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1년부터 1865년 사이 일어난 남북 전쟁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미국인의 목숨을 빼앗은 전쟁이다. 독립전쟁부터 제1차, 2차 대전, 월남전과한국전, 이라크 전에서 숨진 미국인을다 합친 것보다 많은 60여만 명의 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미국 인구가 2,300만 정도였으니까 전체 인구의3% 가까운 사람이 죽은 셈이다. 지금미국 인구 비율로 환산하면 1,000만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링컨은 하나님이 왜 미국인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가를 놓고 고민했다. 그의 결론은 이는 지난 250년 간 백인들이 흑인들에저지른 범죄에 대한 응징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1865년 3월 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설의 하나로 꼽히는 두번째 취임사에서 노예가 만들어낸 부가 모두 파괴될 때까지 하나님의 징벌은 계속될 것이라며 “채찍으로 흘린노예의 핏방울 전부가 칼로 흘린 피로값을 치를 때까지” 벌은 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선진국 중 가장 총이 흔한나라다. 총이 흔한 만큼 총으로 인한사망자도 많다. 매년 3만3,000명이 총으로 목숨을 잃는다. 이중 2/3는 자살자지만 나머지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은 남의 총에 의해 불귀의 객이 되는 것이다. 미국은 어째서 이렇게총과 총기 사고가 많은 나라가 됐을까.
이는 인디언들이 살고 있던 땅에 들어와 나라를 세운 미국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남의 땅에 무단으로 들어와 살다 보니 인디언의 습격에 대비해 총을 지닐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총기 소유가 헌법적 권리로까지보호받게 된 것이다.
1607년 제임스타운이 세워진 이래19세기말까지 북미주 대륙의 역사는 미국인 입장에서 보면 팽창과 번영의 역사인지 모르지만 인디언 입장에서는 몰락과 인종 청소의 역사였다. 15세기 말 컬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당시 북미주 일대에 살고 있던 인디언 수는 최소 200만에서 최대 1,800만으로 추산되는데 19세기 말에는 20여 만으로 줄어들었다. 물론 사망한 인디언의 90% 이상은 백인들이 가져온 전염병에 의해죽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 수십만이 백인들의 총기에 희생됐다고 봐야 한다.
거기다 미국은 2003년부터 10년 동안 재난에 가까운 이라크 전을 벌였다. 이로 인해 4,500명의 미군이 죽었지만 이는 50만으로 추산되는 이라크 인 사망자 수에 비하면 ‘새 발의피’다. 아들 부시는 이라크를 엉망으로 만들어 놨고 그 후임자인 오바마는 그 상태에서 발을 뺐다. 이어 시리아 내전이 터졌고 오바마의 수수방관속에 이라크와 시리아의 광대한 지역이 힘의 진공 상태에 빠졌다. 이 틈을극단적 회교 이념으로 무장된 테러 집단 IS가 파고들었다. 지금 이들은 영국크기의 영토를 장악하고 전 세계로 테러 무대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 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참극은 널리 퍼진 미국의 총기 문화와인터넷을 통한 IS 선전 선동의 합작물이라 말할 수 있다. 14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회교도 부부는 IS 선전에세뇌돼 합법적으로 무기를 구매한 후이런 만행을 저질렀다. 연방 정부가 아무리 공항과 국경 단속을 잘한다 해도 이런 유형의 테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이런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이라크와 시리아의 IS 본거지를 장악해 이들의 뿌리를 뽑고, 총기 규제를강화해 정신 병력이나 극단적 성향이있는 사람의 총기 소유를 막아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현실성이 희박한것들이다. 오바마는 이 지역에 지상군을 파견할 생각이 없고, 총기 규제는전국 라이플 협회(NRA)와 공화당의반대로, 정신병자와 극단주의자 단속은 민주당과 인권 단체의 반발로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
존 돈은 “누구도 섬이 아니다... 어떤 인간의 죽음도 나를 작게 만든다.
나는 인류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물어보러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당신을 위해 울린다”고 노래한 바있다. 링컨 말대로 무고한 인디언과이라크 인의 피에 대한 대가를 치를때까지 미국의 총기 비극은 계속될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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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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