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적외에 과외활동, 재능, 리더십 등을 보고 지원 학생들에게 하나의 점수로 평가하는 포괄적 입학사정제를 잘 활용해야 명문대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 UC 버클리 정문앞.
얼마전 뉴욕타임스에 ‘입학사정관의 고백’이라는 기고문이 실려 관심을 끌었다. UC 버클리 입학 사정에서 어플리케이션 리더(Application Reader)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한 명의 지원서를 읽는데 평균 8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갖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하려 해도 점수를 주는 시점에서는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음을 고백하며 포괄적 입학사정제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포괄적 입학사정제는 대부분의 명문대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 아카데믹 점수 외에 과외활동, 재능, 리더십 등을 보고 지원 학생들에게 하나의 점수를 주어 평가하는 방법이다.
버클리는 1점부터 5점 사이의 점수를 주며 1점이 가장 좋은 점수이고 4점과 5점은 합격권 밖의 점수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면서 주관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항상 논란의 여지가 있다. 거기다가 학교의 정책이나 방침이 결정에 영향을 준다면 판단은 더욱 흐트러질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버클리에서 정책적으로 추구하는 ‘클래스의 다양화’가 그것이다. 클래스를 다양화 시키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인종을 다양화 시키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지역을 다양화 시키는 방법이다.
지역은 아무래도 주립대학이다 보니 그 주의 학생들 위주로 입학시켜야 하기 때문에 다양화 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클래스를 다양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인종을 다양화 시켜야 하는데, 이도 동양 학생들이 타인종에 비해 성적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성적만을 놓고 학생들을 뽑다 보면 클래스를 다양화 시킨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흑인과 히스패닉계 등 소수계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더 줘서 뽑는 방법이 있는데, 이도 1996년에 수정된 헌법 209 조항 때문에 입학 사정시 인종 등을 고려해서 심사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즉, 인종을 고려해서 학생들을 뽑는다면 그 자체로 위법인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들고 나온 묘책이 포괄적 입학 사정제이다. 이는 대학 지원서를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사실은 어느 정도 주관적으로 보고 자기네가 원하는 학생들을 뽑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고문에 실린 두 명의 실제 학생들의 예를 보면서 우리도 잠시 입학 사정관이 되어 점수를 매겨 보도록 하자.
인도 학생이며 4.0 GPA 만점에 3.95, 그리고 SAT 점수는 2,300점을 받았다. AP 시험 다섯 과목에서 모두 최고점인 5점을 받았으며 수학과 화학 SAT 서브젝트 시험은 800점 만점을 받았다. 음악적 재능이 있으며 에세이 중 하나는 인도에서 이민 온 부모님의 헌신적인 삶에 대해 썼다.
여러분은 이 학생에게 1점부터 5점(최고점 1점) 중 몇 점을 주겠는가? 이 학생이 실제로 받은 점수는 2점이다. 작년도 버클리 신입생 합격률을 보면 전체 합격률은 21%였지만 엔지니어링 전공의 합격률은 12%에 불과했다. 이 학생이 일반 전공으로 지원했다면 2점 받고 합격했겠지만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2점을 받고 불합격 처리가 되었다. 이 학생의 경우 1점을 받고 합격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수상 경력이 필요했을 것 같다는 조언도 함께 곁들였다.
다음은 히스패닉 학생이다. 멕시코에서 이민 와서 3.4 GPA에 1,800점대 초반의 SAT 점수를 받았다. AP는 학교에서 전혀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들은 것이 없다.
학교 끝나면 운동을 하든지 아니면 일을 했다. 에세이는 비교적 잘 쓴 에세이였다. 이 학생은 몇 점을 받았을까? 이 학생이 받은 점수는 2.5점이다. 점수는 위의 인도 학생에 비해 0.5점 밖에 뒤지지 않는다. 이 부분도 사실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히스패닉 학생은 버클리 대학의 엔지니어링 전공에 합격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포괄적 입학 사정제와 학교에서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되어지는 예를 단적으로 표현한 사례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장기를 둘 때면 아버지께서는 항상 차포를 떼고 두셨다.
차포를 떼고 두는 것이 공정한지 아닌지에 대한 문제처럼 이 문제도 약자(소수계)에게 어느 정도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한지 아닌지에 대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우리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따지기 보다는 주어진 환경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명문대 전략’]
높은 성적은 기본‘나만의 +α’만들어라
■ 높은 시험점수는 ‘ 훅’(hook)이라고 볼 수 없다명문사립대, 특히 아이비리그 스쿨 입학 문을 뚫으려고 하는 학생들은 저마다 4.0이 넘는 GPA와 높은 SAT·ACT 점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만점에 가까운 표준학력고사 점수를 확보했더라도 입학사정관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특별한 무기’가 되지는 않는다.
경쟁력 있는 시험점수를 얻으면 그 학생의 입학원서를 입학사정관이 꼼꼼히 읽어 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지 합격 보증수표는 아니다.
스펙이 서로 비슷한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위해서는 지원한 대학과의 적합성,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입학원서, 추천서, 에세이 등을 통해 드러내 보여야 한다.
■ 학생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배경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한인가정들이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부모의 학력수준이 고교 졸업 이하이거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성장했을 경우 이를 숨기지 말고 에세이나 추천서를 통해 부각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명문대학들은 역경을 극복하고 높은 성취도를 보인 학생들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 사립 고교 출신이라고 유리한 것은 아니다
명성 있는 사립 고교를 다니면 명문대 입시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믿는 사회적 통념은 엄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명문대 입학사정에서 이 공식이 통한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아이비리그 스쿨인 다트머스 칼리지의 경우 매년 신입생의 70%는 공립 고교 졸업생으로 채운다. 가능하면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캠퍼스로 끌어 모으려는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 재학 중인 고등학교의 프로파일을 이해하라
모든 고등학교는 재학생들이 꼭 알아둬야 하는 공식 프로파일(official profile)을 가지고 있다.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이 프로파일을 지원자들의 스펙을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프로파일은 그 학교의 인적 사항, 클래스 랭크 및 GPA 가산점 부여 정책, 학업성적 분포, 제공하는 클래스, 표준 학력고사 평균 점수, 대학 진학률 등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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