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크마 50주년 기념 명품 컬렉션 3일 막내려
▶ 게티센터, 헬레니즘 시대 희귀 청동상 한자리
【놓치기 아까운 특별기획전】
여름의 끝 무렵은 왠지 허전하다. 멋진 여행도 다녀오지 못했고, 휴가철 책읽기도 못 마쳤으며, 차일피일 미뤄왔던 미술관 나들이도 결국 못하고 말았으니… 중요한 것은 지금 해도 된다는 것이다. 여행이야 장기계획이 필요하다지만 독서와 뮤지엄 방문을 못한 것은 순전히 게으름 탓 아닌가.
LA카운티 미술관(LACMA), 게티 센터와 게티 빌라, 모카(MOCA) 현대미술관, 노턴 사이먼 미술관, 헌팅턴 라이브러리, 오렌지카운티 미술관(OCMA) 등등 남가주 일대의 좋은 뮤지엄들은 언제 보아도 좋은 명화 소장품들과 지금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기획전들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특히 라크마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열고 있는 축하 선물전은 9월3일로 막을 내리므로 서두르지 않으면 언제 다시 보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잊지 마시라고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 LACMA ‘50년을 위한 50점’ (‘50 for 50:Gifts on the Occasion of LACMA’s Anniversary’): 9월3일까지.
라크마의 이사들이 미술관의 골든 애니버서리 축하 캠페인을 벌여 각자의 소장품을 기증하거나 돈을 기부함으로써 구입한 50점의 명품 컬렉션을 전시하고 있다. 13세기 아프리카 조형물로부터 르네상스, 인상파, 팝아트, 그리고 콘템포러리에 이르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지난해 11월 5억달러 상당의 미술품 47점을 기증한 제롤드 페렌치오의 컬렉션도 따로 전시돼 있는데 드가, 로트렉, 키스 반 동겐, 뷔야르의 회화와 조각품 6점을 볼 수 있다.
한스 멤링의 ‘그리스도의 축복’, 지암볼로냐의 ‘머큐리’, 베르니니의 ‘신사의 초상’, 앵그르의 ‘동정녀 마리아와 성체’, 키르히너의 ‘목걸이를 한 댄서’, 앤디 워홀의 ‘두 마릴린’, 데이빗 하크니의 ‘저글러스’(2012) 등 하나하나 보석 같은 미술품들이 전시돼있다.
5905 Wilshire Blvd. LA, CA 90036, (323)857-6010
★ 게티 센터 ‘파워 앤 페이소스:헬레니즘 세계의 청동조각전’ (Power and Pathos:Bronze Sculpture of the Hellenistic World): 11월1일까지.
전세계에 약 200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한 헬레니즘 시대의 청동상을 50여점이나 한자리에 모은 최초의 전시다. 게티가 7년 동안 준비하고 12개국 30개 기관의 협조로 마련한 이 전시는 기원 전 4세기부터 약 500년간의 작품을 6개 섹션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한 고전기의 조각과는 달리 헬레니즘 조각은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표현이 특징이며, 다양한 감정표현과 표정묘사 등을 특징으로 꼽는다. 머릿결과 눈썹, 주름, 근육과 힘줄까지 정교하게 드러낸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앉아 있는 권투선수’(Seated Boxer)가 그 중 압권이다.
1200 Getty Center Drive, LA, CA 90049, (310)440-7300
★ MOCA 소장전(Permanent Collection): 8월31일부터 시작.
그랜드 애비뉴 전시장 한쪽에서 언제나 20세기 중요한 현대미술품 소장전을 열고 있는 모카는 이번에 다른 내용의 소장전을 마련했다.
얼마 전 새로 부임한 수석 큐레이터 헬렌 몰스워스(Helen Molesworth)가 처음 선보이는 기획전으로, 모카 소장품 중에서 설치위주의 작품들을 연대별이 아닌 주제별로 묶은 전시다.
특히 그동안 덜 알려졌거나 저평가된 작품들, 또 최근에 새로 구입해 아직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작품들이 많이 포함돼 미술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MOCA Grand Ave. 250 S. Grand Ave. LA, CA 90012, (213)626-6222
★ 노턴 사이먼 미술관현재 18세기 프랑스 화가 ‘프라고나르 드로잉’(Fragonard’s Enterprise: The Artist and the Literature of Travel)과 ‘팔레트의 혁명’(Revolution of the Palette: The First Synthetic Blues and their Impact on French Artists)이 기획 전시로 열리고 있다.
그러나 이 미술관은 이런 특별전시가 없어도 그냥 들어가기만 해도 행복한 곳이다. 입구의 정원에는 로댕의 조각품들이, 안쪽 정원에는 기나긴 호수를 둘러싸고 헨리 무어의 조각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눈이 더 이상 호사스러울 수가 없다. 미술관 규모가 크지 않은 것도 편안하고, 특히 19세기 전시실에는 누구나 좋아하는 고흐, 드가, 모네, 마네 등 인상파 그림들이 수없이 걸려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감상하게 된다.
Norton Simon Museum 411 W. Colorado Blvd. Pasadena, CA 91105, (626)449-6840
★ OCMA ‘로버트 라우셴버그 셀렉션’(Selections: Robert Rauschenberg): 10월11일까지.
오렌지카운티 미술관은 오브제를 이용한 혁신적인 아상블라주로 유명한 팝아트 시대의 작가 로버트 라우셴버그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이 전시는 그에 관한 두 번째 셀렉션으로 1971년부터 1985년까지의 작품 9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나의 세대: 젊은 중국 작가들’(My Generation: Young Chinese Artists)이란 기획전도 열리고 있는데 중국이 예술의 문호를 개방한 2000년 이후 등장한 중국의 신세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850 San Clemente Dr. Newport Beach, CA 92660, (949)759-1122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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