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점수차로 이길 때 도루·번트 금지…’많은 점수차 기준도 없어’
▶ 노히터 대기록 세울 때 기습번트 금지…"기록달성 도우란 말인가?"
열심히 경기하되 지나치게 열심히 해서는 안 되고, 흥분하되 과도하게 흥분해서는 안 되는 종목이 있다.
또 있다. 어떤 플레이를 하든지 간에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만약 상대방이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보복하는 것은 용납된다.
이 종목은 무엇일까? 바로 야구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미국 야구에서 ‘불문율’이라는 이름으로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규율이다.
미국 스포팅뉴스는 16일 ‘야구에서 가장 어리석은 불문율 5개’를 꼽았는데, 한국프로야구에도 적용되는 내용이 많아 흥미롭다.
이 매체는 그 첫 번째로 점수 차가 많이 났을 때 도루를 하거나 번트를 대서는 안 된다는 불문율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제드 라우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맞아 7-0으로 앞선 상황에서 번트를 댔다가 다음 타석에서 공이 무릎 쪽으로 날아오는 상황을 맞았다.
라우리가 번트 아웃을 당했지만,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휴스턴은 다음 경기에서 라우리를 만났을 때 "정의"라는 이름으로 라우리의 엉덩이를 기어코 맞혔다.
이 매체는 "야구에서는 크게 뒤진 팀에 자비심을 베풀어야 한다고 하는데, 우선 점수 차가 많이 났다는 기준 자체가 주관적"이라며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안되지만,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는 것은 괜찮은 것이 야구"라고 지적했다.
스포팅뉴스가 꼽은 또 하나의 어리석은 불문율 하나는 노히터 같은 대기록을 세우고 있을 때는 기습 번트를 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이 불문율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누군가 노히터 경기를 펼치고 있으면 당신은 그가 그 기록을 달성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 번트라는 것은 얄팍하고 불순한 방법으로 취급받는다"며 "노히터 중인 투수가 기습 번트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면 번트를 대기 어려운 공을 던지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1회에 노히터 중일 때 번트가 용납된다면 9회에 여전히 노히터인 상황에서 번트를 대는 것도 괜찮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어리석은 불문율로는 홈런을 치고 지나치게 좋아하거나 타구를 오랫동안 응시해선 안 된다는 것을 꼽았다.
이 불문율 때문에 자주 몸에 맞는 공의 대상이 되거나 급기야 벤치 클리어링을 촉발시키는 선수가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카를로스 고메스다.
스포팅뉴스는 "NBA에서는 선수들이 덩크를 성공한 뒤 괴성을 지르며 환호하고, NFL에서는 터치다운을 한 뒤 요란한 세리모니를 하는데, 야구에서만큼은 상대 투수와 상대팀에 모욕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경기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투수가 그렇게 모욕적인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더 잘 던져서 홈런을 맞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네 번째 불문율은 보복하라는 것이다. 한 팀이 겉으로 봤을 때 고의로 우리 팀 타자를 맞혔다면 다른 팀도 똑같은 방식으로 응징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적용되는 것이 바로 야구다. 또 한 팀의 타선이 대폭발해 너무나 잘 치고 있을 때, 또는 세 타자 연속 홈런이 나왔을 때 투수는 다음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곤 한다.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으냐"는 일종의 메시지다.
스포팅뉴스의 해법은 단순하다. 그런 상황을 맞지 않도록 더 잘 던지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마지막 불문율은 게임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이 불문율은 어쩌면 모든 불문율의 기저가 된다.
홈런 타구를 지나치게 오래 쳐다보거나 배트를 집어던지는 행동은 미국 야구에서는 게임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한 것으로 취급받는다.
스포팅뉴스는 "이 불문율은 짧게 말해서 ‘내가 못 해서 화가 나지만, 나는 이것을 너의 책임으로 돌리겠다’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러운 플레이’라고 곧잘 말하는데, 그렇다면 올바른 플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승부의 세계에서 이를 가를 기준이라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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