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복용하며 잘 관리하면 AIDS로 발병 막을 수 있어
▶ 포옹·악수로는 감염 안돼 주사바늘 공용·성관계 위험
12월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었다. 최근 할리웃 유명 영화배우 찰리 쉰이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을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보균자임을 밝혀 큰 논란거리가 된 바 있다. 한편 지난 91년 HIV 감염사실을 밝히며 갑자기 은퇴를 선언했던 NBA의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LA 다저스 공동 구단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HIV 양성판정을 받으면 다 에이즈에 걸리는 걸까? 건강의학 정보 사이트 웹엠디(Web MD)에 소개된 HIV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정리했다.
#HIV 보균자라는 것은 에이즈에 걸렸다는 말?
아니다. HIV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로 이 바이러스는 ‘CD4’라는 인체 면역세포를 무섭게 파괴한다. CD4는 ‘T세포’로 잘 알려져 있는데, 질병과 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로 바이러스의 정보를 다른 세포들에 전달한다.
전문가들은 적절히 약을 쓰면서 관리하면 수년간 HIV를 갖고도 생존해 있거나 혹은 AIDS로의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에이즈는 후천성 면역결핍증(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의 영어약자를 딴 병명. HIV가 몸 안에 들어오면 일단 인체 면역체계는 침투한 HIV에 맞서 싸운다. 그 과정에서 두통이나 발열, 근육통 등 감기처럼 증상이 나타나지만 낫는다.
하지만 HIV는 완전히 제거되지는 못하고 일부 남게 된다. 별 증상이 없이 HIV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채로 8~10년간 있다가 갑자기 CD4가 혈액 1mL 당 200개 이하로 떨어지면 HIV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고, 면역세포 수는 급격히 줄어들게 되는데, 이때 에이즈 발병으로 진단된다.
에이즈에 걸리면 보통 사람이 쉽게 물리치는 약한 세균이나 미생물에도 취약해 폐나 뇌, 눈 등에 심한 감염증을 일으키고 폐렴이나 뇌수막염, 결핵 등 합병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
#일상생활의 접촉으로는 HIV에 감염되기 어렵다?
맞다. HIV 보균자와 포옹하거나 같은 수건을 사용하거나 혹은 같은 잔을 함께 사용해도 HIV에 감염되지는 않는다. 혈액 수혈을 통해 HIV에 걸리는 것도 극히 드물다. 미리 철저히 검사되기 때문. 그러나 HIV 보균자와 콘돔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성관계, 주사바늘을 공용하는 경우,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 문신을 하는 경우 등은 감염 위험성이 있다.
#HIV에 감염되면 이제 살 날이 몇년 남지 않았다?
그렇지는 않다. 물론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HIV 보균자로 또는 AIDS가 발병해도 최근에는 생존율이 높아졌다. HIV 양성판정을 받으면 AIDS로 진행되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증상 때문에 HIV 감염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HIV에 감염됐어도 별 증상이 없어 수년간 모른 채 지낼 수 있다. 대개는 감염 후 10일에서 2~3주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열, 피로, 발진, 목감기 등 독감이나 임파선이 붓는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난다. 또 2~3주 후 사라지고 또 수년 간 증상이 없기 때문에 문제다.
HIV의 감염여부는 혈액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HIV는 완치될 수 있다?
아니다. 아직까지는 HIV의 대부분의 경우 완치가 아닌 조절이다. 치료는 바이러스 수치를 낮추고 면역 시스템의 유지를 돕는다. 치료는 대개 2~3가지 약을 병행하는 칵테일 요법을 하는데, 약물 중에는 비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NRTIs),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RTIs),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PIs), 융합 억제제, 인테그라아제 억제제 등이 있다.
▶ 보균자 5명 중 1명“감염 모르고 살아”
▶ 별 증상 없거나 독감과 비슷 혈액검사 통해서만 알 수 있어
NNRTIs는 HIV 복제 증식에 필요한 단백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것으로 수스티바(Sustiva), 바이라문(Viramune) 등이 있다. NRTIs는 HIV가 CD4 세포에 자신의 RNA를 넣어 DNA로 바꾸는 기능을 억제하는 약이며, PIs는 프로티아제라는 HIV 증식에 필요한 또 다른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이다.
#HIV에는 어떻게 감염되나?주로 HIV 보균자와의 콘돔을 사용하지 않은 성관계, 주사바늘 공유 등을 통해 감염된다. HIV 감염자의 혈액이나 정액 또는 여성 질분비물, 감염자의 모유 등을 통해 전염되는 것.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5만명 정도가 새로 HIV에 감염되며, 매년 1만5,500명이 AIDS로 사망한다. 동성애자거나 이성애자라도 걸릴 수 있다. 매년 발생하는 새로운 HIV 사례의 31%는 이성애자에게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과 성생활을 하는 남성은 매년 2만9,000건의 HIV 감염을, 여성은 8,000건 넘게 새로운 감염이 발병한다.
미국에서 HIV 갖고 있는 사람은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그 중에서 5명 중 1명은 감염이 됐는지도 모른 채 살고 있다.
#HIV와 관련된 다른 2차 감염은 피할 수 없다?극도로 면역력이 약해진 HIV 감염자는 폐렴, 폐결핵, 칸디다증, 시토메갈로(거대세포) 바이러스 감염, 톡소플라스마증 등에 매우 취약하다. HIV 감염자가 걸리는 주폐포자충 폐렴(pneumocystis pneumonia)은 면역이 정상인 사람에게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런 정도로는 감염되지 않는다HIV 감염자의 땀이나 눈물 혹은 악수를 하거나, 포옹, 뽀뽀하는 정도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또 공기나 물로 전염되는 것도 아니며, 에이즈 환자의 피를 빤 모기나 곤충을 매개체로 감염되는 것도 아니다. HIV 바이러스는 인체 밖에서는 생존하지 못한다. 또 감염자의 혈액을 빤 모기나 곤충 안에서 바이러스가 소화돼 죽는다.
#예방은?HIV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은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HIV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건강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하며, 불법적인 약물이나 마약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HIV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주치의에게 상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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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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