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직 재무장관이 10 달러 화폐에 미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얼굴로 넣자면서 누구로 할지 여론수렴을 하려다가 벤 버냉키 전직 연방준비은행 의장에게서 “정신 나간 소리” 라고 욕먹은 일이 있다. 그 10달러 그린 백의 전면에 나오는 인물이 알렉산더 해밀튼 미연방 초대 재무장관으로 건국 초기에 중앙은행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그 기본성격과 골격을 이론적으로 확립한 인물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주창한 기본성격이 후일 너무나 존경받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의 기관으로 설립하되 민간주도이어야 하고, 자산가들의 투자의욕을 북돋울 필요성과 국채소유, 안정된 화폐, 바람직한 금융제도의 근간을 1780년에 이론적으로 확립해준 분으로 미국 경제토대의 바탕엔 그의 공헌이 있다.
실제 연방준비은행(FRB)의 탄생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어쨌든 1914년까지 미국에는 중앙은행이 없었다. 1907년에 금융위기가 왔었는데, J.P. 모건이 주도한 민간은행 연합이 이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면서 전국적으로 “중앙은행이 정말 있어야겠다” 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미국 각지에서 12개의 흩어진 연방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로서 1914년 시작된 것이 간단히 정리한 그 역사라고 할 수있다.
그런데 시작된 초기부터 워낙 뉴욕연방은행의 세력이 커서, 그 지나친 영향력을 걱정한 다른 지역의 금융인들이 지금까지 우리가 볼 수 있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지만, 사실 다른 모든 지역 11군데를 합친 것보다 뉴욕연방은행의 힘이 더 클 정도로 그 재력의 차이가 심하다.
연방준비은행은 행정과 사법부에서 완전 독립되어 있고, 대통령의 내각 소속이 아니라 그 힘은 의회에서 직접 나오게 되어있다. 원래 설립취지는 금융제도의 운영과 문제해결에 있었는데 최근의 금융위기 때 보듯이 금융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해주는 “은행들의 은행” 역할이 지나칠만큼 부각되어버린 것이 지금의 현실이고 문제가 되어있다.
워낙이 연방준비은행제도 자체는 증권시장을 보면서 정책결정을 하는 기관이 아니고, 또 아니어야 한다. 경제의 움직임을 보고 그 기본 체질을 다루는 기관이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기관이면서 민간인들이 정책결정을 하게되고, 말씀드린 뉴욕연방은행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보니 뉴욕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요즘에는 너무나 민감해져 버렸고, 또 미디어에서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모든 것을 연결하다 보니까 모든 이들이 9월 15-16일 열리는 연방준비은행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25 (소수점 이하) 점으로 이자율을 올릴 것인가 아닌가에만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2008년 극심한 불경기와 금융위기가 왔을 때 시작한 싼 이자의 유동성공급을 위한 비상시기의 비정상적인 정책들은 그 효용성이 지나도 한참 지나버렸다. 워낙 이 유동성 공급은 기업들의 성장과 고용증대를 위한 것이었는데, 요즘은 사실 전반적 경제상황과 고용문제가 해결 된지 오래되었다. 지금도 불경기라면서 고전하는 비즈니스들의 경우 십중팔구 사양화 산업인 그 비즈니스 자체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지 전반적인 경제는 문제가 없다.
인플레가 이자율을 올릴 정도로 높아지지가 않아서 이자율을 올릴 이유가 없다고 하는 단 한가지 지적이 있는데, 여기에도 별 설득력이 없다. 위에서 말씀드린 뉴욕의 영향력으로 인해서 연방준비은행들의 주요 포스트에 월스트릿에 바탕을 둔 헤지펀드나 다른 사모펀드 출신들이 대대적으로 포진하고 있어서 연방준비은행의 정책결정이 이런 펀드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되는 것은 짐작하신 대로 이다.
사실 싼 이자가 기업의 생산적인 곳에 도움이 되던 시기는 지난지 오래되었고 요즘은 M&A 같은 곳으로만 쓰이는 감이 있는데, M&A의 결과 두 기업이 하나가 되면 정리해고로 고용이 줄었으면 줄었지 늘지는 않는다. 비정상이 표준이 되어버린 미국 금융시장은 이제 다시 불황이 오면 연방준비은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자승자박이 되어버린 이상한 모양의 현 상태가 요즘은 문제라고 할 수있다.
원래 경제이론으로는 9월 준비은행이 기본 금리를 25점 올리면 (월스트릿 기본금리 3.5프로) 주식가격들이 내려가야 하는데, 비정상이 표준이 되어버린 지가 하도 오래되다 보니, 도로 주식투자하는 이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차라리 15-16일 기본금리 인상 소식이 있으면 주가들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생길지도 모른다. 주식시장에서 이 금리인상 시기만 쳐다보고 있으니,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증권시장의 기본 생리대로 금리인상시기라는 불확실성 제거로 인해서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금리인상은 FRB에서 미국경제에 대한 확신이 있다는 자신감도 불어넣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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