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 부담 허덕이면서도 영적 부흥 강조
▶ 백정우 담임목사 부임 1년만에 활기 되찾아
백정우 담임목사는 하나님의 위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대자의 속 뜻을 인간이 헤아릴 수는 없다.
다만 고목에 싹이 트고, 위기가 기회로 반전되며,꺼져가는 생명이 다시 불붙는 기적은 지금도 벌어지고있다. 비어 가던 예배당이 가득 차고 성도의처진 어깨에 날개가 돋는다. 교회가 활기를 되찾고비전을 품으며 재도약하기도 한다.
남가주동신교회는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not I, but Christ)를 새로운 표어로 삼고 있다.
‘ 나를 앞세우지 말고’ 신앙의 기본과 교회의 근본이누구인가를 잊지 말자는 결의를 다지는 것이다.
남가주동신교회는 칼스테이트 풀러튼 대학교 바로앞에 아름다운 성전을 갖고 있다. 57번 프리웨이가 가깝고 큰 도로를 양 옆으로 끼고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그럼에도 나무와 주택에 가려져 소음이 들리지 않고 포근하다.
지난 1978년 세워진 교회는 풀러튼에 둥지를 틀고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다 3년 전 현재의 예배처소로이전했다. 이후 대형 성전 구입으로 재정적 압박이 커진데다 담임목사까지 갑자기 한국의 대형교회로 자리를 옮기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알찬교회로 소문났던 남가주동신교회의 미래를 놓고 애정어린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도 높았다.
지금 남가주동신교회의 출석교인은 1,000명을 헤아린다. 성인 성도의 경우 지난 1년 사이 5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새 신자의 교회 정착률이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헌금 액수도 증가했다. 재융자를 통해 상환조건을 조정한 데다 헌금이 늘어 이제는모기지 부담에서도 벗어났다. 새해에는 새로운 사역까지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교회에는 웃음이 가득하고도전의식이 충만하다. 기독교인이 내린 신앙의 결단에하나님이 어떻게 축복하는가를 경험한 덕분이다.
백정우 담임목사는 이제 부임한지 1년이 지났다. 짧은 시간에 교회를 정상괘도에 올리는데 성공한 셈이다. 1974년생으로 대형교회 담임목사로는 의례적으로젊은 나이다. 그러나 성도의 평균 연령과 학력이 높았던 교회에 부임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고 재빨리 상황을 정리한데는 그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온화한 대화 가운데 풍겨 나오는 백 목사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교인들이 성숙합니다. 후임목사의 자리가 애매했는데 성도분들이 환한 모습으로 환영해 주셨어요. 상실감도 적지 않았을 터인데도 즐겁고 밝은 얼굴들이셨어요. 뿌리 깊은 나무는 세파에 흔들림이 적다는 진리를확인했습니다. 교회를 지키는 어른들이 각자 있어야할 제자리를 버텨주신 거죠. 참 귀한 일입니다.”백 목사는 교회 건물보다 성도가 귀중하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상 많은 교회에서 앞뒤가 뒤바뀌는 게 현실이다. 겉으로는 복음과 생명의 소중함을 부르짖지만 안으로는 부동산과돈에 발이 묶인 교회가 수두룩하다.
“성전 빚을 갚기 위해 교회가 성장해야 한다면, 그건 하나님 나라의 논리가 아니죠. 교인들이 불쌍해집니다.‘ 처음 열정이 마지막까지 똑 같았으면 좋겠다’는게 성도의 바람이더군요. 저에게는 하나님 말씀 같았습니다. 교회가 커진다고 성공한 목사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영적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나머지 문제는 그때 해결됩니다.”남가주동신교회는 모기지 페이먼트를 내기 바쁠 때도 교육부 예산을 증액했다. 당회와 교인들의 원숙한동의와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파트타임이던 교육부 교역자들을 해프 또는 풀타임으로전환했다. 사역자 처우도 개선했다. 일반적인 경우와는반대로 간 셈이다. 교육부를 강화하자 어린 자녀를 둔청장년층 교인이 빠르게 증가했다. 새 신자가 다른 새신자를 소개하는 릴레이도 이어졌다. 자칫 악순환에빠질 시기에 선순환을 이룬 것이다.
“‘교회가 성장하면 풀타임 사역자를 쓰겠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아이들은 한창 자라나는 중인데, 어른들 사역에만 풀타임 교역자를 투입하면 되겠습니까? 자녀 교육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주일 아침에 1, 2, 3세가 교회 주차장에서 만나 끌어안는 교회가 되자는 게 저희 꿈입니다.”새해에는‘ 어른 돌보심’ 사역을 시작한다. 80세 이상교인과 1대1 관계를 맺어 수시로 전화하고, 외식도 가면서 가족처럼 챙기자는 것이다. 또 양로원과 요양소등 교회 외부의 시니어도 적극적으로 섬길 계획이다.
“교회에서 일주일 만에 처음 말문을 뗀다는 어르신도 있어요. 공동체는 얽히고설켜야 합니다. 예배가 끝나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 버리는 냉랭한 모습을 녹여야죠. 진짜 그리스도인은 주차장에서도 좋은 자리를양보하고 먼 데 차를 세워야 합니다. 다행히 교인분들이 이해하시고 실천해 줘서 감사하죠.”모기지 부담이 오히려 교회가 신앙의 본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고 백 목사는 말했다. 또‘ 큰 돌을 안고 냇물을 건너면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안전하게 건널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전한 긴장감은 건강한 교회가 되는데 보약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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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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