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 감정가, 집주인 인지 가격대와 큰 차이
▶ 상업용 부동산 자금 과잉유입, 거품론 제기
【부동산 시장】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 부동산 시장의 열기도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 수년간 쉴 새 없이 상승세를 지속해온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시장에서는 회복 정점기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우 자금이 과잉 유입되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거품이 이미 형성되기 시작한 것으로 지적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을 짚어 본다.
■주택소유주 기대가와 감정가 큰 차이
주택 감정가와 주택 소유주들이 생각하는 시세 간의 차이가 최근 점차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융자업체 ‘퀵큰 론스’(Quicken Loans) 집계 ‘전국 주택가격인지도’(HPPI)에 따르면 지난 7월 실제 감정가는 주택 소유주들이 인지하는 시세보다 약 2.3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감정가와 주택 소유주 인지 가격 간의 차이는 점점 벌어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월 두 가격간의 차이는 약 1.4%로 실제 감정가가 낮게 조사된 바 있다.
전국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른 지역이 있는가 하면 상승이 멈추거나 둔화된 지역도 상당수지만 주택 소유주들은 한결 같이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인지하는 것을 보여준 조사 결과다. 지역별로는 북동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감정가가 주택 소유주 인지 가격보다 낮은 현상을 나타냈다. 그 중 서부 지역의 경우 감정가가 인지 가격보다 약 4.38%나 낮아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 신규 차압 ↓ 은행 압류 ↑
차압주택은 급감하는 반면 은행에 압류되는 주택 숫자는 큰 폭으로 늘었다. 주택시장 조사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6월 차압주택 비율은 약 1.2%로 지난해 6월보다 약 30%나 급감,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차압주택은 모기지 연체로 차압통보를 받았거나 이미 차압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이다.
차압주택 비율은 6월 현재 4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차압사태 종지부를 찍었다. 6월 중 차압주택 숫자는 약 47만2,000채로 지난해 6월(약 66만4,000채)보다 약 20만채 감소했다. 차압주택 비율은 지역별로 다소 큰 차이를 보였다.
덴버와 샌프란시스코 등 주택시장 열기가 뜨거운 지역은 약 0.3%대의 매우 낮은 차압주택 비율을 나타낸 반면 탬파 등 플로리다 일부 지역의 차압주택 비율은 약 3.5~4.8%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한편 차압절차가 완료돼 은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주택의 숫자는 급증했다.
6월 차압완료 주택은 약 4만3,000채로 전달보다 약 2,000채 증가했다. 차압완료 주택은 2000~2006년 월평균 약 2만1,000채정도였다.
■ ‘지금 집 살 때 아니다’
주택시장 회복세가 지속 중임에도 불구하고 주택구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은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패니매의 7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금이 주택구입 시기라는 답변은 응답자 중 약 61%로 설문조사 이래 가장 낮았다.
집을 팔기에 유리한 타이밍이라는 답변 역시 전달보다 약 7%포인트 하락, 전체 응답자 중 약 45%에 머물렀다.
주택가격이 여전히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 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가구소득 개선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설문조사 실시시기를 전후로 그리스 경제위기와 중국 주식시장 폭락사태 등이 겹치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 플리핑 활동 ↓ 수익률은 ↑
주택 플리핑 비율이 수그러들고 있는 가운데 수익률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단기간에 사고팔아 차익을 챙기는 이른바 플리핑 매매 비율은 지난 2분기 전체 주택거래 중 약 4.5%로 1년 전(약 5%)보다 감소했다. 투자목적으로 집을 구입한 뒤 1년 내에 되파는 경우 플리핑으로 간주한다.
플리핑의 주요 구입대상 매물인 급매물이 급격히 감소하고 대출기준이 까다로운 것이 플리핑 감소요인이다. 반면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플리핑 수익률은 치솟았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2분기 플리핑으로 투자자들이 올린 수익률은 약 36%로 지난해(약 24%)보다 높아졌다.
중·저가대 주택이 집중한 마이애미, 애틀랜타, 피닉스, 미니애폴리스 등에서의 수익률이 짭짤한 반면 평균 주택가격이 높은 샌프란시스코, LA, 시애틀, 덴버 등에서는 플리핑 투자자들이 재미를 별로 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플리핑은 주로 차압이나 숏세일 등 급매물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실시한 뒤 되파는 방식이다. 구입 뒤 리모델링에 걸리는 시간도 약 6개월로 8년래 가장 길어졌다. 주택가격대 별로는 10만~20만달러대의 주택을 대상으로 플리핑을 할 경우 수익률이 약 44%로 매우 높았다. 반면 5만달러 미만의 가격대에서는 플리핑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 상업용 부동산 거품론 제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와 가격이 치솟으면서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LA, 뉴욕, 시카고 등의 대도시에서 올해 2분기 매매된 사무실용 건물의 가격이 2009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급등현상은 활발한 거래에 따른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리얼 캐피털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거래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약 36% 급등한 약 2,251억달러로 집계됐다.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갈 곳 잃은 투자자금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국내·외 할 것 없는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과열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릿 저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상업용 부동산가치 급등현상을 예의 주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상업용 부동산 업체 라셀 투자관리사의 재키스 고든 리서치 책임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순환기의 끝자락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자금이 과잉 유입되는 현상은 부정적인 전망이 따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월스트릿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려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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