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 확정
▶ 최지만, 에인절스에 드래프트 2R 지명
한국프로야구의 교타자 김현수가 23일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간 계약했다. 김현수가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오리올파크에서 댄 듀켓 구단 부사장과 계약 후 악수하고 있다. <연합>
김현수(27)가 사상 최초로 한국프로야구에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역사를 썼다.
한국프로야구에서 10년 동안 통산 출루율 0.406을 기록한 28세의 젊은 타자가 이적료가 필요없는 신분이 되자 세계 최고 선수가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김현수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든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23일 “김현수와 2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금전적인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전인 17일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와 2년 총 700만 달러에 계약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이 김현수를 소개하며 꾸준하게 언급한 건 출루율이었다.
김현수는 4차례나 출루율 4할을 넘겼고, 개인 통산 출루율도 0.406을 기록했다. 거포를 갖춘 볼티모어는 정교한 타자를 원했고 김현수의 출루율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2015년 김현수가 볼넷 101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63개만 당한 기록은 미국 언론에서 수차례 회자됐다.
거포나 준족이 아닌 김현수가 출루율을 무기로 아시아 야수에 상당히 박한 평가를 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마음을 빼앗은 건 무척 의미 있는 일이다.
김현수는 젊다. 전성기가 끝나기 전에 FA 자격을 얻었다. 30세 이상의 FA를 영입하며 구단이 짊어져야 하는 위험 부담이 적다. 현지 언론은 김현수의 ‘젊은 나이’를 자주 언급했다. 김현수의 에이전시가 메이저리그 구단에 김현수를 소개하며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젊음’은 김현수의 2년 뒤를 기대하게 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볼티모어와 계약이 끝나는 2년 뒤, 김현수는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면 ‘미국 무대에서 검증된 30세 외야수’로 다시 한 번 FA 시장에 나온다.
미국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김현수가 2년 동안 1천 타석에 등장하면 다음 FA 계약 때 연봉 1,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지만은 “6년 동안 마이너리그에 있었다. 실감이 안 난다. 다치지 않고 매 경기에 집중하면서 팀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2006년 추신수(33· 텍사스) 이후 고교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첫 번째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최지만(24)은 23일 한국 인천 나은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짧으면 짧고 길면 긴 6년이었다. 운좋게 기회가 돼 가게 됐다”며 “한국에 있어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스프링캠프 때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함께 있다면 더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최지만은 1루수와 외야 수비가 가능한 스위치히터다.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지만 빅리그 데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력 향상 약물(PED)에 양성반응을 보여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나섰지만 수비 도중 정강이뼈에 골절상을 당했다. 복귀 후 그는 트리플A에서 18경기에 나와 타율 0.298 1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시즌을 마치고 마이너리그 자유계약선수(FA)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었다가 곧바로 에인절스로 옮기게 됐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마이너리그 FA 자격을 얻은 최지만은 볼티모어로 팀을 옮겼지만 직후 메이저리그 룰5 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에 2라운드로 지명됐다. 룰5 드래프트는 40인 로스터 밖에 있는 선수를 5만 달러의 보상금만으로 데려갈 수 있는 제도로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유망주를 다른 팀으로부터 데려올 수 있다.
하지만 지명권을 행사한 구단은 다음 시즌 내내 해당 선수를 25인 로스터 또는 부상자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선수를 내준 구단이 선수를 다시 데려올 수 있어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유망주를 쌓아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제도로도 볼 수 있다. 최지만은 메이저행 기회를 잡은 것이다. 최지만은 에인절스에서 1루수 백업 요원 자리를 두고 에프렌 나바로(29)와 경쟁을 할 예정이다.
현재 에인절스에는 알버트 푸홀스와 C.J. 크론이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소화하고 있다.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진입시 빅리그 신인에게 주는 최저 연봉보다 월등히 많은 65만 달러를 보장받았다. 400타석부터는 10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 등 인센티브로 최대 40만 달러의 추가수입도 올릴 수 있다.
또 2016년 7월 1일까지 빅리그 콜업이 없을 경우 FA로 나갈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계약 조건에 들어갔다. 그는 내년 1월 미국으로 들어가 3월부터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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