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얼리니스트 제니퍼 고씨가 올해는 베토벤 음악으로 LA리사이틀을 갖는다. '브릿지 투 베토벤: 음악을 통한 정체성 찾기'(Bridge to Beethoven: Finding Identity Through Music)이다.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해온 제니퍼 고씨는 이날 베토벤 바이얼린 소나타와 베토벤의 영향을 받은 컨템포러리 작곡가 앤드류 노만, 비제이 아이에, 앤소니 정의 새로운 작품들을 10년 지기 유명 피아니스트 샤이 보스너와 함께 선사한다.
오는 26일 오후 8시 베버리힐스에 위치한 왈리스 애넌버그 센터 포 퍼포밍 아츠(9390 N. Santa Monica Blvd.) 에서 공연하는 바이얼리니스트 제니퍼 고(39)씨와와 전화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2년 전 바흐 마라톤에 이어 '브릿지 투 베토벤'이다.
▶위대한 음악가 베토벤을 연주하게 되어 너무나 즐겁다. 피아니스트 샤이 보스너와 10년을 함께 해왔는데 이제 베토벤 소나타에 도전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뮤직 브릿지와 샌프란시스코 퍼포먼스, 라구나 비치 뮤직페스티벌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9월부터 '브릿지 오브 베토벤'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투어를 하고 있다.
- 컨템포러리 작곡가 앤드류 노만의 곡은 초연이라고 들었다.
▶앤드류 노만의 베토벤 소나타 30번 컴패니언 피스(Companion Piece to the Op. 30 Sonatas)는 정말 아름답게 쓰여 진 곡이다. 앤드류 노만은 LA출신인데 그처럼 훌륭한 작곡가의 새로운 작품을 처음 연주한다는 것에 흥분해 있다. '브릿지 투 베토벤' 프로젝트에는 앤드류 노만 외에 인도출신 작곡가 비제이 아이에, 대만계 작곡가 앤소니 정이 참여했다. 우리 시대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위대한 음악을 연주하고 싶은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 피아니스트 샤이 보스너와 10년 지기라면 남편보다 더 가깝겠다
▶(웃음) 보스너와는 베토벤처럼 함께 좋아하는 아티스트, 아트 앤 뮤직을 항상 이야기한다. 우리만의 언어가 있고 특별한 감정을 공유하는 음악이란 생생하고 호흡하는 유기체이다. 평소 다른 아티스트와의 대화를 즐긴다. 삶의 연장선이라 여기고 음악 커뮤니티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 음악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 서로가 서로의 콘서트에 참석하고 각자가 뮤지션으로, 연주가로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가를 이야기한다.
- 존 애덤스, 필립 글래스 등 주로 생존해있는 현대 작곡가들의 신곡을 연주해왔다.
▶우리의 일생동안 작곡된 현대음악은 과거와의 중요한 대화이자 음악적 전통의 연장이라 생각한다. 결국, 어제 쓰여 졌던, 300년 전에 쓰여 졌던 간에 음악에 접근하는 방법은 같다. 뮤지션으로서 사랑하는 것은 스스로를 음악의 일부가 될 때까지 음악 속에 빠져서 나와 내가 연주하는 곡이 합일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 마크 그레이의 '무궁화: 샤론의 장미'를 LA매스터 코랄과 협연한 것도 그렇고 늘 새로움이 가득한 연주회인 반면 어렵게 느껴진다.
▶이번 연주회는 전혀 어렵지 않다. 베토벤이지 않는가. 90분 동안 베토벤을 원 없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LA연주는 한인 관객들이 있어 늘 행복하다. 지금 살고 있는 뉴욕도 한인타운이 있고 한국 식당이 있지만 LA는 나를 환영한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한국 음식이 너무나 맛있는 LA가 마치 고향같이 느껴진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인데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이 피플'(My People)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인간으로, 뮤지션으로 난 뼛속까지 코리안이다. 항상 열심히 노력하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충실한 한국인. 어린 시절을 보낸 시카고 근교는 한국 가정이 우리 가족뿐이었다. 한인들이 별로 없어서 다른 사람들 속에서 음악으로 대화할 수 밖에 없었다. 소수계로서 생존 방식이 음악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뮤지션 친구들은 내게 가족과 같다.
-음반 발매 및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 가을 러시아 지휘자와 녹음한 차이코프스키 앨범이 9월 발매예정이다. 1994년 차이코프스키 콩쿨 우승으로 데뷔해서 남다른 각오로 즐겁게 녹음을 했다. 또, 바흐 마라톤의 스테이지 버전으로 로버트 윌슨 연출의 바흐 전곡 연주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2년 내에 바흐 전곡을 연주할 기회가 또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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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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