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브롱코스가 환상적인 디펜스를 앞세워 수퍼보울 50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7일 북가주 샌타클라라에 위치한 리바이스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수퍼보울 경기에서 AFC 챔피언 브롱코스는 철벽 디펜스가 NFC 챔피언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폭발적인 오펜스를 단 10점으로 묶는 눈부신 플레이를 펼친데 힘입어 24-10으로 승리하고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수퍼보울 정상에 올랐다.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롱코스 쿼터백 페이튼 매닝은 이 승리로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합쳐 통산 200승째를 올리며 NFL 역사상 최다승 쿼터백으로 우뚝 섰다.

이날 수퍼보울은 한마디로 양팀의 디펜스가 상대방 오펜스를 완전히 압도한 경기였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본 밀러라는 걸출한 수퍼스타를 보유한 브롱코스의 디펜스가 한 수 위였다. 올프로 라인배커 밀러는 1쿼터에 팬서스 쿼터백 캠 뉴턴을 색(sack)하면서 유도한 펌블을 동료 말릭 잭슨이 팬서스 엔드존에서 잡아내면서 팀의 첫 터치다운을 만들어냈고 4쿼터 막판에 또 하나의 뉴턴 펌블을 유도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마지막 터치다운을 셋업하는 등 종횡무진 활약으로 수퍼보울 50 MVP로 선정됐다. 팬서스는 올 정규시즌 15승1패로 거의 퍼펙트에 가까운 전적을 기록했으나 이날은 브롱코스의 수퍼보울 챔피언급 디펜스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브롱코스는 경기 킥오프 후 첫 공격에서 3개의 퍼스트다운을 뽑아내며 64야드를 전진한 끝에 브랜든 맥매너스의 34야드 필드골로 3-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브롱코스는 전반이 끝날 때까지 6차례 공격에선 팬서스의 디펜스에 완전히 막혀 단 1개의 퍼스트다운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 브롱코스가 전반을 13-7로 앞선 채 마친 것은 디펜스와 스페셜팀의 빼어난 플레이 덕이었다. 팬서스의 두 번째 공격에서 밀러는 상대 5야드 라인에서 쿼터백 뉴턴을 색하며 펌블을 유도해냈고 이 볼을 잭슨이 팬서스 엔드존에서 잡아내 디펜시브 터치다운을 기록하며 리드를 10-0으로 벌렸다. 팬서스는 이 플레이에 앞서 뉴턴의 26야드 패스가 심판의 오심으로 노캐치 판정을 받은 뒤 바로 펌블 턴오버로 터치다운을 내줘 억울함이 두 배가 되고 말았다.

첫 3번의 공격에서 브롱코스 디펜스에 철저히 압도당하던 팬서스 오펜스는 1쿼터 막판 시작된 공격에서 마침내 제 모습을 찾았다. 뉴턴이 4개의 패스를 성공시키는 등 4분50초동안 9번의 플레이로 73야드를 전진한 끝에 러닝백 조나단 스튜어트의 1야드 터치다운 런으로 10-7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팬서스는 다음 공격에서 브롱코스에 수퍼보울 기록인 61야드 펀트리턴을 허용한 것이 빌미가 돼 33야드 필드골을 내주고 13-7로 뒤졌다. 결국 팬서스는 전반 퍼스트다운에서 12-4로 브롱코스를 압도하고도 전반을 6점차로 뒤진 채 마치고 말았다.

팬서스는 불운은 3쿼터 첫 공격에서도 44야드 필드골 미스로 이어졌고 브롱코스는 이어진 공격에서 맥매너스의 30야드 필드골로 리드를 16-7로 벌렸다. 밀러와 디마커스 웨어, 말릭 잭슨, 데릭 울프 등 브롱코스 패스 러셔들의 쉴 새 없는 압박에 숨 돌릴 여유도 찾지 힘든 고전을 이어간 팬서스 오펜스는 이후에도 전혀 리듬을 찾지 못했지만 4쿼터 초반 매닝의 펌블로 잡은 찬스에서 39야드 필드골을 얻어내 16-10으로 따라붙으며 한 가닥 희망을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브롱크스의 압박은 팬서스에게 숨 돌릴 여유를 주지 않았다. 수퍼보울 전날 리그 MVP로 선정된 팬서스의 쿼터백 뉴턴은 이날 정신없이 몰아치는 브롱코스 디펜스 앞에서 패싱도, 러싱도 전혀 할 수가 없었고 4쿼터 막판 밀러에게 또 한 번의 펌블을 헌납하면서 무너졌다. 팬서스 4야드 라인에서 공격권을 잡은 브롱코스는 여기서 3번의 플레이로 터치다운을 뽑아낸 뒤 2포인트 컨버전까지 성공시켜 24-10으로 리드를 벌렸고 승부도 막을 내렸다. 브롱코스는 이날 팬서스를 20점 이하로 묶으면 승리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결국 그 절반인 10점만을 내줬고 이는 수퍼보울 승리를 얻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