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에어 그룹 회장
아르헨티나 출신인 체 게바라는 의대 재학 중 모터사이클을 타고 남미일주 여행을 떠났다.
당시 우익 정부가 들어선 남미 국가들은 비약적 경제 발전을 이룩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빈곤에 허덕이며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그는 억압과 착취의 현실을 개탄하며 마르크스주의에 공감하게 된다.
졸업 후 과테말라에 정착해 진료를 하다 조국 페루에서 쫓겨나 망명 생활을 하던 여성 인권 운동가와 결혼하면서 사회주의에 더욱 심취해 갔다. 얼마 후 그들이 지지하던 아루벤스 정부가 CIA 지원을 받은 반정부 세력에 전복되면서 아내와 함께 멕시코로 도망쳤다.
이곳에서 게바라는 피델 카스트로와 운명적 만남으로 쿠바 혁명에 가담하여 친미 성향의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 시키고 2인자로 떠오르게 된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막강한 권력을 버리고 볼리비아에 잠입해 게릴라 활동을 벌이다 39세로 혁명가의 삶을 마감했다.
세상 어디든 누군가 부당하게 고통 받고 있다면 진심으로 슬퍼하는 인간이 돼야 한다. 사랑이 없는 혁명가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던 게바라가 다시 돌아와 오늘의 쿠바를 본다면 국민들에게 무엇이라 대답할지 궁금해진다.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일반의 예상과 달리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사회주의자임을 자처한 버니 샌더스의 열풍이 거세게 불며 난공불락의 민주당 후보로 꼽힌 힐러리 클린턴을 위협하고 있으며, 공화당에선 유력 후보로 꼽히던 잽 부시가 예상치 못했던 트럼프 돌풍에 휩 쌓여 낙마한 이변이 연출됐다.
최저 임금 인상과 부자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해 의료보험을 국가가 관장하며 공립 대학을 무료화 하겠다는 샌더스의 공약이 공감을 얻고 있으며, 수입 장벽을 높여 미국 제조업을 살리고 앞으로 외국과의 교역에서 결코 손해 보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극단적 국수주의가 표심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비호감 트럼프가 출마를 선언했을 때 모두 특유의 돌출 행동이라 믿었기 때문인지 파죽의 3연승을 거두고 있는 현실을 보고도 믿기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처럼 무모한 공약을 내세운 두 후보가 각 정당의 유력 후보로 부상한 중심엔 날로 격차가 커지는 부의 편중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 실업률이 내려가고 자산 가치도 오르는 등 경제가 긍정적 지표를 보이고 있지만 뱅크레잇닷컴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6~7명이 비상금 500달러가 없다고 답했음은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실을 이해한다면 비상식적 공약을 내세우는 두 후보가 각광받고 있음이 전혀 이상할 것 없으며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경우가 됐다.
국가나 기업에서 발생한 역사적 큰 사건의 원인을 살펴보면 모두 분배의 과도한 불평등에서 비롯됐다.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원만히 조절하지 못하거나 외면했을 때 반드시 반작용이 일어났음을 역사가 증명해 준 것이다.
경영에서 적절한 분배는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 항상 고민이 따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기업주 입장에서 분배란 자신과 주주를 비롯한 직원들 그리고 고객들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된다는 건 당연한 말이다. 그렇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만족할 급료와 각종 베네핏을 제공해야 한다. 충분한 수익으로 제원 확보가 가능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처럼 공급이 넘치는 환경에서 특정 기업을 제외하면 쉽지 않는 일이다. 이런 경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낮추는 유혹을 받게 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기업의 근간은 주주도 종업원도 아닌 고객들임으로 그들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지 않으면 결국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벽한 정책이나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분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이상주의가 성공한 적 없었고 분배를 우선 가치로 삼던 국가들 모두가 실패했음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게바라의 이상과 샌더스의 분배정신 그리고 트럼프의 이기주의까지 기업 경영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임이 분명하다. 중요한 건 치우치지 않는 중용이며 밸런스를 유지하는 자제력이다. 현실에서 이상을 꿈꾸며 배려 속에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오늘의 경영자는 이상적 현실주의 자세가 요구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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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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