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도 많이 변했다.” 잭 웰치가 최근에 쓴 책 Real Life MBA(한글번역판: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를 읽으면서 나는 언듯 이렇게 생각했다.
책은 잭 웰치가 서문에서 밝힌대로GE 에서 40년 그리고 은퇴후 많은 강의와 기업자문을 맡으며 또 15년, 그렇게 평생을 두고 깨달은 기업경영의 노하우(Know How)를 최종 정리한 것이다.
잭 웰치는 1935년 생이니까 금년 나이 80이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는 시야갸 달라지고 생각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면에서 잭 웰치도 예외는 아닌었던가보다.
잭 웰치가 GE 회장이 된 직후인1981년 뉴욕의 피에르 호텔에서 “저성장 경제에서의 고성장”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했다. 그 때 그는 기업의 목표는 기업가치를 극대화시켜서 주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익을 많이 내려면 우선 비용을 줄여야 하고 수익을 못 내는 사업은 과감히 처분해야 한다. 이른바 대규모 정리 해고를 통한 자본력 구조조정이고 다음 순서는 기업의 인수 합병(mergers and acquisitions)과 국제화 추진이다.
어쩌면 그 때까지도 잭 웰치가 말하는 유능한 경영자란 주주가치(Shareholder Value)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무지막지한 중성자탄(Neutron-bomb)이 되는 것을 의미했던 것이다.
그런 잭 웰치가 2005년 영국의
와의 회견에서는 딴 소리를 한다. “주주가치는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생각”이라는 것이다. 주주가 많은 배당금을 받는것은 기업구성원들이 총체적으로 열심히 일한 결과일 뿐이라면서 경영자들이 신경을 써아 하는 대상은 노동자, 소비자, 그리고 생산품이라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소비자와 생산품에 대한 배려는 항상하는 소리고, 여기서의 새롭게 강조된 것은 전에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종업원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다.
금년1월에 발간된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은 거기서 또 한 걸음 더 나간다. “사업은 <내가>하는 것이 아니고 궁극적으로 <우리가>하는 것”이란다. 그래서 사업경영을 “한 선수가 목표를 향해 얼음판에서 스톤을 밀면 다른 두 선수는 빗자루로 얼음판을 미친 듯 닦으며 장애물을 제거하는” 운동경기 컬링(Curling)에 비유했다. 협력해서 선(善)을 이루는 것이다.
그리고 잭 웰치가 주목하는 것은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혁신기업이고 , 따라서 혁신을 유도하는 유능한 인재들이다. “앞으로의 기업운명은 이 같은 유능한 인재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의 리더들은 이러한 인재들을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리고 이들의 아이디어가 당장 효과를 못 보더라도 질책하지 말고 참고 기다려 줄 것을 강조한다.
그 뿐이 아니다. “경영인은 기업환경을 초등학교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의 집과 같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많기 때문에 모든 친구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던 곳처럼”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한다는 것도 힘주어 주장하였다.
잭 웰치는 영업전선에 있을 때는 돈벌이 그 자체에서만 시선이 머물어 있었는데 은퇴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게 아니었구나” 싶었던 모양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을 바라보니 그가 배우고 닮고 싶어 했던 징기스칸은 간 곳이 없고 인간에 대한 배려, 특히 종업원의 작업환경과 그들의 헌신과 기여, 그리고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가 보다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도꾸가와(德川家康)가 그랬다던가?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멀리 가는 것”같다고. 잭 웰치도 지금까지 한 세상 살아오면서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면서 이런 저런일 많이 보고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깨달았을 것이다. “기업의 목표라는 것은 돈만 많이 버는 것이 아니구나! “ 하는 것을.
나이가 들면 보는 시야가 보다 넓고 너그러워진다. 그리고 성공에 대한 개념 역시 달라지나 보다. 나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투쟁과 승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요즘 새삼 깨닿는다. 내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도, 나에 앞서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도, 세상을 사는 큰 지혜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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