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화장실이라고 부를까. 우리의 전통적 이름인 ‘뒷간’이라고 부르면 흉해서 일까. 본래 ‘화장실’이라는 단어는 한자를 풀어 보면 ‘화장하는 곳’, 즉, 얼굴을 예쁘게 화장하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데 언젠가 부터 뒷간 혹은 변소대신 화장실이라고 불리우고 있다.
우리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다급한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는 화장실을 절에서는 ‘해우소: 근심을 푸는 곳’이라고도 한다. 여하튼 뱃속의 근심을 풀어주고 속을 비우면 뱃속이 시원해지는 곳인 화장실은 오늘날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뒷간이 아니라 오히려 집안에서 가장 신속하게 애용할 수 있도록 가장 편리한 곳에 위치하고 있고, 그 어느 공간에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고급가구장과 대리석으로 아름답게 꾸며놓은 곳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전화는 물론 각종 잡지와 신문이 비치되어 있고, 스마트폰에 들어온 각종 메시지를 체크하는 고로 어찌보면 볼일 보며 어느 누구의 간섭없이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너무 오랜 시간을 앉아 있으면(5분이상) 치질에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어찌보면 병 주는 곳인지는 아닌지…
영어표현은 참으로 다양하다. Toilet, Restroom, Bathroom으로 표시하고 있고 비행기 등에 보면 Lavatory로 표시되어 있기도 하다. 요즘은 잘 눈에 띄지 않지만 간혹 WC(Water Closet의 약어)로 표시되어 있는 곳도 있다.
화장실이 배설하는 곳이기는 하나 화학공업이 발전하기 전 까지 뒷간에 보관중이던 대소변은 우리에게 필요한 중요한 연료이자 비료였다. 그래서 시골길을 걷다보면 밭에 비료대신 뿌려놓은 냄새가 그리 싫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화장실은 집이나 어느 건물에서도 반드시 있어야 할 장소이면서 주택거래시 바이어가 반드시 주의깊게 살피는 아주 중요한 곳이기에 인스펙터 또한 심혈을 기울여 검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화장실을 보면 집의 필수 구성요건인 전기, 상하수도는 물론 각종 화장품과 헤어드라이어, 면도기, 타올 등을 보관하기 위한 가구, 싱크, 변기, 욕조가 종합적으로 설치되어 있고 냄새와 샤워시 발생하는 증기를 외부로 배출시키기 위한 환기장치가 아울러 설치되어 있다.
화장실 구조물중 주 검사대상으로 전기와 배수관과 환풍시설을 들 수 있다. 얼마나 고상하고 편리하게 잘 꾸며져 있는지 미적인 여부는 바이어의 몫이고 인스펙터가 관심을 가지고 주의깊게 살피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전기다.
물이 새면 고치면 되지만 전기가 새어 우리 몸으로 흐르면 심각한 부상내지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귀가 닳도록 들어온 말은 ‘젖은 손으로 절대 전기선을 꽂으면 안된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화장실에서 헤어드라이어나 전기면도기 등을 거의 매일 사용한다.
화장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은 전기가 통하는 고로 빈번한 감전사고의 통로가 되고 있다. 샤워 후 젖은 머리를 신속하게 건조시키기 위해 헤어드라이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때 젖은 손으로 콘센트에 드라이어를 꼽는 순간 발생하는 감전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전사고는 대개의 경우 사용하는 헤어드라이어와 같은 전기기기에서 인체를 통해 젖어있는 지면으로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데 이러한 우발적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오늘날에는 부엌, 세탁실, 화장실 등 물을 사용하는 곳 혹은 지하실이나 차고 등 습기가 많은 곳에는 감전사고를 방지하기위한 GFCI(누전차단) 콘센트를 설치할 것을 규제화하고 있다.
통풍(Ventilation) 또한 중요한 화장실 기능중의 하나다. 냄새를 제거하는 기능 외에 샤워 후 발행한 증기를 가능하면 신속히 외부로 배출시키기 위함이다. 인스펙션에서 화장실에 창문이나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경우 지적사항으로 보고서에 기록된다.
환풍기는 반드시 외부로 배출되도록 설치되어야 하며 만일 외부가 아닌 다락(Attic)으로 배출된다면 이 역시 지적사항이 된다. 외부로 적절하게 배출되지 않은 증기(습기)는 호흡기 질환인 천식이나 주택나무구조물에 피해를 입히는 곰팡이(Mold) 번식의 원인이 된다.
가능하면 통풍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문과 환풍기를 동시에 설치할 것을 권유하는데 환풍기가 없는 경우 추운겨울에 창문을 열어 통풍을 시도하는 경우 외부로 부터 들어오는 냉기를 차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 싱크대 및 욕조 배수관은 P-trap관을 사용해야 한다. 홈 인스펙션시 종종 지적을 받는 이 배관은 싱크대 바로 밑에 연결되어 있는 직선 배관에 U자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는 관으로 오수를 원활하게 배수하되 항시 물이 고여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하수관에서 올라오는 악취와 가스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오물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인화성이 있어 폭발력이 있을 뿐 아니라 인체에도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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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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