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사이트 40%, 가격정보 공개 안해… 바가지 일쑤

장례경비가 장난이 아니다. 격식을 갖춘 장례식을 치르려면 다섯 자릿수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가족 중 누군가의 임종을 준비할 때 인터넷을 뒤져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장례식장을 찾으려는 예비 유족이 적지않다. 그러나 대부분이 허탕을 치고 만다.

고객의 ‘비교 구매’를 차단하기 위해 장례식장 운영자들이 가격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서베이 결과는 이들이 정보 공개에 얼마나 인색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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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소비자단체인 FCA와 CFA가공동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전국 장의사들 가운데 거의 40%가 자체 웹사이트에 서비스 가격을 밝히지 않았고, 25%는 전화나 이메일로문의해온 예비 고객에게 가격을 알려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FCA와 CFA는 전국 10개 주요 도시에서 무작위로 추출한 15개의 장의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이같은 수치를 끄집어냈다.

이와 관련, FAC와 CFA 관계자들은“조목조목 따져보지도 않은 채 장의사가 일방적으로 제시한 가격을 덥석받아들였다간‘ 바가지’를 뒤집어쓰기십상”이라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워싱턴 D.C.에서 제대로격식을 갖춘 장례식을 치르려면 최저3,370달러가 들어간다. 하지만 장례식장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별로 다를 바 없는 비슷한 서비스에 1만1,05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곳도 있다.

FAC와 CFA의 공동 서베이는 이런추세가 조사를 실시한 10개주에서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참고로2014년 장례비 전국 중간가는 7,181달러였다.

가격책정 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악명이 높은 의료업과 달리 장의사들은 서비스가격을 결정하기 앞서 난해한 청구코드나 보험관련 전문용어 등을 해석하느라 머리를 싸맬 필요가없다.

대부분의 업주들은 한눈에 이해할수 있는 서비스 정가 리스트를 갖고있으면서도 선뜻 내놓지 않으려 든다.

처음부터 정가표를 내놓았다간 소비자들의 가격비교에 걸려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물론 여기엔 예비 고객으로 하여금 일단 한 발을 문 안으로 들여놓게 한 후 가격 흥정을 벌이려는 계산도 숨어 있다.

CFA 사무국장인 스티븐 브로벡은“아마 장의업 만큼 그들이 판매하는아이템이 무엇이고, 가격이 얼마인지한사코 숨기려드는 업종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FAC와 CFA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관련규정을 강화해 장례업체들이 서비스 요금을 온라인에 고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로선 장의업체들에게 온라인에 가격을 고시하도록 요구하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잠재고객이 요청할 경우 이메일로 가격을 알려주어야한다는 규정도 없다.

두 장례소비자단체의 서베이는FTC로 하여금 현재의 룰을 업데이트해 소비자들이 가격비교를 위해 즐겨 사용하는 방식을 수용하도록 권하려는 목적에서 실시됐다. 소비자들은 주로 컴퓨터를 이용해 가격을 알아본다.

이들은 장례업체들로 하여금 그들의 자체 웹사이트에 가격을 공개하도록 룰을 개정한 캘리포니아를 예로들었다.

FTC도 올해 6개 주의 100개 장의업체를 대상으로 수사관들이 현장방문조사를 벌였다. 소비자가 직접 찾아와 문의할 경우에 대비해 연방법으로 규정한 항목별 서비스 가격 리스트를 사무실에 비치해 두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전체의 4분의 1이 관련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장의업주협회 대변인 제시카코스는 회원들이 FTC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웍샵을 개최하고 수시로 온라인 회의를 여는 등 최상의 노력을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개별 장의사가 해당지역의 시장과 회사의 경영철학 등 여러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과서비스 가격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고 전했다.

장례비를 밀어 올리는 또 다른 이유로 대형 상장 장의사들의 출현을꼽을 수 있다. CFA 사무국장인 스티븐 브로벡 체인점을 거느린 이들이현재 장의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미국 최대 장의업체인 서비스 코퍼레이션 인터내셔널(SCI)이다.

2014년 뉴올리언스에 위치한 스튜어트 엔터프라이시즈를 매입한 이후SCI는 전국 2,100개의 체인을 통해총 150억 달러규모인 전국 장례시장의 15%를 장악하고 있다.

연방규정이 소비자들의 가격비교를 충분히 지원할 정도로 보완될 때까지 최상의 비교샤핑 방법은 직접3~4군데의 장의사에 전화를 걸어 가격을 물어보는 것이다.

이때 꼭 알아두어야 할 소비자의권리가 있다.

현행법상 장의사들은 가격공개를거부한 채 소비자에게 직접 사무실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할 수 없다는점이다.

전화 문의를 할 때 장의사에게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알려줄 필요도 없다.

가족이나 친지가 이미 숨진 경우병원 혹은 영안소에 부탁해 믿을만한 장의사를 고를 수 있도록 하루나이틀 정도 시신을 보관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너싱홈과 양로시설은 시신보관에 관한 한 전혀 융통성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환자가 숨지기 전에 미리 시간을 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가격비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장의사들이 정확한 대답을하지 않는다든가 속임수를 쓰는 듯한느낌이 들면 주 장의사보드에 신고를하는 것이 좋다. 장의사 면허를 관할하는 보드 대신 FTC에 불만을 전달할 수도 있다.

<김영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