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채용담당자 “발급 신뢰 못해” 기피
▶ 사설학원 교육내용·기술 계발표준 마련, 등록부 작성 통해 활성화 나서 주목
전문인력 네트웍인 링크드인에 들어가면 사설 컴퓨터 온라인 교습 프로그램을 이용해 이러저러한 테크놀러지 수업을 받았고 기능 인정서를 따냈다는 회원들의 자기 소개가 떠있다. 이들 대부분은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이다.
그러나 IT회사 ‘피노 컨설팅’의 탑 리쿠르터인 리처드 파이에는 사설학원에서 따낸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나 인증서는 재취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의 회사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클래스 수강은 취업과정에서 거의 힘을 쓰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종업원을 고용할 때 고용주들이 최신 IT 기술과 디지털 스킬을 중점적으로 살피는 추세이기 때문에 구직 희망자에게 필요한 기술을 속성으로 강의하는 온라인 사설학원들과 개별지도 과외방 등이 비 온 후의 대나무 죽순처럼 빠르게 퍼지고 있다.
우데미와 린다닷컴, edX와 Coursera 등 대규모 공개 온라인 코스(MOOCs)도 대학에서 미처 배우지 못한 전문기능 습득에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하며 수강생들을 끌어 모은다.
그러나 이들이 거머쥔 자격증은 구직 노력에 큰 힘을 보태지 못한다. 주된 이유는 고용담당 매니저들이 자격증을 발급해 준 기구나 단체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지타운대학 인력교육센터의 디렉터 앤소니 카네베일은 “시장이 기본부터 엉망진창인 상태”라며 “자격증은 쏟아져 나오지만 이들의 표준이 될 만한 기구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구직자들 역시 혼란과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네소타 세인트폴에 거주하는 아담 훅(33)은 Udemy, Coursera, MIcrosoft Virtual Academy 등 온라인 학원들로부터 수십 개의 자격증을 따냈다.
하지만 헛수고였다. 그는 아직도 풀타임 잡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고용주들은 잡 인터뷰 과정에서 사설학원의 자격증만으로는 대학 졸업장이 없는 그의 배경을 보완할 수 없다고 귀띔해 주었다. 온라인코스를 통해 습득한 스킬은 한마디로 ‘날치기 기능’이라는 느낌을 풍기는 발언이다.
특수기능에 대한 인정방식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첫째는 독립적인 그룹들이 나서 계발표준을 확립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구직자가 회사가 원하는 기능을 갖추었는지 실사를 하는 것이지만, 이 역시 ‘수박 겉핥기식 방식이다.
현재 미 상공회의소 재단과 같은 비즈니스 지원 그룹의 지침 아래 상당수의 연구원들이 계발표준을 세우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고용주와 근로자가 자격증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등록부 작성에 공을 들인다. 사설기관이 발행한 자격증이나 배지가 과연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공동으로 따져보는 검증 사이트인 셈이다.
등록부 작성은 ‘루미나 파운데이션’이 올해 제공한 225만달러의 무상 기금을 자본금 삼아 추진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미국인의 60%가 2025년까지 고교졸업 후 높은 수준의 취업 트레이닝을 받도록 하는데 있다.
등록부 혹은 디렉터리의 시범 버전은 내년 봄, 혹은 여름에 선을 보인다. 100개의 교육기관들은 디렉터리에 자격증 관련 정보를 공표할 계획이다.
챔버 오브 파운데이션의 정책 프로그램 선임 디렉터 제이슨 타이스즈코는 특정분야에서 사설학원이 제공하는 자격증의 가치를 고용주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검증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런 시스템이 없다면 구직자들은 무용지물에 다름없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상당한 돈과 시간을 허비하는 낭패를 겪게 된다.
링크드인은 피닉스와 덴버에서 이와 유사한 시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고용주가 종업원에게 요구하는 기능과 자격이 무엇인지를 물어 취업 희망자들에게 제공해 줄 계획이다.
이렇게 입수한 자료를 이용해 링크드인은 각개 분야의 일자리에 고용주가 원하는 스킬이 무엇인지, 최근 특정 분야에 투입된 신규 채용자가 지니고 있는 스킬과 주어진 역할은 무엇인지 사용자들이 직접 찾아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2개 도시에서 내년 초 출범한다.
백악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달 초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통적인 학력배경이 없는 사람들에게 고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취업 훈련 프로그램인 텍하이어(TechHire)를 공개했다.
텍하이어는 사설학원들이 다량으로 쏟아내는 자격증을 신속히 검증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다시 말해 고용주들로 하여금 그들이 원하는 피고용자의 자격여건이 무엇인지 분명히 공개토록하고 각종 비전통적 강의와 연수 코스를 제공하는 사설학원과 온라인 프로그램사들과 긴밀히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고용주들은 잡 인터뷰를 전후해, 혹은 인터뷰 도중에 온라인 잡 시뮬레이션을 통해 프로그래밍, 스프레드시트,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취업 희망자의 기능 테스트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 10월 인력관리 기술 컨퍼런스에서 상당수의 참여 업체들은 기초 수학에서 법률계약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취업 희망자의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테스트를 선보였다.
만일 이런 실전 테스트 관행이 확산된다면 대학 졸업장이나 자격 인증서 따위는 더 이상 용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온라인 러닝 플랫폼인 우데미의 최고경영자 데니스 양은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종업원들에게 요구되는 최대의 스킬은 새로운 기술습득 능력과 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사설 자격증이나 인증서의 효용은 새로운 기술습득을 향한 구직자의 열린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거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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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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