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춤 20여종 섭렵 이영남 단장 특별 기획
▶ 이매방·강선영류 등 6개류파 10개 춤 소개… 김숙자 도살풀이 첫 선
무용가 이영남과 그의 무용단이 한국 전통춤의 다양한 류파와 춤사위를 소개하는 공연을 한국문화원에서 펼친다.
■ 이영남 무용단 23일 문화원 공연
‘류별로 본 우리의 춤 시리즈 1’(Korean Dance In Style by Masters).
좀 특이한 제목의 춤 공연이 23일 오후 7시30분 LA한국문화원(원장 김영산) 아리홀 공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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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의 올해 11번째 공연 프로그램인 이 행사는 한국무용가 이영남이 자신의 무용단과 함께 강선영류, 인남순류, 김수악류, 이매방류, 김숙자류, 최종실류 등 각 유파 별로 우리 춤을 소개하기 위해 특별기획한 공연이다.
사람들은 그 차이를 잘 모르지만 한국 전통무용에는 수많은 유파가 있으며, 같은 춤이라도 류마다 조금씩 사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신선한 시도.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실천에 옮긴 이영남 단장은 10여개 유파의 한국춤 20여종을 모두 배운 드문 춤꾼이다.
그것은 사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전통무용가에게는 불가능한 일로, 한 스승에게 사사하다가 다른 스승에게 가서 배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무용계 풍토 때문이다. 그러나 이영남 단장은 미국에서 춤만 배우러 나왔다는 핑계를 대고 수많은 명인들을 찾아다니며 여러 류를 다 익혔으니 이런 춤꾼을 갖고 있는 것은 LA의 행운이라 하겠다.
대구 살풀이(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호) 이수자인 이영남은 어릴 때부터 춤을 추어온 춤꾼으로, 1998년 남가주에 무용소를 차린 이후 매년 한국을 오가며 꾸준히 수십명의 명무들을 사사해 10여개 유파를 마스터했다.
이매방류(승무·살풀이·입춤·한량무·장검무·호남검무·장고춤·사사), 김숙자류(도살풀이·매헌입춤·부정놀이), 강선영류(태평무·즉흥무), 권명화류(대구살풀이·흥살풀이·소고), 엄옥자류(원항살풀이·원향지무). 김수악류(전통굿거리), 송화영류(교방굿거리), 김진홍류(넋풀이), 박병천류(진도북), 최종실류(소고사사)를 모두 익혔고 이를 자기 사위로 재해석해 제자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6개류파의 10개 춤을 보여준다. 태평무(강선영류·무형문화재 제92호), 장고춤과 태선무(인남순류), 전통굿거리(김수악류), 살풀이(이매방류), 입춤(이매방류), 즉흥무(강선영류), 한량무(이매방류), 도살풀이(김숙자류·무형문화재 제97호), 소고춤(최종실류)이 그것으로, 여기서 이영남 단장은 태평무를 제자들과 함께 추고, 김숙자류 도살풀이를 독무로 춘다.
특별한 것은 ‘6박’의 김숙자류 도살풀이를 이날 처음 미국에서 선보이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이제껏 4박자 시나위장단으로 추어온 도살풀이를 넘어 6박자로 더 잘게 끊어내는 특이한 김숙자 도살풀이춤을 처음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4박은 교방 살풀이 장단이라 해서 좀더 여성적이고 슬픈 느낌인데 비해 김숙자 도살풀이 장단은 직선을 많이 사용해 더 힘이 있고 위로가 담긴 진혼곡 느낌을 줍니다. 8년전 처음 이 춤을 보았을 때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을 정도로, 보는 사람을 잡아당기는 힘있는 장단이지요”도살풀이 4박과 6박에 관해서는 계속 논란이 있어왔으나 최근 문화재청이 조사를 통해 경기도 도살풀이 장단은 6박이 원형이라고 발표한 후 한국서도 무용가들이 4박에서 6박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영남은 김숙자류 도살풀이를 이정희 선생에게 공부했고(김숙자는 1991년 작고) 그 외에도 이 춤을 추는 여러 사람을 찾아다니며 배웠다며 “이름은 안 났어도 춤 잘 추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고 “제대로 추고 싶어서 한가지 춤도 10여명씩 찾아다니며 각자 개성이 다른 춤사위를 모두 배웠다”고 춤꾼의 욕심과 열심을 자랑했다.
이번 공연 제목에 ‘시리즈 1’을 붙인데 대해 이영남 단장은 “대중들에게 전통무용을 깊이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주는 이런 공연을 앞으로 계속해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주 한인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유파와 춤사위를 알리고 싶어서 기획한 공연입니다. 대중들이 춤을 감상하는 눈을 뜰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을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어요. 앞으로 정기 무료강습도 열면서 이런 공연을 계속 기획하려고 합니다”이영남은 최근 이병임 미주예총 회장이 오래 맡아온 ‘우리춤보전회’의 새 회장으로 선임됐는데 그 이름에 걸 맞는 활약이 기대된다.
작년 11월 아라타니 극장에서 열린 ‘이영남, 그 춤의 여정’ 공연에서 그의 춤을 처음 보았을 때 그 우아하고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춤사위뿐 아니라 무대 연출력도 탁월해서 영상, 음향, 진행 등 한인 커뮤니티의 여타 공연과 차별화된 무대 연출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문화원 공연도 작은 무대지만 한국서 배기철 영상감독을 초청해오는 등 13명의 제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의 관람은 무료이며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온라인 예약 www.kccla.org(323)936-3015(태미 정)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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