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핑 전후는 물론 잊지 못할 이벤트에 제격
▶ 근사한 외식 위해서도 레스토랑 즐겨 찾아
할러데이 시즌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샤핑이다. 하지만 대형 매장으로 쏟아져 나온 소비자들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줄 선물만 고르는 것이 아니다. 매장에서 매장으로 이동하는 이들의 일정에는 자연스레 ‘음식샤핑’이 첨가된다.
올해의 마지막 두 달간 소비자들의 외식이 크게 늘어나면서 요식업체들의 매상이 부쩍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소매업협회에 따르면 소매업계 매출은 올 11월과 12월 두 달간 3.7%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매스터카드 스펜딩 펄스의 자료는 11월과 12월의 식당 매출 추세선이 지난 2010년 이후 4.2%와 6.4%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자료는 또 올해 11월 요식업계 매출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8.1%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소매업보다 요식업이 더 잘 나간다는 결론이다.
소비자들은 샤핑여행을 전후해 일단 배를 채우는 경향을 보인다.
연말 샤핑은 만만찮은 작업이다. 대형 샤핑몰의 매장들을 샅샅이 훑고 다니다보면 하루해가 모자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배가 든든해야 여유로운 샤핑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단순히 샤핑 강행군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래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를 만들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할리데이 시즌을 핑계로 평상시보다 자주 외식을 한다는 브래드 페티포드(28)는 “샤핑몰의 아름다운 조명장식과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닭살 돋을 정도로 감미롭고 달콤한 분위기 등 해마다 이맘때쯤에는 무언가 특별한 느낌이 들곤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 제이미와의 외식을 샤핑이나 아이스스케이팅 등과 연결시킨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평생 잊지 못할 근사한 이벤트”다.
많은 소비자들은 샤핑여행 일정에 아예 처음부터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포함시킨다. 레스토랑 방문이 샤핑몰을 찾는 가장 주된 이유인 경우도 적지 않다.
국제 샤핑센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과 그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샤핑센터를 찾은 사람들 가운데 63%가 몰에 위치한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런 추세는 지출습관의 전반적인 변화와 일치한다.
2015년 소비자들이 레스토랑에 쏟아 부을 식대는 7,090억달러를 넘어서며 새로운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전국 요식업협회의 추산대로라면 2014년에 비해 4%가 증가하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지출습관 변화를 간파한 요식업체들은 메뉴를 대대적으로 손보는 등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 나름대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서브웨이를 비롯한 샌드위치 전문점에서 닭튀김 요리로 명성을 얻은 중국 음식점 체인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메뉴개발을 통해 고객들의 입맛과 지갑을 장악하려는 경쟁이 꽤나 치열하다.
셰이크 색(Shake Shack)과 블레이즈 피자 등은 트렌디한 체인점을 신설했고 이보다 더 고급스런 레스토랑인 브리오 투스칸 그릴과 스시 로쿠도 ‘맛’에 ‘멋’을 추가하기 위해 부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2013년 이후 소매용 부동산 업체인 어바인 컴퍼니 리테일 프라퍼터스가 관리하는 캘리포니아의 41개 몰에 새로 입주한 테넌트 가운데 절반가량이 레스토랑이었다. 2006년부터 2010년 사이의 신규 입주 테넌트 중 34%가 식당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식당 증가는 늘어난 소비자 통행량과 길어진 샤핑시간 등과 맞물리며 본전을 톡톡히 뽑아냈다.
지난 2013년 9월 뉴욕시 펜스테이션 인근 대형 샤핑 허브의 중심부에 문을 연 아메리칸 위스키도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 식당의 공동 소유주인 케이시 프랫은 1인당 평균식대가 다른 시기에 비해 10%가량 비싼 11월과 12월에 매출 신장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상당수의 고객들은 그저 식사만 하고 가지 않는다.
식당 안의 매점에서 판매하는 할러데이를 테마로 한 T셔츠와 모자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프랫은 “고객들이 이곳에서의 즐거운 경험을 떠올리게 해줄 무엇인가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소매업협회가 할러데이의 가장 잘 나가는 선물품목으로 꼽은 기프트카드도 고객들의 발길을 식당으로 향하게 만드는데 기여했다.
동부 연안지역과 플로리다에 점포망을 둔 ‘브라더 지미스 BBQ’의 부사장 존 카체지안은 “맨해턴 지점 네 곳의 기프트카드 판매량이 지난해 할리데이 시즌에 비해 10%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브라더 지미스 BBQ는 캐주얼 다이닝을 즐기는 젊은 고객 증가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카체지안 부사장은 “단체 손님들이 함께 모여 앉아 적절한 가격으로 식사를 즐기는 우리와 같은 형태의 식당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20대 자녀를 위해 기프트카드를 구입하는 부모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더욱 튼실해진 경제 역시 외식 증가추세를 지원하는 든든한 원군이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의 할러데이 파티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면서 “리세션이 기승을 부리던 2년여동안 연말 단체 회식은 고용주가 아닌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조촐한 저예산 파티였다”고 말했다.
브라더 지미스 BBQ의 최고경영자인 지미 골드만은 “경제상황이 호전되자 회사차원의 기업 망년회가 되살아났다”며 “인근 회사들로부터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고 뿌듯해 했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퍼브릭 드래프트 하우스’도 로컬 고객들의 귀환으로 들뜬 분위기다.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지역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져 매상의 대부분을 관광객들에게 의존해야 했던 퍼브릭 드래프트 하우스에 훈기가 돌고 있다.
이 식당에서 헤드 바텐더로 근무하는 대니얼 슈미츠는 “지난 몇 년간 동네 손님들의 발길이 다시 늘어나면서 매상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팁도 덩달아 뛰었다”며 “경제적으로 숨통이 트인 고객들이 다시금 시티 라이프의 한 부분이 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영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