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척 23년 동안 자체 성전 없이 선교에 올인
▶ 세계에 8,000개 교회…“내년 선교사 올림픽”
한기홍 담임목사는 교회들이 연합해야 사역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단기 선교에 나선 교인들이 현 지 어린이들 을 돌보고 있다.
여름성경학교를 맞아 비전센터 입구를 풍선으로 장식하고 어린이를 환영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동일하지만 각 교회는 조금씩 다른 색채를 간직하고 있다. 사람들은 개성과 어울리는 교회에서 안식을 찾고 소명을 실천하면 된다. 교회와 성도가 서로 맞아 들어갈수록 열매가 풍성해지고 행복해진다.
은혜한인교회에는 세계 곳곳의 시각을 알리는 시계가 여러 곳에 걸려 있다. 미국과 한국은 물론 모스크바와 남미의 시간을 언제나확인할 수 있다.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돌발상황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선교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전력을 기울이는 교회다운 모습이다. 교회와 성도는 복음을 전파한다는 소명의식으로 뭉쳐 있다.
한기홍 담임목사는 현재 출석교인이 주일학교와EM을 포함해 5,000여명 정도라고 소개했다. 미주 전역에서 최대 규모를 갖춘 한인교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수준이다. 많은 교인들이 예배하고 교육을 받고봉사를 준비하려면 상당한 시설과 조직이 필요하다.
은혜한인교회는 웅장한 예배당과 아름다운 캠퍼스를갖고 있다. 건물뿐 아니라 예배당 뒤쪽 넓은 잔디밭은보통 개신교 교회에서 보기 드문 고즈넉한 자연 분위기를 담고 있다. 평일에는 나무들 사이로 산책을 하며 놀이터에서 어린이를 놀리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은혜한인교회는 김광신 원로목사가 개척한 뒤 대형교회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세계 곳곳에 세운 교회가 8,000개를 헤아린다. 지금은 각가지 안팎의 제약으로 줄어들었지만 러시아에서만 한때 2,000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현재 54개 나라에 걸쳐 278명의 선교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일곱 가정을 파송했다.
한국에 세운 GMI 선교사 훈련원에서는 선교사 후보생들이 4개월 간 훈련을 받고 미국으로 와서 다시 3개월씩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런 선교의 파워는 각지에 건립한 신학교에서 뻗쳐 나온다. 러시아, 중국, 아르헨티나, 케냐, 대만, 페루 등 각지의 신학교에서 현지인 목회자들이 양성되고 이들이 자기네 언어로,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동족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달하고 있다. 내년에도 인도, 베네수엘라, 터키에 신학교가 세워진다.
하지만 은혜한인교회가 정작 성전을 마련한 것은오래되지 않았다. 교회를 개척하고 23년 동안 자체 건물 없이 버텼다. 물론 교회 건축을 하기에는 충분하리만큼 대형 교회가 됐지만 헌금을 선교에 쏟아 부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에 투입할 예산은 한참 뒷 순위였고 모든 교인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선교에 동참했다.
지금의 예배당 장소를 구입한 건 2004년 김광신 원로목사가 은퇴하면서 한기홍 목사가 취임할 즈음이다.
원로목사는 오렌지카운티 풀러튼에 그림 같은 부지와건물을 구하고 한국으로 떠났다. 당시 원로목사는“ 하늘나라에 저축한 돈을 이제 쓸 때가 됐다”면서 예산도변변치 않은 상태에서 가장 좋은 땅만 골라서 보고다녔다.
“원로목사님과 성도는 매년 수백만달러를 투입하면서 선교에 올인했습니다. 주류교회를 빌려 쓰다 교육국 명령으로 쫓겨나기도 했죠. 그러다 후임목사와 교인들이 이제는 정착해 사역을 더욱 힘차게 벌여야 할때라고 결단하신 겁니다. 바로 이곳이 교회가 처음 소유하게 된 성전입니다.”현재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비전센터는 2009년 완공됐다. 한기홍 목사는 현대식 시설을 갖춘 새로운 성전을 건축했다.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시기와 맞물리면서 재정적 압박이 심했지만 기도와 헌신으로 고비를넘겼다.
“선교도 나눔이지요. 선교지에 주민을 돕고, 교회를건축하고, 학교를 짓고, 우물을 파는데 모두 비용이 듭니다. 나눔은 바보같이 보이지만 지나보면 바로 그게은혜입니다. 우리가 선교에 돈을 안 쓰고 다 모았다 해도 지금의 이런 교회 성전을 갖추지 못할 겁니다. 매일기적을 체험하는 셈입니다.”은혜한인교회는 요즘 ‘연합사역’에 관심과 노력을기울이고 있다. 대형과 중형 그리고 소형 교회가 모두각자의 역할과 장점이 있는 만큼 힘을 합쳐야 한다는취지다.
“교회는 세상의 고난 속에서 진정한 안식처가 돼야합니다. 세상의 유일한 소망이고 천국을 이땅 에서 느낄 수 있는 모형이 돼야죠. 교회가 각자 따로 가면 불가능한 일입니다.”한 목사는 세계선교 동역 네트웍인‘ 킴넷’ (KIMNET)의 이사장과 세계한인선교협의회(KWMC) 대표의장을맡고 있다. 내년 6월 아주사 신학교에서 선교사 대회를개최할 예정이다. 시카고 위튼 칼리지에서 30년 동안열리다 이번에 처음으로 서부 지역에서 막을 올리게됐다. 1,000명의 선교사를 포함해 4,000~5,000명이 참석하는 선교사의 올림픽이다.
“연합은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교회가 성장하는 것도, 훌륭한 성전도 모두 나누라고 하나님께서허락하신 것이죠. 사탄은 분열을 일으키지만, 성령님은하나 되게 하십니다. 교회가 좋은 일을 얼마나 많이 합니까? 그런데도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것은 교회들이하나되는 모습이 부족해서입니다.”은혜한인교회는 지난 10월12일부터 ‘1,000일 기도’에 돌입했다. 3년 동안 전 교인이 매일 최소한 10분 이상 기도하고 QT로 성경을 묵상하자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기도하는 사람으로 구별돼 진정으로 빛과 소금의 사명을 실현하는 기독교인이 되자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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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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