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 적극 활용
▶ 이주 절차는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해야
오랫동안 거주해온 집이 아이들이 독립하면서 너무 크다고 느껴지면 다운사이징을 고려해봄직 하다.
아이들이 자라면 독립을 하고, 독립을 해 나간 아이들이 또 아이들을 갖게 된다. 수십 년간 잘 살아왔던 집이 아이들이 떠나면서 갑자기 너무 크게 느껴진다면 집의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생각할 시기이다. 특히 본인이 아직 건강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더더욱 다운사이징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택 다운사이징을 고려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집의 크기를 줄여서 이사를 하려면 당연히 이런저런 부분에서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긴 안목에서 최종적으로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운사이징과 관련된 주의사항들이 여기 있다.
■비현실적인 스케줄은 금물이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면서 흥분해서 돌진하지 않았던 것처럼 다운사이징도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실버세대의 이주를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NASMM의 제니퍼 피켓 디렉터는 “주말을 이용해 집을 찾고 1~2주 이내에 결론을 내겠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저서 ‘라잇사이즈, 라잇나우’(Rightsize, Right Now)의 저자인 레지나 리즈도 “최소한 8주 정도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며 “이주 절차를 원활하게 하는데 실행 가능한 스케줄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단히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6개월 이상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리즈는 덧붙였다. 그는 “살던 집을 정리하고 짐도 재정리하고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까지 최대한 시간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도우미들을 활용하라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헬스케어 등 다양한 니즈를 해소해줄 도우미들이 생겨나고 있다. 내 집을 위한 배관 전문가, 전기 기술자 등이 따로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권한다.
시니어를 위한 다운사이징 부동산 매매 전문 교육기관인 SREI의 니키 버클루 대표는 “동네 부동산에 의뢰하면 익숙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제한된 지역에서만 매물 검색과 서비스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이 분야 전문가라면 보다 넓은 지역에 걸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에서 시니어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는 수 블락 에이전트도 “전문가들끼리 확보해둔 네트웍을 활용해 전국 어느 곳이든 의뢰인이 원하는 곳에서 시니어들의 입맛에 맞는 매물 확보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을 잊지 마라
다운사이징의 대상지역이 55세 이상을 위한 커뮤니티만은 아니다. 일례로 ‘작은 집’(tiny house) 같은 것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샌타바바라의 퍼시픽 코스트 리얼티에서 다운사이징을 전문으로 하는 낸시 놀란 에이전트는 “콘도나 모빌 홈 등 작은 집을 선호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며 “은퇴 세대들은 물건들을 평생 보관해왔지만 이후 세대들은 그렇지 않다. 보관해왔던 것들을 정리하고 작은 집에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재정 문제도 마찬가지다. 모기지가 끝났다면 모를까 아직도 모기지를 부담하고 있다면 리버스 모기지를 선택해 매달 페이먼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창고는 비워둬라
다운사이징의 핵심은 적게 갖는 것이다. 어딘가에 살림살이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지를 빌리는 것은 단기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비용 부담도 시간이 갈수록 더해진다.
놀란 에이전트는 “한 고객은 스토리지를 빌려 평생 수집해온 물건들을 매달 500달러씩 주고 보관했다”며 “당장은 모르지만 10년 뒤에는 어떨까. 차라리 일부만 보관하며 즐기고 나머지는 경매 등에 내놔 현금화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거라지 세일은 중요하다. 세일을 준비해보면 어떤 것을 보관할지, 어떤 것은 없어도 될지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이유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버리기 전에 가치를 따져봐라
짐을 줄인다고 물건들을 버리기 전에는 반드시 그 가치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수십 년간 보관하면서 가치가 높아진 물건들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매 전문가들이 꼽는 간과하기 쉬운 물품은 대표적으로 덴마크풍의 가구다. 덴마크의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가구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오래되고 퇴색했지만 책상 중에는 1,000달러를 호가하는 것도 있다고 하니 혼자서 가늠하기 힘들면 전문가의 감정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물건들을 팔아 치운다고 해서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버클루 대표는 “평균 크기의 집에 살면서 은퇴해 소셜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 가운데 거라지 세일을 하는 경우는 당장 현금이 필요해서이기 때문”이라며 “줄일 살림의 가치는 따져보되 욕심은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 이사라고 생각하지 마라
실버타운이나 시니어 케어 센터 등으로 다운사이징해서 이사하는 것을 생애 마지막 이사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충분히 이후에도 새로운 곳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있다. 살면서 어떤 이벤트가 생기면 또다시 이사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함께 사는 이들과 평상시에 이야기해 두는 편이 좋다.
버클루 대표는 “태풍이 몰아치면 집으로 피신할지, 안전시설로 갈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할 태풍 대비 계획을 누구나 갖고 있듯이 노년에도 추가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며 “다운사이징을 한번 했다고 끝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유연함이 만일에 대비해 나중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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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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