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등 별점제 위력-별 1개 떨어져도 매상 타격… 매일 고객의 댓글 체크
▶ 신속 대응 관리업체 각광… 개선땐 불만 고객이 단골로
요식업체는 평판을 먹고 산다.
‘맛집’으로 소문이 난 식당은 밀려드는 손님들로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반면 평이 좋지 못한 식당은 단골을 잡지 못한 채 ‘뜨내기’ 손님들만 상대하다 제 풀에 주저앉기 일쑤다.
요즘은 옐프를 비롯한 리뷰 전문업체들이 고객들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식당마다 별점(star ratings)으로 점수를 매긴다. 별점은 별 한 개에서부터 다섯 개까지 5등급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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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전문가 리뷰에 대단히 민감하다. 어느 식당을 택할 것인지 결정하기 앞서 스마트폰으로 별점부터 확인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주들 역시 온라인 리뷰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에서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는 앤드류 그루얼은 전문가들의 온라인 리뷰와 소비자들의 댓글을 꼼꼼히 검토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최근 새로 문을 연 슬랩피시 레스토랑 체인점 가운데 한 곳이 “가격은 턱없이 비싼 반면 음식 분량은 형편없이 적다”는 고객들의 불만에 휘말리자 오너인 그가 만사제치고 수습에 나섰다.
고객들에게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 정중히 사과를 하고 다시 찾아줄 것을 간청했다. 손님들의 불만을 수용해 메뉴가격을 낮추고 음식 분량을 늘린 것은 물론 저렴한 콤보 밀까지 내놓았다.
그의 적극적인 대응 탓에 별 한 개 평점은 단시간에 별 다섯으로 급상승했다.
피시 타코와 랍스터 버거 등을 판매하는 패스트 캐주얼 레스토랑 운영자인 그루얼은 “나쁜 리뷰를 받으면 고객들로부터 생매장 당한다”며 “일단 온라인상에서 몰매를 맞으면 쇼크사에 이르기 전에 서둘러 출혈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그루얼처럼 별 한 개짜리 리뷰를 다섯 개짜리로 바꾸어 놓으면 ‘평생고객’을 확보하는 등 상당한 반전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긍정적으로 바뀐 리뷰는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지남철의 역할을 한다.
나쁜 평가에 대한 그루얼의 극단적인 접근법은 다소 지나친 듯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별점제의 위력을 감안하면 그의 과민한 대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이전 등급에서 별 한 개만 떨어져도 레스토랑의 매상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비즈니스는 미끄럼질을 친다.
온라인 평판을 추적하는 것이 성공적인 회사를 일구기 위한 작업의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온라인 리뷰에 관한 책을 써낸 대니얼 레민은 “별점 평가는 지속력을 갖는다”며 “하지만 독자들은 최근 3개월 이후의 리뷰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설사 별 점 한 개를 받았다 해도 등급개선에 성공하면 이전의 나쁜 평가는 금방 묻힌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을 통한 극적인 등급 반전은 ‘불만 고객’을 ‘단골 고객’으로 바꾸어놓는 마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은 낮은 점수를 준 평론가들과 직접 부딪힐 필요가 있다. 일단 낮은 점수의 원인에 대해 사과를 한 후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정석이다. 물론 감정적인 말다툼은 금물이다.
부정적 비평이 업체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전문 리뷰 사이트의 최강자는 단연 옐프다. 닐센 서베이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44%는 옐프를 이용해 로컬 비즈니스를 검색한다. 트립 어드바이저와 앤지의 팔로워들은 이보다 훨씬 적다.
리뷰 사이트 의존도가 높아지자 리뷰트랙커, 레퓨테이션닷컴과 스테이터스 랩스 등 업체의 평판(reputation)을 관리해 주는 업체들도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 분석 도구라든지 온라인 리뷰 검색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해 전문 리뷰 사이트들이 내놓은 회원사들에 대한 평가에 신속히 대응한다.
많은 업주들은 많은 ‘별’을 따내는데 비즈니스의 사활을 건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가구회사 메그 페이드의 소유주인 메그 피어시는 최소한 4개 이상의 별점을 유지하는 게 지상목표다.
별점은 업주들에겐 양날의 칼이다.
나쁜 점수를 얻으면 영업실적이 곧바로 곤두박질치지만 높은 점수를 얻으면 더할 나위 없는 마케팅 도구로 기능한다.
그루얼은 “우리 비즈니스의 약 70%는 옐프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성장했다”며 “옐프와 인스타그램에 호평이 뜨면 더 이상의 홍보가 필요 없다”고 털어놓았다.
시장조사업체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별점이 3.5에서 4로 올라가면 해당 식당의 피크아워 예약이 무려 19%나 증가한다.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알바생들을 동원해 온라인 사이트에 긍정적인 댓글을 쏟아내는 방식으로 별점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곧잘 제기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별점 시스템이 완벽하진 않을지 몰라도 그렇게 허술하지도 않다”고 입을 모은다.
옐프와 다른 사이트들은 업체가 평론가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다. 어두운 뒷거래를 차단하고 가짜 리뷰를 걸러내기 위해서다.
옐프 사이트에 뜬 부정적 평가를 지워버리기는 불가능하지만 혐오 발언이나 실제적인 경험 없이 쓴 엉터리 비평으로 콘텐트 가이드라인을 위배한 경우는 예외다.
짐바브웨에서 국민사자 시실을 도륙한 미네소타 치과의사는 옐프 사이트에 올라온 소비자들의 비난 댓글로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나 옐프는 사이트에 올라온 부정적인 글들을 몽당 삭제해 버렸다. 정치적인 견해를 포스팅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콘텐트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치였다.
슬랩피시 레스토랑 체인점을 운영하는 그루얼은 매일 50건 이상의 온라인 리뷰에 개인적으로 반응한다.
그 역시 최소한 별점 4이상을 받은 게 목표다. 별 하나에 무너졌다 별 다섯으로 기사회생한 그는 “별점이야말로 우리 비즈니스를 돌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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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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