전통장례와 예식을 거친 화장이 가장 일반적이며 즉시 매장과 즉시 화장은 장례식을 생략한 채 매장을 하거나 화장하는 방식으로 주로 무연고자 시신을 처리하는데 사용된다.
파팅닷컴의 공동창업주인 야마사키는 지난 봄 할머니의 장례식 준비로 애를 먹은 후 장례비용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섰다.
당시 야마사키는 온라인으로 장례비 견적을 뽑으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온라인으로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장의사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전화를 걸어도 ‘불통’이긴 마찬가지였다. 장의업체들은 ‘직접 방문’을 요구하며 야마사키가 원하는 정보를 내주지 않았다.
수수료를 받고 가격샤핑 보고서를 공개하는 유료사이트가 몇 군데 있었으나 내용이 제한적이라 별 도움이 안됐고 FCA 로컬지부들이 포스팅한 지역별 장례비 정보 역시 마찬가지였다.
파팅닷컴 구축을 위해 동업자인 야마사키와 윌 창은 미국 전역의 장의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가격 리스트를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장의사들 중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가격 목록을 보내주었으나 그렇지 않은 업체들로부터 정보를 얻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둘은 고객을 가장해 장례비 견적을 뽑는 방식으로 어렵사리 원하는 정보를 입수했다.
가격샤핑은 소비자들의 장례준비에 적지 않은 차이를 만든다.
로컬 리뷰사이트인 앤지스 리스트(Angie’s List)의 대변인 체릴 리드의 지적대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족들이 늘 이용하던 장의사를 찾아가서 그들이 말하는 모든 것을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에 대해 스로컴은 “장례는 상당한 비용을 필요로 한다”며 “이렇듯 많은 돈을 지불해 상품과 용역을 구입하면서 셀러(seller)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도대체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스로컴은 “차를 사거나 집을 팔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자를 고용할 때, 혹은 6,000달러 상당의 주방용품을 구입할 때에도 그렇게 경솔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장의사협회(NFDA)의 밥 알링턴 회장은 자신이나 아니면 가까운 지인의 장례식을 준비할 때 로컬 장의업체들을 찾아다니며 가격비교를 하기에 앞서 어떤 타입의 장례식을 원하는지부터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FTC의 장례식 규정에 따라 고객들은 그들이 원하는 유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추모의식을 원하는지, 장례식 절차에 뷰잉을 포함할 것인지 알고 있으면 정확한 견적가를 뽑을 수 있다.
테네시주 잭슨 소재 알링턴 퓨너럴그룹의 사장이기도 한 알링턴은 “장례 서비스 선택은 부페라인을 따라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음식진열대에서 원하는 음식을 선택한 후 캐시어에게 값을 지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례 고객들은 필요한 서비스를 고른 후 거기에 해당하는 대가를 치르면 된다는 뜻이다.
앤지스 리스트의 리드는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들어갈지 미리 감을 잡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NFDA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뷰잉과 매장을 포함한 장례식의 중간 경비는 7,181달러다. 이에 비해 뷰잉을 곁들인 화장의 중간가는 6,078달러다.
리드는 “집에 그 만한 현금을 놓아두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고인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준비를 위해 얼마를 비축해두었는지, 가족들의 어느 정도 장례경비를 보탤 수 있는지 미리 안다면 어느 장의사에서 어떤 종류의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야마사키는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장의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서로 비교해가며 샤핑을 하라고 권했다. 아무래도 시설과 서비스가 좋으면 비용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알링턴은 “장의업체에 따라 시설과 서비스 수준이 저가숙박업체인 모텔 6와 고급 호텔 매리엇트만큼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뷰전문업체들의 평가를 읽은 후 고려중인 장의사를 직접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고 권했다.
알링턴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타계한 후 허둥지둥 장례준비를 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가격샤핑을 하면 적지 않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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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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