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품 평균 기대 수명 10~13년, 사용습관 따라 더 오래 쓸 수도 있어
▶ 건조기 센서 전용세제로 닦아주면 과열 방지는 물론 전기료 절약도
세탁기는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은 물론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크게 달라진다.
가정에 없으면 안 될 중요한 가전 중 하나는 바로 세탁기다. 다른 가전제품과 마찬가지로 한 번 구입하면 10년 이상은 사용하고 싶지만 몇 년 되지 않아 속을 썩인다고 푸념하는 주부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세탁기의 수명은 기계적인 결함을 제외 하면 소비자들이 얼마나 올바르게 사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용하기 나름’이라는 말이다. 소비자 정보지 컨수머리포츠와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세탁기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팁과 구입 요령 등을 소개한다.
■ 세탁기 수명
세탁기의 수명에 대해서는 소비자와 매뉴팩처러의 입장이 다소 엇갈린다. 많은 소비자들은 구입 후 5~6년이 지나면 슬슬 잔 고장이 발생한다고 말하지만 제조업체들은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관리하고 사용한다면 10년 혹은 그 이상은 거뜬하다는것.
대부분 제품과 마찬가지로 세탁기도 복불복인 경우가 적잖은 것도 사실이다. 같은 브랜드라도 누구는 10년이 지나도 문제가 없다고 하는가하면 수시로 서비스센터를 들락거리기도 한다.
어쨌든 컨수머리포츠가 LG와 삼성, 월풀과 켄모어 등 가장 대표적인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알아 본 제품 수명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팁은 참고로 할 만하다.
우선 미국의 대표적 백색 가전 브랜드 켄모어(Kenmore) 세탁기와 건조기의 경우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제품 수명은 10~13년 정도. 하지만 켄모어측은 관리만 제대로 해줘도 그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업체 측은 “매년 200만대 가까운 제품의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중 40% 가량은 부품 교체가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라며 “이는 관리만 제대로 해줘도 생기지 않을 문제”라고 설명했다.
켄모어측은 건조기의 경우 배출호스는 뒤틀리지 않게 곧게 설치하는게 좋으며 모이스처 센서는 가끔 마른 헝겊에 알콜을 묻혀 닦아주라고 조언했다. 모이스처 센서는 빨래가 다 마르면 전력 공급이 자동으로 중단되는 기능으로 전기료 절약은 물론 과도한 열이 가해져 옷들이 상하는 것도 방지해 준다.
LG측이 밝힌 자사의 세탁기 건조기 예상 수명도 10년 정도. 역시 메인테넌스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특히 프론트 로더형은 클리닝 용액을 이용해 청소하라고 설명했다. 삼성도 자사의 제품은 엄격한 기준을 거쳐 생산됐기 때문에 정상적인 조건이라면 최소한 10년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월풀과 메이택 역시 세탁기와 건조기 모두 예상 수명을 10년 혹은 그 이상으로 내다봤다. 물론 실제수명은 소비자들의 사용 습관이나 정기적인 관리 유무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월풀측은 세탁기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급적 모든 세탁기에 고에너지 효율(HE)세제를 사용할 것과 한달에 한 번 정도는 깔끔히 청소해 줄 것을 조언했다. 또 세탁기의 주입구 호수(inlet hose)는 5년에 한 번 정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수명 연장하는 팁
세탁기 수명을 늘려주는 방법 중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설치’다.코드와 호스 등을 매뉴얼대로만 하면 된다. 방수 아이템 같이 특별한 경우 세탁에 신경을 써야 하며 의류 종류별 세탁 방법도 지키는 것이 좋다.
또 건조기의 경우 사용 후나 평소의 관리가 중요하다. 빨래를 건조한 이후에는 건조기내에 남아있는 보푸라기나 찌꺼기를 제거하고 외부로 연결된 벤트도 정기적으로 청소해야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어떤 세제를 사용하는 지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HE 세제를 권장하는 세탁기는 항상HE 세제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또 프론트로더 즉 드럼세탁기의 경우 파우더 세제보다는 액체세제를 사용하는 편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파우더 세제는 상대적으로 액체 세제보다 녹는점이 높다.
세탁기 내에서 제대로 녹지 않은 세제가 남아 있을 경우 석화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액체 세제는 세탁 후에도 세제 찌꺼기가 덜 남는다. 충분히 녹지 않은 세제는 세탁기와 세탁물에 남아 각종세균의 먹이가 되며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도 있다.
■ 세탁기 관리
세탁기의 뚜껑은 세탁을 할 때를 제외하고 항상 열어두는 편이 낫다.
세탁기에 남아 있는 수분을 증발시키고 건조시키면 세균과 곰팡이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세탁조의 물을 만수위로 받아 클로락스 적당량을 넣은 후 세탁 사이클로 한번 정도로 돌리는 것도 깨끗한 세탁기를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다.
드럼세탁기의 경우 사용 후 고무패킹 사이를 잘 닦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기가 남은 채로 그냥 두면 곰팡이가 생기고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 브랜드별 신뢰도
컨수머리포츠가 10만여명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브랜드별 신뢰도에서는 상업용 세탁기를 주로 생산하는 ‘스피드퀸’의 탑로더형 제품과 LG, 삼성의 프론트 로더형 제품이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하지만 LG의 탑로더형은 프리지데어와 GE의 프론트로더형과 함께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리를 받는 제품으로 나타났다.
LG의 경우 건조기의 신뢰도는 타 브랜드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피셔 &페이켈’ (Fisher & Paykel)의 전기 건조기는 가장 많은 수리를 받는 제품으로 밝혀졌다. 이번 신뢰도 조사는 2007년~2014년 상반기 중 구입한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 세탁기 구입 팁
세탁기는 세탁방식과 소요시간, 가격, 소음 등을 꼼꼼히 비교한 뒤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용량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조금 여유 있게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신혼부부나 싱글족은 중·소사이즈를 써도 무난하지만 한번 구입하면 오랜 기간 사용하고 담요 등 큰 빨래를 감안해 5큐빅피트 이상의 제품 구입을 고려할만하다. 에너지 효율과 세제, 물사용량도 체크 항목이다. 건조 기능을 중시한다면 rpm도 중요한데 rpm이 클수록 건조효과가 좋다.
세탁기 중 탑로더와 프론트 로더의 차이는 세탁물을 순환시키는 세탁통의 회전 방식이다. 프론트 로더는 세탁통의 회전에 의해 빨래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낙차방식의 힘을 이용해 빨래를 한다. 반면 탑로더는 세탁통 하부 회전날개에 의해 세탁물이 회전하면서 서로 마찰을 일으켜 세탁하는 방식이다.
즉 탑로더는 비벼 빨고 프론트로더는 두드려 세탁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가격은 탑로더의 경우 일반형은 300달러대에서 시작되며 고에너지효율(HE) 스타일은 600~1,300달러선. 프론트 로더는 700달러에서 2,000달러 이상까지 다양하다.
보통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워런티 기간은 1년. 이후에 고장이 발생할 때는 수리비용도 만만찮다. 웬만한 수리는 200달러를 훌쩍 넘긴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들은 수리비가 세탁기 가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면 새로 장만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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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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