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다를 것이 없는 똑같은 하루의 시작이다. 분명 새해라는 시간에 있으나 내 생활에는 별 변화가 없다.
겨울바람이 분다. 춥다. 딱히 만나야 할 사람도 없다. 군중 속의 외로움이란 단어가 딱 어울리는 순간이긴 하나 해야 할 일이 있고 읽어야 할 신간서적들이 있어 외롭지만은 않다. 나만의 세계 속에서 누구보다 마음의 부자, 행복한 바보로 넉넉한 새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이란 마치 건너가고 건너오는 다리와 같은 것이 아닌가, 어떤 사람은 시간의 다리를 감사히 잘 건너왔고 어떤 사람은 건너오지 못한 채 세상과 작별을 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건너야 하는 시간의 다리다. 한 번 지나오면 되돌아 갈 수 없는 시간이기에 우주만상은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변한다.
시인 진 켄워드의 <새해를 준비하는 마음>이라는 시를 읽었다.
“낡은 것들은 노래하는 마음으로 뒤로 하고/ 옳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그릇된 사람들은 용서하고/ 지나가 버린 시간에 당신을 묶어 놓은 후회들은 다 잊어버리고/ 가치 없는 것들에 집착한 나날은 미련 없이 내어 놓고/ 용기 있게 진정한 목적의식으로 앞을 향하고/ 새해가 펼치는 미지의 임무를 향해 가며/ 이웃의 짐을 나누어 들고 함께 길을 찾고 / 당신의 작은 재능이라도 이 세상을 응원하는 데 보태는 것/ 그게 바로 새해 복을 받고 복을 주는 겁니다.”
이 시의 끝부분, 당신의 작은 재능이라도 이 세상을 응원하는데 보태는 것, 그게 복을 받고 또 다른 사람에게 복을 주는 길이라는 말이 가슴에 새겨지며 남는다. 사실 보통 사람들의 작은 재능으로 무엇을 해보았자 빛도 나지 않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을 텐데, 시인은 그게 바로 새해 복을 받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재능을 가진 지인 한 사람이 떠오른다. 손재주가 남다른 그는 재능이 많은 여인이다. 그녀는 타고난 손재주로 쉬지 않고 아름다운 물건들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한다. 그녀의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 같이 감탄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가하면 세모에는 따뜻한 실용품들을 만들어 음지에 있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푼다. 재능을 보탠 것이 복을 받는 길이 되었던지 그녀는 자신을 공격한 고약한 병에서도 거뜬히 털고 일어나 여전히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작은 재능으로 세상을 응원하고 있다.
내 경우는 글 쓰는 작은 재능 외에는 한 마디로 재주가 무재주다. 무재주가 상팔자라는 옛 어른들의 위로의 말이 있긴 해도 무재주인 내 팔자는 결코 우아하거나 고상하지는 않은 상팔자다.
세월에 떨어진 내 영혼의 이삭들을 계속 주워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삶의 용기를, 사랑을, 희망을 주기를 소망한다. 내 문학으로 세상을 응원하는 일에 힘을 보탤 때, 그게 내 복을 챙기는 길이 될 것이며 남에게 복을 주는 길이 됨을 명심하며 글쓰기에 더욱 정진해야 하는 새 시간에 서있다.
<
김영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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