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과 궁금증, 어린이 68명 중 1명꼴로 증가추세… 진단기준 강화
▶ 섣불리 영어로 교육하면 혼란 줘 인지발달 악영향
“엄마가 가장 편한 언어로 어려서부터 아이를 가르치면 아이의 인지발달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자폐증 아동에게는 조기교육이나 조기치료가 정말 중요합니다. 조기치료를 잘 받고, 엄마 아빠가 협심하면 아이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칼스테이트 LA에서 특수교육학 교수로 23년간 재직 중인 김효선(영어명 Christina H. Kimm) 박사는 한인 자폐아동의 조기 치료에 있어서 다문화 이중언어 접근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민 1세대임에도 미국 특수교육학 분야에서 많은 논문을 남겨 저명한 김 교수는 얼마 전 응용행동 분석학자 보드 자격증(Board Certified Behavior AnalystㆍBCBA)을 수료했다.
올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특수교육학 제자 양성만으로도 바쁜 그녀가 자폐 관련 응용행동분석학자 보드 자격증까지 섭렵한 것은 갈수록 늘어나는 자폐아동에게 조기교육의 필요성과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함이다.
“아끼는 제자에게 자폐를 가진 자녀가 태어나면서 개인적으로 좀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자폐증은 조기 진단이 가능한 장애이고, 조기 교육의 효과가 정말 좋은 신경 발달장애입니다”
자폐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조기교육이나 조기 치료다. 3세 이후 발현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3세 전에 발견하게 된다. 조기 진단을 받고 조기 교육을 시작하면 완전히 낫는 것은 아니지만, 3세 혹은 5~6세에 일반교육 과정 또는 특수교육 과정을 선택할 시기에 일반교육 과정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조기 교육은 엄마의 모국어로 가르쳐야 아이의 지능발달에 효과적이다.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가르치기보다는 엄마가 가장 편하고 자신 있는 언어로 가르치면 아이의 인지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꼭 자폐 아동뿐 아니라 미국에서 이중언어 환경에 놓인 자녀를 키우는 경우라면 부모의 언어에 대해 고심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김 교수는 “인지는 언어로 뇌에 코딩이 돼 쌓여갑니다. 그래서 언어가 굉장히 중요하지요. 아기에게 말을 가르칠 때 여러가지로 설명을 하게 되는데, 완벽하지 않은 영어로 하는 것보다는 엄마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한국어로 가르치는 것이 아이의 인지 발달에 굉장히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폐 치료는 언어 치료가 필수다. 집에서는 가족이 모두 한국어를 쓰는데, 치료를 받으러 가면 영어로 받게 되는 현실이 있다. 아이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 때문에 치료 효과가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다.
김 교수는 “아이를 전담하는 특수교육 치료사들이 엄마의 언어로 말할 수 있는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제자 양성에 더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더 나아가 조기 치료를 하면서 자폐 아동이 미래에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죠. 많은 사람들이 자녀가 자폐 진단을 받으면 치료받는 것에만 집중하는데, 부모와 치료사 모두 자녀의 미래에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줄 수 있게 방향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고 말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어린이는 68명 중 1명꼴이다.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학과 김효선 교수의 도움말을 빌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징후와 증상 및 여러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자폐증은 발달장애로서 사회성 문제, 의사소통(언어)문제, 행동 문제 등이 주로 나타난다.
2013년 미 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5판(DSM-5) 개정안에 의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자폐성 장애(autistic disorder), 아스퍼거 장애(Asperger’s Disorder), 비전형성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 Not Otherwise Specified, PDD-NOS)로 분류됐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언어·지적 장애 없어
기존 DSM-4에 포함됐던 레트 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childhood disintegrative disorderㆍCDD)는 2013년 개정안에서 제외됐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기준이 더 강화됐다.
#자폐증과 아스퍼거 장애는 어떻게 다른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아스퍼거 장애(아스퍼거 증후군)가 들어간다. 아스퍼거 장애는 언어 소통 문제는 없지만 행동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의사 소통을 하더라도 상황에 맞지 않은 엉뚱한 대화를 하거나 내용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자폐성 장애처럼 눈을 안 마주치거나 친구를 사귀는데 문제가 있거나 인간관계 유지에 문제가 있다. 그러나 언어구사 능력은 있으며, 지적 장애는 없다.
#3세 전 조기 치료나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폐증은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후 4개월 정도 되면 엄마와 눈을 맞추는지, 옹알이 여부, 1세 정도 되면 말하기 시작하는데 말을 안하고, 귀에 이상이 없는데도 불러도 대답을 안 하는 등의 여러 징후들이 보이면 리저널 센터나 병원 등에 가서 한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참고로 여아는 9~10개월 즈음에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며, 남아는 13개월 쯤 말하기 시작한다.
또한 조기교육을 빨리 해주면 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나 어느 정도 언어를 배울 수 있는데, 엄마의 모국어로 가르쳐야 아이의 지능발달에 효과적이다.
특히 BCBA가 매우 중요해졌다. 언어와 행동을 모두 함께 치료할 수 있기 때문. 이민자 가정에서는 이중언어를 할 수 있는 BCBA가 중요한데, 문화적인 요소도 아이에게 전달되며, 부모가 함께 협력하면 아이의 치료 효과가 훨씬 더 좋아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사실 숫자나 알파벳을 가르치기보다는 밖으로 나가 꽃도 보고, 동물도 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아이의 인지 발달에 더 좋다”고 덧붙였다.
#자폐는 약으로 치료가 되는 질병이 아니다.
약이 처방되는 경우는 간질이거나, 혹은 집중을 못하거나 멍하게 있는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과잉행동을 잡아주기 위해 약물치료가 사용될 뿐, 자폐를 낫게 하는 약이 결코 아니다.
#음식은 골고루 먹인다.
자폐아동은 편식이 심하거나 혹은 음식 거부 증상이 중증인 경우가 종종 있다.
설탕을 안 먹인다거나 혹은 특정 비타민을 복용시키는 것과 자폐증 치료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특정 식이요법의 경우도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음식의 질감 때문에 음식을 거부해 편식이 흔히 생길 수는 있다.
#지적 장애 여부는
쉽게 말해 똑똑한 자폐아동이 있는가 하면, 지적 장애가 있는 자폐 아동도 있다. 다른 질병이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지적 장애를 수반할 수 있다. 언어 장애를 수반하거나 의학적이거나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에 의해 다른 신경 정신적 발달 장애가 함께 있을 수 있다.
#자폐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갑자기 자폐 진단이 늘어난 2000년경에는 전문가들이 유행병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나 어떤 환경오염이나 백신 때문은 아니다. 백신이 원인인가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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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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