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암이 전신에 퍼져 4기가 되면 병색이 완연한 환자의 모습일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예외인 암들이 몇 가지 있다. 전립선암이 바로 그 중의 하나이다. 전이된 4기 전립선 환자들 중 상당수는 겉으로 보기에 너무나 멀쩡해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4기 중에서도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항암 화학요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초기 치료에서는 항암 화학요법이 아닌 호르몬 치료를 통해 수년간 암을 조절할 수 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이 전립선암의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밤알 만한 성선으로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발달한다. 전이된 전립선암이란 암이 전립선에서 시작되었지만 전립선을 벗어나 주변의 방광, 직장, 림프절 및 뼈 등으로 퍼지는 경우이다. 전이된 전립선암은 대개 호르몬 치료, 항암치료, 면역치료, 및 방사선치료 등의 방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치료한다.

안타깝게도 전이된 4기 전립선암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완치가 어렵다. 하지만 치료를 통하여서 삶을 연장시킬 뿐만 아니라 삶의 질 또한 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다.

전립선 치료의 중심은 남성호르몬 박탈요법으로 불리는 androgen deprivation therapy(이하 ADT)이다. 대개 전이된 전립선암의 일차 치료는 바로 이 호르몬 치료다.

심하게 진행된 전립선암의 경우는 호르몬 치료에 항암 화학요법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전립선은 남성호르몬, 특히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을 통하여 성장한다. ADT는 바로 이 남성호르몬을 줄여서 전립선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다. ADT에는 수술적 방법과 약물 치료방법이 있다.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고환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약물을 통한 ‘화학적 거세술’을 선호한다.

약물 치료의 대표는 성호르몬 자극호르몬 방출 호르몬 유도체(GnRH agonist)이다. 이 GnRH agonist는 일시적으로 전립선암의 남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한다. 이 약물은 대개 주사의 형태로 사용하는데 가장 흔하게 미국에서 사용하는 것으로는 leuprolide(상품명 Lupron)이나 goserelin(상품명 Zoladex)이 있다.

여기에 경구용 항남성 호르몬제(antiandrogen)까지 추가하는 경우를 병용 안드로겐 차단 (complete androgen blockade)이라고 한다. 항남성 호르몬제로는 bicalutamide(상품명 Casodex)나 Flutamide(상품명 Eulexin)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대개 이런 호르몬 치료의 경우 처음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시간이 지나 저항성이 생기면 더 이상 효과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호르몬 저항성 혹은 거세 저항성(castrate-resistant) 전립선암이라고 한다. 암이 전립선에 저항성을 보이더라도 일차적으로는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이차적 호르몬 치료를 한다.

이차적 호르몬 치료 약제로는 최근 수년간 미 식약청에서 승인 받은 abiraterone(상품명 Zytiga)과 enzalutamide(상품명 Xtandi)가 있다. 이런 약들은 고환, 부신 및 암세포 자체의 남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한다. 이 약들을 사용함으로 생존기간을 현저히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런 남성호르몬 억제요법은 물론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성욕감소, 발기부전, 안면홍조, 여성형 유방, 근육위축, 체지방 증가, 골다공증, 당뇨병과 관상 동맥질환의 증가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개 전립선암 치료로 얻는 이익과 부작용의 가능성을 비교해 봤을 때 치료의 효과가 크므로 이런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전립선암은 대개 노령의 남성에게서 발생한다. 따라서 많은 경우는 부작용이 다른 치료에 비해 비교적 적은 호르몬 박탈치료만으로도 수년간 암을 조절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abiraterone과 enzalutamide 등의 경구용 이차 호르몬 치료 약제를 통해 과거에 비해 훨씬 좋은 치료 결과를 얻게 되어 항암 화학요법 치료를 오랜 기간 미룰 수 있게 되었다.

문의 (213)388-0908, LA 암 센터

<안상훈 / 암 전문의 엘에이 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