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스달 아트팍 ‘석양’ 일품
▶ 할리웃 포에버 공원묘지 여름밤의 영화축제 열려
【노동절 연휴 가볼만한 곳】
레이버데이 연휴는 여름이 끝나는 상징이다. 남가주는 더위가 여전하지만 전국적으로는 방학과 휴가시즌이 종료되고 가을이 다가오는 시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미련을 떨치고 마지막 여름을 즐기며 한해의 후반전을 준비해야 하는 전환점이다.
레이버데이 연휴는 바닷가와 공원에서 바비큐를 하고 피크닉을 즐기기 적당하다. 장거리 여행도 좋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가족과 친구들끼리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계절이다.
미처 휴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욱 여름의 맛을 즐길 절호의 기회다. 레이버데이 가족소풍을 떠나기 좋은 ‘베스트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에코팍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과 다운타운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가까워서 지나치기 쉽고 자칫하면 무시당하는 아까운 공원이다. 하지만 언제나 시원한 분수가 물을 뿜고 널찍한 호수에서는 주민들이 한가로이 배를 타며 여유를 즐기는 곳이다. 시간과 힘을 들이지 않고 쉴 수 있는 공원이니 선입관을 벌이고 찾아가 볼 가치가 있다.
에코팍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장장 4,500만달러를 투입해 2년 동안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벌여 2013년 다시 개장했다. 물을 끌어낸 뒤 다시 채워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게다가 376그루의 연을 심어 연꽃이 필때면 나름 절경을 이룬다. 또 보트하우스와 분수도 새로 단장하고 산책길도 다시 깔았다.
호수를 한 바퀴 걷다보면 운동이 되고 산보하는 사이에도 물과 새들이 곁에 있어 긴장도 풀어진다. 요즘에는 주변 주택가에 젊은 백인 직장인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공원 잔디밭에서 담소를 나누는 커플이나 어린 자녀와 함께 놀이터를 찾은 부부, 단체모임을 갖는 청년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바비큐 화덕이 따로 마련돼 있고 피크닉 테이블도 있다. 도시락을 싸들고 시원한 물가에서 망중한을 만끽할 수 있다.
▶반스달 아트팍
아트센터부터 주니어 아트센터, LA시립미술관, 극장 등을 갖춘 독특한 공원이다. 할리웃과 로스펠리츠에 인접한 올리브힐 꼭대기에서 로스앤젤레스를 굽어보고 있다. 공원 일대는 1927년 에일린 반스달이 저택과 11에이커의 부지를 로스앤젤레스시에 기부해 조성됐다.
한인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석양이 일품인 곳이다. 공원 안에 위치한 홀리혹 하우스(Hollyhock House)의 서쪽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조망하는 풍경이 훌륭하다. 덕분에 와인축제 등 각종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LA 동물원
피크닉 명소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바리바리 음식을 싸서 아이들과 부담 없이 연휴를 즐기는데 이보다 적절한 장소도 흔치 않다.
동물원 가든 곳곳에 피크닉 장소가 마련돼 있다. 다만 먼저 온 순서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니 서둘러야 한다. 유리병 등 깨질 수 있는 물품이나 자칫 동물이 삼킬 수 있는 소형 플래스틱 물건은 가져 오지 말 것을 부탁하고 있다. 아이스박스나 피크닉 바구니는 상관없이 반입이 가능하다.
▶올드 주
남가주의 대표적인 공원인 그리피스팍(Griffith Park)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비밀의 장소다. 현재의 동물원이 모습을 갖추기 이전에 동물원이 있던 장소다. 지금도 옛적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볼거리가 된다. 동물을 가두던 구식 우리와 석굴 등 한층 ‘원시적’인 동물원 흔적이 한 시대를 풍미하던 서커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올드 주’는 1912년 개장해 1966년까지 운영됐다. 위치는 그리피스팍 드라이브 근처다. 스마트폰을 치면 안내가 나온다. 바비큐 그릴과 넓은 피크닉 잔디밭이 꾸며져 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피크닉 장소일 수 있다.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바로 이곳 ‘올드 주’의 야외극장에서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문호의 대작품을 무대에 올리지만 입장료는 무료다. 이곳만큼 돈 안 들이고 격조높은 피크닉을 가까운 데서 즐길 수 있는 곳도 드물다.
▶할리웃 포에버 공원묘지
웨스트LA에 자리 잡고 있다. 공원묘지가 대부분 아름답게 꾸며져 있지만 할리웃 포에버 공원묘지는 죽은자보다는 산 사람을 위한 장소처럼 보일 정도다. 오죽하면 이곳에서 여름밤의 영화축제가 열리겠는가.
영화가 상영되는 날에는 관객들이 음식과 음료수를 갖고 와 저녁식사를 즐기며 영화를 본다.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스피아(Cinespia)는 주로 193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클래식 작품들을 선보인다.
의외로 쌀쌀해 여름에도 담요나 두꺼운 옷을 가져오도록 권장하고 있다. 영화와 상관없이도 얼마든지 우아한 경관에 빠져 연휴의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쿠카몽가피크
산행과 피크닉을 동시에 만끽할 수있는 최적지다. 샌개브리엘 마운틴에 있는 쿠카몽가피크에 오르면 발 아래로 남가주 인랜드 밸리 일대가 구름사이로 펼쳐진다. 구태여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곳곳에 피크닉 오찬을벌일 장소가 풍부하다.
산행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아이스하우스 새들(Icehouse Saddle) 쯤에서사랑스러운 경치를 바라보며 샌드위치나 김밥을 먹는 정취를 누려보자.
피크닉 장소가 잘 마련돼 있다.
<글=유정원 객원기자,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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