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비부머세대 커플이 X세대 부부보다 저축액·은퇴계획에 대한 의견불일치 커
▶ 자신이 받는 급여·가계 자산의 규모 공개… 노후문제 터놓고 얘기하며 대책 세워야
부부싸움은 대부분 돈 문제로 일어난다. ‘돈 싸움’은 나이가 들수록 잦아지고, 거세진다. 특히 저축과 은퇴계획을 둘러싼 말다툼은 부부의 감정선을 아슬아슬한 수위까지 밀어 올린다. 노후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니 서로 의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
===
공인 재무설계사 겸 ‘라수스 훨리’의 최고투자책임자이자 사장인 다이아한 라수스는 “노후에 유흥비나 여행비로 얼마를 쓸 것인지, 어느 정도의 투자위험을 감수할 것인지 등 크고 작은 이슈를 놓고 부부 간의 의견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노후계획은 현재 수지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커플들, 특히 본인 뿐 아니라 자녀와 기타 가족 구성원들의 뒷바라지까지 해야 하는 부부에겐 심각한 스트레스의 원천이다. 답이 없는 문제를 두고 입씨름을 하다보면 핏대가 오르게 마련이다.
올해 초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는 25세에서 60세 이상인 커플 1,000쌍을 대상으로 은퇴자금으로 어느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또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를 묻는 서베이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커플의 48%는 은퇴 후 현재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를 저축해야 할지 “전혀 모른다”고 대답했고, 47%는 그들이 필요로 할 은퇴자금 규모에 이견을 보였다.
은퇴연령에 가장 근접한 베이비부머 세대 커플일수록 의견불일치의 정도가 심했다. 베이비부머는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의 출생자들이다.
베이비부머들은 5명 당 한 명 꼴로 돈과 관련해 부부싸움을 한다고 인정했고 1965년에서 1978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 커플의 20%가 노후 대비 저축액을 둘러싸고 말다툼을 벌인다고 밝혔다.
해리스 인터액티브가 실시한 또 다른 폴(poll) 역시 나이든 커플일수록 돈 싸움을 자주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커플 가운데 단지 15%만이 재정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고 대답한데 비해 55세에서 64세 사이의 커플 중 3분의 1 이상이 “머니 파이트(돈싸움)를 한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서로 상대의 급여액을 알지 못하는 부부, 혹은 투자 가능한 가계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감을 잡지 못하는 커플일수록 노후문제를 터놓고 의논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은퇴 후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지 의논조차 하지 않았고, 노후 의료관리와 유산증여 계획에 대해서도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래의 삶에 대한 부부 공동의 청사진을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피델리티의 은퇴 투자전략 담당 선임 부사장인 존 스위니는 “부부가 시간을 내어 노후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계획을 세운다면 미래를 위한 강력한 공동의 토대를 만들 수 있으며 목표를 달성할 기회도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의견 차이를 인정하라
T. 로우 프라이스의 재무설계사 스튜어트 리터는 “돈에 관한 부부 사이의 의견불일치는 실질적인 돈에 관한 문제라기보다 우선순위와 균형에 관한 문제일 때가 더 많다”며 “이런 이슈에 대해 부부가 같은 페이지에 있지 않은 경우가 대단히 흔하다”고 설명했다.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를 놓고 많은 부부들이 심각한 이견을 보인다는 뜻이다.
리터는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어떤 것이 왜 그리 중요한지 이해하고 그것이 왜 당신에게도 중요한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부부 모두가 만족해 하는 결정을 내리고, 상호양보를 통해 의견균형을 이룰 수 있다.
말다툼을 완전히 피하기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개인적인 경제적 기대와 우려에 관해 입을 다물지 말고 허심탄회한 대화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이견차를 줄여가야 한다.
▲유연성을 가져라
대화를 할 때 어느 한쪽이 자신의 주장이 옳다며 상대를 일방적으로 설득하려 들면 생산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내 방법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비타협적 자세는 대화를 말다툼으로 되돌려 놓는다.
대화를 나눌 때 양쪽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타협과 절충을 시도해야 한다.
예들 들어보자.
커플 중 한쪽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일을 하길 원하는 반면 다른 배우자는 자신의 뜻대로 은퇴를 한다고 가정하자. 은퇴한 배우자는 날씨 좋은 플로리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원하지만 일하는 배우자는 뉴욕에 남아 있어야 한다.
물론 둘 사이에 심각한 의견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파국을 막으려면 타협을 끌어내야 하는데, 타협은 늘 분쟁 당사자들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로 한다.
라수스 훨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라수스는 “플로리다에 몇 개월간 지낼 장소를 렌트하고 일하는 배우자가 근무시간 조정을 통해 롱 위켄드를 만들어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을 최대로 늘리는 것이 이상적인 해법은 아닐지 몰라도 좋은 타협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 초점을 맞춰라
과거의 잘못이나 과오에 연연하지 말라. 과거에 집착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피델리티의 서베이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이루고 부부가 같은 페이지에 서있다는 확신을 들게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재정상담가와 상의해 부부 쌍방이 편안하게 느끼는 노후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은퇴계획을 마련한 커플은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안락한 노후에 대한 기대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김영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