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남서부 파묵칼레는 석회층온천지대와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이앙상블을 이룬 곳이다. 석회층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로마 유적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데 이런 복합 세계 유산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경우다.
터키 현지인들이 아름다움을 비유할 때 파묵칼레가 종종 등장한다. 그면면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생긴모습은 흡사 계단식 다랭이 논을 닮았다. 소금가루를 겹겹이 쌓아놓은듯 하얀 석회층이 절벽 한 면을 빼곡히 채운다‘.목화의 성.’ 파묵(목화), 칼레(성)에 담겨진 의미다.
흰 온천지대 하나만으로도 독특한풍경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빙산이나 설산 같다. 석회를 머금은 물이 흘러내리면서 그 성분들이 층을이뤘고 층마다 푸른 물을 머금고 있다. 맑은 날이면 석회층은 물과 함께청아하게 빛난다.
예전에는 석회층에서 직접 몸을담그며 목욕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뒤에는 목욕은금지됐고 입구에서도 신발을 벗어야일부 구간에 들어설 수 있다. 원천수의 온도는 대략 섭씨 35도. 생긴 것은 빙산처럼 보여도 발 끝에 젖어드는 감촉은 따사롭다.
이 석회층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색이 변한다. 푸르던 물은 희게 변색되며 해질녘에 띠는 색깔은 붉은빛이다. 그렇기에 두세 시간 석회층과 인근 유적만 둘러보고 훌쩍 떠나는 것은 삼간다. 마을사람들이 즐겨찾는 대중온천에서 발을 담그며 현지인들과 미소도 나눠 보고. 겉은 딱딱하고 속은 말랑말랑한 터키빵 에크맥도 인근 시장 골목에서 제대로 맛봐야 한다.
그렇게 노닥노닥 보낸 뒤 파묵칼레가 시간에 따라 빚어내는 색의 마술을 감상하면 좋다. 이곳에는 온천 분위기 내려고 수영복 차림으로 오가는 청춘들도 있고 석회층에 걸터 앉아 멍하니 사색에 잠기는 여행자들도 있다.
파묵칼레 온천의 유래를 살펴보면몇몇 유럽의 온천과 태생이 유사하다. 부다페스트의 온천이 한때 헝가리를 지배했던 로마인에 의해서 개발됐 듯 파묵칼레 역시 로마황제들이망중한을 즐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산화칼슘이 함유된 온천은 신경통에 좋아 당시 돈 많은 부유층에게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파묵칼레에 훼손에 대한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온천호텔들이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온천수는 고갈되고 푸르고 흰 석회층은 누렇게변색되고 있다.
석회층 언덕 위에는 고대 로마 유적들이 남아 있다. 히에라폴리스로불리는 로마 유적은 기원 전 2세기페르가몬 왕조의 터전이었이며.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성스러운 도시를뜻하는‘히에라폴리스’ 로 불렸다.
1350년대 대지진으로 사라졌던 도시는 19세기 발굴작업에 의해 모습을 드러냈다. 1,000여개의 석관이 남아 있는 고대 공동묘지는 터키에서가장 큰 규모인데 목욕탕과 어울려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 석관들이치료와 휴양을 위해 몰려들었던 병자들의 무덤이라는 주장도 있다.
옛 목욕탕은 현대에도 고스란히재현돼 있다. 후예들은 폐허가 된 유적지에 온천물을 담아 언덕 위에 온천 수영장을 만들었다. 수영장 밑바닥에는 무너진 거대한 기둥들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변은 카페처럼 꾸며져 있다.
파묵칼레 인근에는 또 다른 온천명승지도 자리 잡았다. 제2의 파묵칼레로 불리는 카클르크 종유동굴은동굴 안에서 광천수가 뿜어져 나온다. 카라하우트로 불리는 휴양지 역시 온천 숙소들이 밀집돼 있다.
여행Tip
가는 길: 파묵칼레는 터키 남서부데니즐리 주에 위치했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는 직항편이 오간다.
이스탄불에서 데니즐리까지 항공으로는 1시간10분 소요된다. 버스 등대중교통으로는 10시간가량 걸린다.
데니즐리 터미널에서 파묵칼레행미니버스가 운행된다.
숙소·음식: 터키식 빵인 에크맥이나 터키식 피자인 피데가 일반적인 음식이다. 디저트류인‘카다이프’나‘귀네페’도 달달하고 매혹적인 맛을 자랑한다. 작은 호텔이나 숙소는파묵칼레 마을에 들어서 있으며 리조트, 호텔 등은 카라하우트 쪽이많은 편이다.
기타정보: 터키인은 99%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터키의 화폐단위는예니 터키리라(YTL). 달러와 유로를지니고 있으면 환전소나 호텔에서 쉽게 환전이 가능하다. 파묵칼레와함께 기암지대인 카파도키아와 연계해 여행하는 일정이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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