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서 시작, 부에나팍 안착까지 고난의 연단
▶ “통일 기원” 구역 명칭을 북한 도시 이름으로
[교회탐방① - 감사한인교회]
감사한인교회(담임목사 김영길)는 지난 수년간 크리스천 사이에 가장 많이 회자된 교회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부에나팍에 새 성전을 마련하고 이전한 뒤 감사한인교회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조용하고 은근하게 입소문을 타고 새 교인들이 찾아 들었다. 화려하지 않고 떠들썩하지도 않지만 잠잠하게 진지한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평가가 사람들 사이에 돌아 다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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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한인교회는 출석 교인 기준으로 1,750명이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담임 김영길 목사는 지난 1983년 교회를 개척하고 지금까지 이끌어 오고 있다. 현역 담임 목회자로는 남가주 지역에서 최고참에 포함된다. 남가주 지역에서 직접 교회를 세우고 대형교회가 되기까지 사역 중인 목사는 현재 몇 되지 않는다. 그 만큼 감사한인교회나 김 목사에게는 이 시기에 들여다 볼 소지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감사한인교회는 애당초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척됐다. 교회는 LA에서 시작해 다우니, 세리토스, 사이프러스, 위티어를 거쳐 부에나팍에 안착했다. 김 목사는 “메뚜기처럼 뛰었다”고 말했다. 교회가 이사한 사실을 밝히길 꺼려하는 목사도 있지만, 김 목사는 오히려 “성도와 함께 하나님의 인도를 찾으려 몸부림쳤던 과정”으로 추억하고 있다. 예배당을 옮겨가며 온갖 고난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이유가 있었고 기도와 숙고 끝에 새 땅에 들어가는 여정은 나름 순종의 결단이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감사한인교회의 특징을 소개하며 가장 먼저 “분열이 없었다”고 말했다. 교회가 쪼개져 나가지 않은 건 물론 특정한 이슈를 갖고 불협화음이 교회 밖으로 새나갈 만큼 큰 소리가 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빈 말이 아니라 정말 성도의 성품이 훌륭한 덕분입니다. 왜 싫은 구석이 없었겠습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고요. 교인들이 율법보다 은혜를 소중하게 여긴 거죠. 콘크리트 바닥에 비가 내리면 금새 넘치지만 광야의 땅에선 흙에 스며듭니다. 알면서도 그저 기도하고… 성도가 성숙하게 대처하니 잡음이 생기지 않았어요.”
감사한인교회를 찾은 부흥사들은 당황한다. 순복음교단으로 출발해 지금은 미국 교단인 하나님의성회(Assembly of God) 소속이지만 예배가 예상 밖으로 차분하고 진지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한 건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예배가 아니면 그건 예배가 아니지 않느냐고 생각할 뿐이죠. 교회 봉사도 좋고, 사역도 좋지만, 예배가 가장 중요하지 않습니까? 교인들이 예배에 몰입하다보니 저절로 조용해 진 거죠. 설교를 하다보면 압니다. 성도가 심각하게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있으면 눈빛과 표정에서 드러나죠.”
소위 ‘투사 현상’이 없다는 것도 감사한인교회가 꼽는 장점이다. 교회가 성장하고 커지면 교인들이 우쭐하는 기분에 빠질 수 있다. 개인의 모습을 교회라는 거울에 비추고 본인을 교회와 동일시하면서 ‘더 나은 신앙’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는 증세다. 교인에게서 이런 분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일찌감치 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인 목회자다. 성전을 건축할 때도 충분한 공간을 교육부에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감사한인교회가 이번 여름 개최한 여름성경학교(VBS)에는 무려 850명의 어린이가 몰렸다. 그나마 지난해보다 정원을 제한해 등록을 덜 받은 수치다. 여기에 200명의 교사가 참여해 90개에 달하는 클래스를 5일 동안 운영했다. 자원봉사자와 학부모를 포함하면 2,000명에 이르는 인파가 북쩍된 셈이다. 인앤아웃 햄버거 트럭이 두 대씩이나 와서 점심을 제공하기도 했다. 모든 비용은 무료였다.
“저희 교회 어린이는 25% 밖에 안 됩니다. 샌디에고에서도 오고, 다른 교회 사모가 학생들 손을 잡고 오시기도 했어요. 우리 때문에손해를 보는 주변 교회도 분명 생겼을 겁니다. 그래서 성도를 모으기 위한 이벤트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죠. 대신 주변의 작은 교회들과 VBS를 나눕니다. 내년부터는 타교회 교사들도 함께 참여하게 할 작정입니다.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요.”
감사한인교회의 구역 모임은 모두 함흥, 청진, 신의주, 해주, 개성 등 북한의 도시 이름을 따라 구성돼 있다. 복음을 상실한 북한 동포를 잊지말고 통일을 간구하자는 취지로 결정했다. 지난 8월에는 교회 소속 문영용 목사가 LA에서 시애틀까지 1,250마일을 11일 동안 자전거로 완주하며 남북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요즘 김 목사가 지나 온 사역의 길을 되돌아 보며 묵상하는 주제가 있다. 바로 “교인들이 진짜로 예수를 만나게 했는가?”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다.
“이민사회 특성이 기독교인이 많다는 겁니다. 그러나 교회는 지나갔지만 예수는 만나지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서 멀어지게 되죠. 교회마다 어렵다고 하고 40~50대 목사들도 ‘길이 안보인다’고 고민합니다. 해답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김 목사는 기독교가 직면한 난제를 푸는 길은 세상이 아닌 교회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을 포함해서 목회자부터 하나님과 세상을 향해서 회개하고 삶으로 믿음을 실천하도록 피땀을 흘려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에 예수가 없습니다. 예수를 찾아야 합니다. 다시 핵심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복음을 갈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교인이 나갈까 봐 회개를 외치지 않고 있어요. ‘하나님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는 대신 세상을 향해 ‘어떻게 해 드릴까요?’라며 비위를 맞춥니다.”
김 목사는 ‘교회를 떠난 사람’이나 ‘안 믿는 사람’에게 “아직도 해답은 예수에게 있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교회를 비난하느라 정작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걸 잃어버리면 억울하지 않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웹사이트: www.thanksgivingchurch.com
*주소: 6937 Orangethorpe Ave, Buena Park, CA 9062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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