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이스 단장 조편성 실패…미국팀은 2라운드 조편성 ‘그대로’
막상 뚜껑이 열리니 실력 차이는 분명했다.
미국이 8일 열린 2015 프레지던츠컵 첫날 포섬 5경기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선보이며 4승1패로 앞서나갔다.
미국팀은 선수단 12명 가운데 9명이 세계랭킹 20걸이다.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만 조던 스피스(1위), 버바 왓슨(4위), 리키 파울러(5위), 더스틴 존슨(8위), 잭 존슨(10위) 등 5명이다. 12명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30위 밖 선수는 한명도 없다.
반면 인터내셔널팀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 10위 이내는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 한명 뿐이다.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라야 루이 우스트히즌(13위·남아공), 애덤 스콧(14위·호주), 마쓰야마 히데키(15위·일본) 등이다.
단체전이고 포섬 경기라는 변수가 있기에 접전을 펼치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인터내셔널팀 닉 프라이스 단장은 "다섯 경기 모두 이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미국 선수들은 대체로 기량이 고르고 인터내셔널팀보다 나았다.
미국팀 선수들은 특히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위력적인 장타력에서 인터내셔널팀을 크게 앞질렀고 그린에서도 한뼘 가량 뛰어났다.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SBS골프 나상현 해설위원은 "기량 차이가 분명히 있더라"고 말했다.
이런 기량 차이를 극복하려면 조편성과 대진에서 장점을 극대화하고 취약점을 보완해야 하지만 인터내셔널팀 프라이스 단장의 조편성과 대진은 실패작으로 드러났다.
45세의 필 미켈슨과 41세의 존슨이 나선 네번째 경기에 인터내셔널팀은 데이를 무명 선수나 다름없는 스티븐 보디치(호주)의 파트너로 삼아 출격시켰다.
데이와 보디치는 미켈슨-존슨에게 18홀까지 따라붙었지만 2홀차로 무릎을 꿇었다.
인터내셔널팀에서 가장 확실하게 승점을 올려줘야 할 데이 카드를 허망하게 날린 셈이다. 둘을 묶은 이유는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라는 것이었다.
세계랭킹 1위를 넘보는 세계 최강의 데이를 ‘보좌’하게 된 보디치는 체격에 맞지 않게 큰 외투를 걸친 선수처럼 플레이 내내 어색했다.
인터내셔널팀의 필승 카드 가운데 하나로 꼽는 스콧과 마쓰야마를 묶은 것도 2년 전 프레지던츠컵 때 둘이 내내 짝을 이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2년 전에도 둘은 4경기에서 1승2패1무승부로 썩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인터내셔널팀 최경주 부단장은 "스콧과 마쓰야마는 경기 내내 거의 대화가 없었다"면서 "실수해도 파트너가 ‘괜찮다’고 어깨를 한번 툭 쳐주면 사기가 살아나는 법인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난생 처음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한 통짜이 자이디(태국)와 아니르반 라히리(인도)를 묶어 세계랭킹 5위 파울러와 17위 지미 워커에 맞서게 한 것은 무모하기까지 했다는 평가다.
세계랭킹 1위 스피스와 PGA투어 최장자타 존슨에 경험도, 투지도 부족한 대니 리(뉴질랜드)와 마크 레시먼(호주)를 맞붙인 대진 역시 뒷말을 낳았다.
미국의 ‘최강조’에 투지가 좋고 홈 코스의 이점을 크게 누릴 수 있는 배상문(29)을 대결시켰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터내셔널팀은 파트너끼리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여러번 연출했다.
대니 리-레시먼은 파트너가 실수하면 덩달아 실수를 보태 자멸했다.
15번홀(파5)에서 50야드 거리에서 레시먼이 그린을 놓치자 대니 리는 그린 바로 앞에서 칩샷을 하다 톱볼을 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미국팀의 조편성과 대진은 ‘신의 한수’처럼 맞아떨어졌다. 특히 장타자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미컬슨과 비거리는 뒤처지지만 샷이 정교한 존슨을 묶어 상대편 에이스 데이를 제압한 것은 절묘했다.
다같은 장거리포 왓슨과 J.B. 홈스를 같은 팀으로 묶은 것도 대성공을 거뒀다. 둘은 서로의 실수를 만회해주거나 파트너의 좋은 샷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주고받았다. 경기 스타일이 비슷하니 통하는 게 많았다.
왓슨은 "오늘 우리 둘은 손발이 척척 맞았다"면서 "비슷한 스타일이라서 같이 하니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장타자 존슨과 ‘퍼팅 귀신’ 스피스의 조합은 더할 나위 없었다.
무엇보다 미국팀 제이 하스 단장은 선수들에게 ‘누구와 파트너를 하고 싶냐’고 물어보고 조편성을 했다. 선수들 호흡이 잘 맞은 까닭이다.
첫날 참패한 프라이스 단장은 2라운드를 앞두고 선수단 회의에서 ‘마음에 맞는 선수를 기탄없이 말해보라’고 말했다고 한다.
첫날 조편성이 실패작이라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하스 단장은 1라운드 조편성을 거의 그대로 밀어붙였다. 1라운드에서 유일한 패배를 당한 맷 쿠처와 패트릭 리드를 2라운드 경기에서 제외했을 뿐이다.
실력차에 작전마저 실패한 인터내셔널팀이 남은 사흘 동안 어떤 카드로 반격을 꾀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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