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압주택 숫자 줄고 좀비주택 비율 늘어
▶ 범죄에 노출돼 동네 집값 평균 2% 낮아
【좀비주택】
영화 ‘월드 워 Z’를 보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좀비에 맞서 주인공이 해독제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만 존재하는 좀비가 주택시장에 출몰해 여기 저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좀비주택이란 집 주인도 대출은행도 소유권을 포기한 주택이다. 은행이 차압통보 뒤 차압 결정을 취소하거나 압류를 미뤄 주택이 탄생한다. 적절한 관리 없이 오랜 기간 방치돼 무단침입, 마약제조, 개스폭발 등 각종 사고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가장 골칫거리는 주변 주택시세를 야금야금 갉아 먹는다는 것. 최근 차압주택 숫자가 줄고 있지만 좀비주택 비율은 늘고 있어 주택시세를 지키려는 주택 소유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세 2% 갉아 먹는 좀비주택
주택차압이 현저히 줄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독버섯 같은 존재, 좀비주택은 오히려 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티 트랙의 조사에 따르면 뉴욕, LA, 보스턴, 휴스턴 등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좀비주택이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50만채의 차압주택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 중 무려 약 20%가 아무도 살지 않는 좀비주택으로 추산된다. 집주인은 물론 은행마저 압류를 포기한 좀비주택으로 인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동네 경관을 해치는 요인이고 각종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 안전문제까지 제기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좀비주택이 동네 집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는 것.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좀비주택 인근 주택의 시세는 정상시세에 비해 약 2%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세를 갉아 먹는 좀비주택이 있다고 해서 팔아야 할 집을 안 내놓을 수 없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인류구원을 위해 해독제를 찾아다녔듯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내 집 시세는 스스로 지켜야겠다.
■ ‘커브 어필’부터 살려라
좀비주택의 가장 큰 문제는 흉물스럽다는 것이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실내는 물론 외관이 점점 흉가처럼 변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앞마당 잔디가 어지럽게 자라 마치 산속 공동묘지를 연상케 한다.
시당국에 연락해 시정을 요구해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벌금을 조금 물린다고 해서 이미 소유권까지 포기하고 떠난 집주인이 돌아와 무성한 잔디를 깎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은행 측에 주택관리 책임 있는 것 아니라서 좀비주택은 관리 주체가 없다.
좀비주택이 길가에 한 채라도 있으면 같은 길에 사는 집주인들은 집을 파는 일은 글렀다고 포기하기 쉽다. 그렇지만 포기는 이르다. 커브 어필에만 조금 신경 써도 돌아가는 바이어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다. 커브 어필은 매력적인 주택 외관을 의미한다. 커브 어필이 있어야 바이어들의 인상에 오래 남아 집도 잘 팔린다.
우선 주택 외벽에 새 페인트로 새 옷을 입히는 작업을 실시한다. 앞마당 잔디는 집을 내놓는 시기 동안 보다 자주 정돈해 커브 어필을 살려낸다. 요즘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건물 외등을 새 것으로 교체한다. 리모델링 비용 회수율이 높고 건물 가치를 높여주는 출입문 교체도 좋은 방법이다. 외관이 매력적이어야 바이어들을 실내로 유혹할 수 있다.
■낡은 시설부터 하나씩 업그레이드
차압주택에 둘러싸인 셀러들은 이미 가격회복이 힘들다는 판단에 업그레이드에 소홀하기 쉽다. 업그레이드마저 외면하면 주택판매는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길가에 관리가 엉망인 주택이 여러 채라도 업그레이드 항목을 차근히 살펴보려는 노력이 우선이다.
설치된지 오래돼 서서히 낡아가는 시설이 우선 교체대상이다.
바이어들이 집을 보러올 때 가장 먼저 눈길이 가게 되는 것이 바로 출입문 손잡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열쇠로 문을 여는 동안 바이어들의 시선은 손잡이로 향하게 된다. 주택 구입 뒤 손잡이를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다면 최신 유행의 놋쇠 제품으로 바꾸면 좀비주택들 사이에서도 생기 넘치는 주택으로 거듭날 수 있다.
실외등 갓에 수북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작업만으로도 집안에 생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출입문 교체비용이 부담일 경우 단순히 새 페인트 작업을 실시해도 집의 첫 인상이 싹 바뀐다. 바이어들은 주변 좀비주택들 가운데에서도 관리에 신경을 쓴 주택이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가격 인하 등 약간의 희생 필요
좀비주택이 많은 동네에서 집을 팔기 위해서는 약간의 희생도 뒤따르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가격을 일반 시세보다 조금 낮춰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셀러스 마켓이지만 바이어의 클로징 비용 일부를 제공하는 등의 전략 없이는 집을 팔기 쉽지 않다. 좀비주택이 주변에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곧 경쟁해야 할 매물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은행 측이 압류를 통해 소유권을 이전 받으면 간단한 수리를 통해 매물로 시장에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은행차압 매물로 나오게 되면 가격은 일반 매물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강력한 경쟁매물이다. 따라서 좀비주택이 매력적인 차압매물로 바뀌기 전에 여러 전략을 통해 집을 팔도록 노력해야 한다.
■차압주택 5채 중 1채 좀비
주변에 장기간 방치된 주택을 무시했다가는 집을 팔 때 제값을 받기 힘들어진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52만7,047채의 차압주택이 있는데 이 중 약 12만7,021채가 관리나 판매 없이 방치된 ‘좀비주택’들이다.
5채 중 1채 꼴이지만 대개 차압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 4채 가운데 1채는 여지없이 좀비주택으로 변하는 추세다. 현재 좀비주택 숫자가 가장 많은 주는 플로리다로 약 3만5,903채의 좀비주택이 주 전역에 걸쳐 퍼져 있다.
이어 뉴욕(약 1만7,983채), 뉴저지(약 1만6,777채), 일리노이(약 9,358채), 가주(약 7,370채), 오하이오(약 7,360채) 등의 주도 좀비주택에 오염된 주다. 좀비주택과 반경 약 660피트 안에 위치하면 오염권에 해당된다. 이 반경에 속한 주택은 좀비주택 한 채 당 시세가 약 2%나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만약 같은 반경 내에 좀비주택이 2채라면 시세는 약 4%가 하락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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