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유층 학생에 유리한 현행 제도 타개책 제시
▶ “인성·커뮤니티에 헌신 등 입학사정에 반영을”
미국의 유명대학들이 학생들의 학과성적이나 과외활동에서의 개인적인 성취보다는 인성이나 도덕성, 가족이나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를 열심히 하는 것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입학사정 기준을 서서히 바꾸고 있어 부모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서 자녀교육을 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 등 80여 대학 ‘Making Caring Common’ 프로젝트 주목
하버드 교육대학원을 비롯해 주요 대학교수들이 공동으로 현재의 대학 입학사정이 학생의 성적과 능력을 토대로 한 성취 중심으로 되어있는 체제를 비판해‘Making Caring Common’이라는 프로젝트로‘방향을 선회한다: 대학입시를 통해 이웃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공동선을 추구한다’(Turning the Tide: Inspiring Concern for Others and the Common Good Through College Admissions)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내 교육계에 신선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된 이 보고서의 요점을 정리했다.
■미국 대입제도 성과에 치중한다는 비판의 소리 높아
요즘 고교생들은 대학입시 준비를 위해 끝없이 쏟아지는 학교의 숙제와 AP 클래스, SAT 시험 등 표준학력고사 준비, 리포트 작성, 스포츠 및 초등학생 튜더링 등의 과외활동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입학지원서의 항목을 다 채우기는 쉽지 않다. 쉴새 없이 몰려오는 숙제와 과외활동, 자원봉사 활동 등을 열심히 해도 입학지원서에 채울 항목은 보통 5개 정도에 불과한 형편이다.
누가 과연 이러한 공란을 다 채울 수 있을 것인가 의아할 지경이다. 최근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Making Caring Common’ 프로젝트는 그 동안의 대학 입학사정이 너무 성과 지향적인 면에 치중했음을 지적하고 이제는 좀 더 학생의 인성에 치중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부모와 교육자, 미 대학당국은 오랫동안 학생의 개인적인 성취에 초점을 맞추고 부유층 학생들에게 더 유리한 미국의 입시환경을 어떻게 타개할 까 고민을 해왔다. 이번 보고서는 학과성적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 건전한 시민정신에 비해 개인의 성취를 더 강조하는 교육환경 그리고 부유층과 저소득층 자녀의 가구 수입차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 대한 불공정한 기회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유수 대학들이 상당 기간 교육에 대한 불평등과 학생의 편견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힘써오다가 잘못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바로 대학의 입학사정을 쇄신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면서 현재의 입학사정 제도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대처키로 했다.
■학생의 인간적인 면과 헌신 등 입학사정에 반영하는 대학 늘어
미국의 교육은 교실 안팎에서 학생들이 무엇인가 성취하길 원하고 이것을 계량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웃에 대한 관심과 공동선의 추구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 무관심한 편이었다. 이 리서치가 발표되면서 예일대는 실제로 내년 입학사정부터 학생들의 가족에 대한 헌신 부분을 더욱 비중있게 반영키로 했다. 그리고 과외활동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좀 더 유연하게 폭넓게 다루게 된다. 버지니아 대학도 학생들에게 건전한 시민정신을 고취시키고 개발시킨다는 면에서 이 보고서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80여개의 유명 대학들이 향후 이번에 거론된 항목들을 적극 검토해 대학입원 지원서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입앞둔 자녀 둔 학부모들의 교육방향도 변해야
이 보고서는 부모들이 이러한 유명대학의 입학사정의 변화에 어떻게 자녀들을 도울 수 있는 지에 대해 팁을 제공하고 있다.
▲학과목과 과외활동을 조금 줄임으로써 스트레스를 덜 받게한다.
대학 측은 “학생이 입학지원서에서 수많은 학과목과 과외활동 등의 자랑거리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고 입학 확률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내 보낼 필요가 있다. 즉 지원서에 두 개나 네 개 정도의 과외활동만 적어넣고 2~3개의 의미있는 활동만 기술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 수강한 AP 수강과목만 잔뜩 늘어놓는다면 진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한 것에 비해서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부모의 권장사항
틴에이저 자녀가 과외활동과 학과목, 자원봉사 활동을 찾는 것을 도와준다. 의미있는 활동을 찾아주어야 하지만 이로 인해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에 놓이게 할 필요는 없다.
■가족과 커뮤니티에 대한 헌신과 봉사를 보는 시각을 재조명한다
현재의 입학지원서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풍족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실정이다. 가령 예를 들어 가족을 돕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한다든가 혹은 가족을 돌보느라 시간이 없어 과외활동이나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대학들은 가족에 대한 공헌에 대해서 높은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고 그들의 역할을 충분히 설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넓은 의미로 학생의 성취를 재해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모의 권장사항
만약에 틴에이저 자녀가 가정의 경제활동을 돕는다면 예를 들어 방과후에 베이비시팅을 한다든가 가족의 비즈니스를 돕는 활동을 한다면 지원서에 반드시 이러한 사항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자신만의 색깔 즉 자신을 진짜로 보이게 할 수 있게 한다
남과 구별되는 뭔가 자신만의 것을 가져야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대학은 자신의 흥미와 성취에 대해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정직한 사람을 원한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솔직함으로써 자신의 성향과 맞는 대학을 찾을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나지게 코치를 많이 받은 것 같은 지원서는 오히려 입학사정에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확신과 정직성은 학생 자신만의 목소리에서 가장 반영이 많이 된다.
◎부모의 권장
사항대학입학 사정관들은 지원서가 진짜가 아니거나 날조된 것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의 지원서를 최대한 잘 조명하되 그것이 사실을 반영하도록 해야한다.
■테스트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여 줄 필요가 있다
어떤 대학들은 SAT나 ACT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돌려 학생들이 대학입시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고 있다. 또한 입학사정에서 표준학력고사의 비중이 얼마를 차지한다는 것을 분명히 설명해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여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부모의 권장사항
같은 표준학력고사를 결코 두번 이상 보지 않도록 한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더 높은 점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과외활동이나 커뮤니티 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쓰도록 유도한다. SAT나 ACT 점수에서 만점을 기록했다고 해서 하버드나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확률이 높은 시대는 지나갔다.
■의미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도록 권유한다
지명도가 높은 비영리기관에서 단발성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거나 외국을 많이 여행한 것은 지원서를 어느 정도 돋보이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진실성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
자녀들이 꾸준하게 오랫동안 그들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봉사단체 등에서 핵심멤버로 열심히 일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가 좋다. 학생들이 돕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더욱 좋다.
어떤 경우에는 관심도 없는데 추천서를 얻기 위해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비뚤어진 동기에서 시작한 커뮤니티 서비스에서도 역동력 있는 배움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리서치에 따르면 강제적으로 혹은 대학입학 사정을 위해서 시작하게 된 커뮤니티 서비스에서도 기회를 잡고 학생들이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는 과정에서 그 중요성을 깨닫게되는 등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라도 커뮤니티 서비스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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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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